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 속 돼지…‘풍요와 다산의 상징’

입력 2019.02.06 (08:35) 수정 2019.02.0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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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력으로 기해년 돼지해가 시작됐죠,

돼지하면 농장에서 기르는 분홍색 돼지가 먼저 떠오르실텐데요,

우리 전통문화 속의 돼지도 그런 모습이었을까요?

유동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까만 털의 제주 흑돼지.

크지 않은 몸집에 덥수룩한 털, 앞으로 쭉 뻗은 귀가 특징입니다.

2천 년 전부터 길러졌다는 역사성 덕분에 201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김경원/전 제주 축산진흥원장 : "순수혈통을 유지하면서 계속 개량을 해왔기 때문에 육지부 돼지와는 혈통면에서나 외양면에서나 상당한 차이를..."]

전통 회화 속 돼지도 검은색입니다.

십이지신에서는 검은 피부에 멧돼지처럼 송곳니가 뾰족합니다.

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는 노란 돼지가 있습니다.

행운과 다산을 빌며 절집에 돼지를 숨겨놓은 목수의 재치가 엿보입니다.

[김종대/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새끼를 많이 낳는 것은 그만큼 재물을 많이 가져다줄 수 있는 동물, 그런 의미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아서 이 풍요와 재물을 둘 다 가질 수 있는 동물 신격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분홍색 돼지는 일제 강점기에 도입돼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육됐습니다.

공장식 사육으로 싼값에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됐지만, 몸 돌릴 틈조차 없는 밀집사육이 비윤리적이고, 전염병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엔 자연 상태에 가까운 사육 방식 등 이른바 '동물 복지'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곽승현/양돈업체 기술개발팀장 :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든지 하면 건강하지 않는 돼지가 생산이 될 거잖아요. 그래서 건강하지 않은 돼지고기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좋지 않을 수 있고..."]

풍요로운 돼지의 해, 기해년. 사람에게도 돼지에게도 넉넉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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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문화 속 돼지…‘풍요와 다산의 상징’
    • 입력 2019-02-06 08: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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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음력으로 기해년 돼지해가 시작됐죠,

돼지하면 농장에서 기르는 분홍색 돼지가 먼저 떠오르실텐데요,

우리 전통문화 속의 돼지도 그런 모습이었을까요?

유동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까만 털의 제주 흑돼지.

크지 않은 몸집에 덥수룩한 털, 앞으로 쭉 뻗은 귀가 특징입니다.

2천 년 전부터 길러졌다는 역사성 덕분에 2015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김경원/전 제주 축산진흥원장 : "순수혈통을 유지하면서 계속 개량을 해왔기 때문에 육지부 돼지와는 혈통면에서나 외양면에서나 상당한 차이를..."]

전통 회화 속 돼지도 검은색입니다.

십이지신에서는 검은 피부에 멧돼지처럼 송곳니가 뾰족합니다.

경주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는 노란 돼지가 있습니다.

행운과 다산을 빌며 절집에 돼지를 숨겨놓은 목수의 재치가 엿보입니다.

[김종대/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새끼를 많이 낳는 것은 그만큼 재물을 많이 가져다줄 수 있는 동물, 그런 의미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아서 이 풍요와 재물을 둘 다 가질 수 있는 동물 신격으로 자리 잡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분홍색 돼지는 일제 강점기에 도입돼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사육됐습니다.

공장식 사육으로 싼값에 먹을 수 있는 고기가 됐지만, 몸 돌릴 틈조차 없는 밀집사육이 비윤리적이고, 전염병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최근엔 자연 상태에 가까운 사육 방식 등 이른바 '동물 복지'도 시도되고 있습니다.

[곽승현/양돈업체 기술개발팀장 :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든지 하면 건강하지 않는 돼지가 생산이 될 거잖아요. 그래서 건강하지 않은 돼지고기가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도 좋지 않을 수 있고..."]

풍요로운 돼지의 해, 기해년. 사람에게도 돼지에게도 넉넉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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