인공강우 실험 성공해도 미세먼지 차단 ‘역부족’…왜?

입력 2019.01.25 (21:26) 수정 2019.01.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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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공강우 실험을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로 활용할 수 있을진 의문입니다.

미세먼지를 씻어낼 만큼 넓은 범위에 비를 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요,

그 이유를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인공강우를 시도한 기상 항공기입니다.

우리나라에 한 대밖에 없습니다.

부족한 예산 탓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기종을 도입했습니다.

좁은 기내에 장비 14종, 20여 대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여기에 필수인력인 조종사와 연구원 5명이 들어가면 옴짝달싹할 공간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태로 모두 5명의 인원이 타고 4시간 동안 날면서 기상을 관측하게 됩니다.

먼 바다 상공에서 비상상황이라도 일어나면 위험천만합니다.

탈출 통로는 좁고, 구명조끼를 꺼내 입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항공기가 작고 무겁다 보니 한 번에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남짓입니다.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데만 1시간이 걸려, 한 번에 최대 1시간 반 거리의 서해상 한 지점만 다녀올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실제 현장에선 계산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염성수/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구름이 밑에서 봤을 때 저기 있더라도 올라갔을 때 다른 데로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그것을 따라 찾아가서 뿌려야 될 거고, 인공강우를 하기에 적당한 구름인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고요.]

이 때문에 인공강우 실험을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로 서해상에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건 역부족입니다.

또 가까운 지역이라도 넓은 면적에 동시에 비를 뿌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이보다 훨씬 큰 미세먼지 연구용 항공기를 곧 들여옵니다.

하지만 이 항공기엔 인공강우 장비가 없습니다.

장비를 장착하려면 설계를 변경하고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미세먼지를 인공강우로 씻어내려는 시도는 아직은 성공하지도,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한 구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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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강우 실험 성공해도 미세먼지 차단 ‘역부족’…왜?
    • 입력 2019-01-25 21:28:05
    • 수정2019-01-26 09: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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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공강우 실험을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로 활용할 수 있을진 의문입니다. 미세먼지를 씻어낼 만큼 넓은 범위에 비를 뿌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요, 그 이유를 류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번에 인공강우를 시도한 기상 항공기입니다. 우리나라에 한 대밖에 없습니다. 부족한 예산 탓에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작은 기종을 도입했습니다. 좁은 기내에 장비 14종, 20여 대가 꽉 들어차 있습니다. 여기에 필수인력인 조종사와 연구원 5명이 들어가면 옴짝달싹할 공간조차 없습니다. 이런 상태로 모두 5명의 인원이 타고 4시간 동안 날면서 기상을 관측하게 됩니다. 먼 바다 상공에서 비상상황이라도 일어나면 위험천만합니다. 탈출 통로는 좁고, 구명조끼를 꺼내 입기조차 힘들 정도입니다. 항공기가 작고 무겁다 보니 한 번에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남짓입니다. 요오드화은을 뿌리는 데만 1시간이 걸려, 한 번에 최대 1시간 반 거리의 서해상 한 지점만 다녀올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실제 현장에선 계산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염성수/연세대 대기과학과 교수 : "구름이 밑에서 봤을 때 저기 있더라도 올라갔을 때 다른 데로 움직일 수도 있으니까 그것을 따라 찾아가서 뿌려야 될 거고, 인공강우를 하기에 적당한 구름인지도 살펴봐야 할 것이고요.] 이 때문에 인공강우 실험을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로 서해상에서 중국발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건 역부족입니다. 또 가까운 지역이라도 넓은 면적에 동시에 비를 뿌리는 건 쉽지 않습니다. 환경부는 이보다 훨씬 큰 미세먼지 연구용 항공기를 곧 들여옵니다. 하지만 이 항공기엔 인공강우 장비가 없습니다. 장비를 장착하려면 설계를 변경하고 다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미세먼지를 인공강우로 씻어내려는 시도는 아직은 성공하지도, 제대로 준비하지도 못한 구상에 머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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