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버스 안내원’의 귀환…어르신들의 사랑 톡톡!

입력 2019.02.07 (08:29) 수정 2019.02.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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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승객이 많아 문을 닫지도 못하고 달리는 버스를 온 몸으로 막고 있는 단발머리 여성.

"안 계시면 출발~"하면 부모님 세대들은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네, 바로 버스 안내원입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춰 예전 자료 영상에서나 볼 수 있는 버스 안내원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승객, 특히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만나 보시죠.

[리포트]

정겨운 농촌 마을을 달리면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곳 충남 태안.

시골 마을을 달리는 버스입니다.

["어서 오세요."]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더니 할머니 가방을 들어주는가 하면,

요금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승차까지 돕습니다.

["아버지 차비 받을게요."]

이렇게 차비까지 직접 챙기는데요.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장 분주한 사람, 바로 버스 안내원입니다.

이미 30여년 전에 사라졌지만, 이곳 태안군에선 다시 만날 수 있는데요.

승하차 시 짐을 들어 드리는 건 기본이고

[김선/버스 안내원 : "아버지 저 뒤로 가셔야 돼. (어디?) 저 뒤에 아버지 저 뒤에 한 자리 앉으시면 돼요."]

몸이 불편한 승객은 자리까지 안내합니다.

[김태식/승객 : "노인, 할머니들이 다 구부러져서 허리도 못 펴는 간신히 다니는 그런 분들이 타요. (버스에) 올라타지도 못하잖아. 그럼 붙잡아 줘서 올라오고…."]

[유영자/승객 : "보따리 들고 오면 무거운 거 차에서 내리려고 하면 다 내려 주고 그래 안내양이. 좋아."]

올해로 버스 안내원 6년차라는 김선 씨.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하다 보니 가족처럼 가까워졌다는데요.

[김선/버스 안내원 : "대부분 그냥 엄마, 아버지라고 해요. 그렇게 불러 드리니까 오히려 친근감을 느끼세요. 그래서 오히려 진짜 딸보다 자식보다도 더 얼굴을 자주 보니까 딸 같다 엄마 같다 뭐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거든요."]

[문경숙/승객 : "딸 같고 할머니나 어르신들은 딸처럼 진짜 대해요."]

[전풍용/승객 : "자식 같고 하지. 잘해주니까. 그러니까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지.) 항상 만나니까."]

시골 버스 안내원의 가장 큰 임무는 안전사고 예방.

만원 버스가 되면 더욱 분주해 지는데요.

[김선/버스 안내원 : "아버지 오늘은 자리가 없어요. 잘 챙기시고 손잡이 잘 잡아 주세요."]

승객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보니 한 명 한 명을 살피고 챙기기 바쁩니다.

[김선/버스 안내원 : "엄마 살짝 엉덩이만 드세요. 됐어요. 됐어요. 엄마. 손잡이 잘 잡으세요. (네)"]

태안군에서 버스 안내원이 부활한 건 2006년.

시행 이후 관광객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누구보다 버스 안내원의 등장을 반긴 건 마을 어르신들이었습니다.

현재 3명 안내원이 3개 노선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가장 고참은 10년차의 모은숙 씨입니다.

하차할 승객 짐을 들고 옆에 서 있다가 정차하면 짐부터 내리는데,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모은숙/버스 안내원 : "짐을 들면서 일어날까 봐 미리 제가 짐을 챙겨요. 옛날에는 빨리빨리라는 게 있기 때문에 빨리빨리 내리고 타야 된다는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그게 아직까지도 몸에 배어 있어요. 버스가 정차할 때까지 있다가 제가 먼저 내려가서 짐을 내려놓고 손님을 다시 받쳐서 내리고 해요."]

명절을 맞아 승객들 짐 보따리는 점점 무거워지지만, 나름 보람이 있습니다.

[모은숙/버스 안내원 : "자제 분들이 가끔 한 번씩 오시면 '작년에 뵈었는데 올해도 뵙네요' 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얘기도 하시고 또 '저희 엄마, 아버지 이렇게 챙겨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그런 말 많이 듣고 있어요."]

이번에는 세종시의 공영버스터미널.

5일장이 서는 날, 장바구니를 든 승객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강주연/세종시 도담동 : "아이들 이번 설에 오면 먹이려고 과일하고 생선 이런 것 좀 샀어요."]

[이창순/세종시 아름동 : "더덕도 사고 명절에 다 먹으려고 애들하고 먹으려고요. 아들, 며느리, 손자들."]

설을 앞둔 5일장은 그야말로 대목이었는데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 손마다 장바구니가 가득한데요.

버스가 도착하자 야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다가와 무거운 짐을 대신 챙기기 시작합니다.

장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일일 버스 안내원입니다.

[버스 도우미 : "타세요. 들어 드릴게."]

세종시 주민 60명이 시장을 지나는 15개 노선에서 안내원으로 활약을 하는데요. 모두 자원봉사자입니다.

어느덧 6개월째, 장이 서는 날이면 안내원이 있는 버스는 인기라고 합니다.

[유을선/승객 : "(장마다) 이걸 하시는 것 같아. 저희는 이 차만 타고 다니니까 봉사를 해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안광순/승객 : "늙은이들 살기 세상 좋아요. 이렇게 도우미도 있고. 다리 아파서 못 올라오는 거 붙잡아서 올려 주고 보따리 올려 놓아 주고 하는 게 고맙고 좋지."]

승하차를 돕는 것은 물론, 이동할 때는 도란도란 말을 건네며 말동무도 됩니다.

[김태일/승객 : "자빠져서 병원에 가서 그냥 오래 있다 왔어. 여기도 수술하고 여기도 수술하고…."]

[정연수/버스 도우미 : "큰일 날 뻔하셨네요. 조심조심 걸어 다니세요."]

[김태일/승객 : "지팡이 짚고 다니지."]

덕분에 고단함도 잠시 잊고 웃음까지 선물하는 안내원 버스,

[고칠진/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 : "다섯 개 노선에 열네 명이 시작을 했는데 지금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지금 현재는 15개 노선에 60명이 봉사를 하고 계시고 연말까지는 100명으로 확장할 그런 계획입니다."]

현재 버스 안내원은 충복 옥천, 경남 하동, 경북 의성 등 주로 농어촌 지역에 도입되고 있는데요.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안내원 버스는 자동화 기계가 할 수 없는 정을 선물하며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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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버스 안내원’의 귀환…어르신들의 사랑 톡톡!
    • 입력 2019-02-07 08:35:07
    • 수정2019-02-07 14: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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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승객이 많아 문을 닫지도 못하고 달리는 버스를 온 몸으로 막고 있는 단발머리 여성.

"안 계시면 출발~"하면 부모님 세대들은 다들 기억하실 텐데요.

네, 바로 버스 안내원입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춰 예전 자료 영상에서나 볼 수 있는 버스 안내원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승객, 특히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데요.

지금부터 만나 보시죠.

[리포트]

정겨운 농촌 마을을 달리면 바다 풍경이 펼쳐지는 곳 충남 태안.

시골 마을을 달리는 버스입니다.

["어서 오세요."]

활기차게 인사를 건네더니 할머니 가방을 들어주는가 하면,

요금을 받고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 승차까지 돕습니다.

["아버지 차비 받을게요."]

이렇게 차비까지 직접 챙기는데요.

달리는 버스 안에서 가장 분주한 사람, 바로 버스 안내원입니다.

이미 30여년 전에 사라졌지만, 이곳 태안군에선 다시 만날 수 있는데요.

승하차 시 짐을 들어 드리는 건 기본이고

[김선/버스 안내원 : "아버지 저 뒤로 가셔야 돼. (어디?) 저 뒤에 아버지 저 뒤에 한 자리 앉으시면 돼요."]

몸이 불편한 승객은 자리까지 안내합니다.

[김태식/승객 : "노인, 할머니들이 다 구부러져서 허리도 못 펴는 간신히 다니는 그런 분들이 타요. (버스에) 올라타지도 못하잖아. 그럼 붙잡아 줘서 올라오고…."]

[유영자/승객 : "보따리 들고 오면 무거운 거 차에서 내리려고 하면 다 내려 주고 그래 안내양이. 좋아."]

올해로 버스 안내원 6년차라는 김선 씨.

그동안 주민들과 함께하다 보니 가족처럼 가까워졌다는데요.

[김선/버스 안내원 : "대부분 그냥 엄마, 아버지라고 해요. 그렇게 불러 드리니까 오히려 친근감을 느끼세요. 그래서 오히려 진짜 딸보다 자식보다도 더 얼굴을 자주 보니까 딸 같다 엄마 같다 뭐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거든요."]

[문경숙/승객 : "딸 같고 할머니나 어르신들은 딸처럼 진짜 대해요."]

[전풍용/승객 : "자식 같고 하지. 잘해주니까. 그러니까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지.) 항상 만나니까."]

시골 버스 안내원의 가장 큰 임무는 안전사고 예방.

만원 버스가 되면 더욱 분주해 지는데요.

[김선/버스 안내원 : "아버지 오늘은 자리가 없어요. 잘 챙기시고 손잡이 잘 잡아 주세요."]

승객 대부분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다 보니 한 명 한 명을 살피고 챙기기 바쁩니다.

[김선/버스 안내원 : "엄마 살짝 엉덩이만 드세요. 됐어요. 됐어요. 엄마. 손잡이 잘 잡으세요. (네)"]

태안군에서 버스 안내원이 부활한 건 2006년.

시행 이후 관광객들의 반응도 좋았지만 누구보다 버스 안내원의 등장을 반긴 건 마을 어르신들이었습니다.

현재 3명 안내원이 3개 노선을 책임지고 있는데요,

가장 고참은 10년차의 모은숙 씨입니다.

하차할 승객 짐을 들고 옆에 서 있다가 정차하면 짐부터 내리는데,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모은숙/버스 안내원 : "짐을 들면서 일어날까 봐 미리 제가 짐을 챙겨요. 옛날에는 빨리빨리라는 게 있기 때문에 빨리빨리 내리고 타야 된다는 그런 게 있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그게 아직까지도 몸에 배어 있어요. 버스가 정차할 때까지 있다가 제가 먼저 내려가서 짐을 내려놓고 손님을 다시 받쳐서 내리고 해요."]

명절을 맞아 승객들 짐 보따리는 점점 무거워지지만, 나름 보람이 있습니다.

[모은숙/버스 안내원 : "자제 분들이 가끔 한 번씩 오시면 '작년에 뵈었는데 올해도 뵙네요' 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얘기도 하시고 또 '저희 엄마, 아버지 이렇게 챙겨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그런 말 많이 듣고 있어요."]

이번에는 세종시의 공영버스터미널.

5일장이 서는 날, 장바구니를 든 승객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강주연/세종시 도담동 : "아이들 이번 설에 오면 먹이려고 과일하고 생선 이런 것 좀 샀어요."]

[이창순/세종시 아름동 : "더덕도 사고 명절에 다 먹으려고 애들하고 먹으려고요. 아들, 며느리, 손자들."]

설을 앞둔 5일장은 그야말로 대목이었는데요.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 손마다 장바구니가 가득한데요.

버스가 도착하자 야광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다가와 무거운 짐을 대신 챙기기 시작합니다.

장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일일 버스 안내원입니다.

[버스 도우미 : "타세요. 들어 드릴게."]

세종시 주민 60명이 시장을 지나는 15개 노선에서 안내원으로 활약을 하는데요. 모두 자원봉사자입니다.

어느덧 6개월째, 장이 서는 날이면 안내원이 있는 버스는 인기라고 합니다.

[유을선/승객 : "(장마다) 이걸 하시는 것 같아. 저희는 이 차만 타고 다니니까 봉사를 해 주시는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안광순/승객 : "늙은이들 살기 세상 좋아요. 이렇게 도우미도 있고. 다리 아파서 못 올라오는 거 붙잡아서 올려 주고 보따리 올려 놓아 주고 하는 게 고맙고 좋지."]

승하차를 돕는 것은 물론, 이동할 때는 도란도란 말을 건네며 말동무도 됩니다.

[김태일/승객 : "자빠져서 병원에 가서 그냥 오래 있다 왔어. 여기도 수술하고 여기도 수술하고…."]

[정연수/버스 도우미 : "큰일 날 뻔하셨네요. 조심조심 걸어 다니세요."]

[김태일/승객 : "지팡이 짚고 다니지."]

덕분에 고단함도 잠시 잊고 웃음까지 선물하는 안내원 버스,

[고칠진/세종도시교통공사 사장 : "다섯 개 노선에 열네 명이 시작을 했는데 지금 반응이 상당히 좋아서 지금 현재는 15개 노선에 60명이 봉사를 하고 계시고 연말까지는 100명으로 확장할 그런 계획입니다."]

현재 버스 안내원은 충복 옥천, 경남 하동, 경북 의성 등 주로 농어촌 지역에 도입되고 있는데요.

사람 사는 냄새 물씬 풍기는 안내원 버스는 자동화 기계가 할 수 없는 정을 선물하며 오늘도 달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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