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경찰’ 얘기 들어보니 “의원 나타나면 밀착”…이유는?

입력 2019.02.17 (21:13) 수정 2019.02.17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KBS에서는 이번주 경찰 정보국이 불법 소지가 있는 각종 동향보고 문건들을 영구 삭제했다는 의혹을 연속보도해드렸는데요.

3천 명이 넘는 정보 경찰이 수집한 동향 정보, 어떻게 수집되고, 어디에 쓰였던 걸까요?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나타나면 경찰 정보관은 그림자처럼 밀착합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가까이에서 따라다녀요. 그 사람이 온 것부터 갈 때(까지)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해서 올리면..."]

정보 문서는 '즉시 폐기'가 원칙이지만, 이런 정치인 정보는 계속 보존됩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당 후보들, 이 사람 학교가 어디고 고향이 어디고 직업이 뭐고 가족관계 이런 걸..."]

정책 첩보 역시 대부분 공무원 동향 파악입니다.

[전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정책 정보 담당하는 부서들도 주된 업무는 관가의 동향. 어디 출신인데 어떤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다,라든지 이런 것들."]

이런 정보를 많이 올릴수록 정보관들은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진하거나 심사진급할 때 그런게 많이 반영되는 거죠. 그러니까 열심히 하고 다니지 그거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경찰은 왜 이런 정보에 목을 매온걸까?

권력의 핵심부터 이런 정보를 원하기 때문인데, 과거 특정 정치인의 치매설과 불륜설 등을 청와대에 전달한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2011년 정보국 문건,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국회의원 동향이 적혀 있습니다.

"A의원은 모 호텔 회장과 친분"

"B의원은 특임장관실 모 조정관과 절친"

로비 창구를 찾는 겁니다.

최근 경찰청 정보국은 정보관의 정치 개입 금지 등의 내용으로 정보경찰 개혁작업을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일선에선 바뀐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하나도 안 바뀌었죠. 정보경찰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관리자들은 바뀌질 않잖아요."]

이미 민간인 사찰이라는 홍역을 겪은 경찰,

정보분야 개혁은 경찰 개혁의 시금석이라는 게 경찰 안팎의 목소립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정보 경찰’ 얘기 들어보니 “의원 나타나면 밀착”…이유는?
    • 입력 2019-02-17 21:15:13
    • 수정2019-02-17 22:08:09
    뉴스 9
[앵커]

KBS에서는 이번주 경찰 정보국이 불법 소지가 있는 각종 동향보고 문건들을 영구 삭제했다는 의혹을 연속보도해드렸는데요.

3천 명이 넘는 정보 경찰이 수집한 동향 정보, 어떻게 수집되고, 어디에 쓰였던 걸까요?

홍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나타나면 경찰 정보관은 그림자처럼 밀착합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가까이에서 따라다녀요. 그 사람이 온 것부터 갈 때(까지) 그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해서 올리면..."]

정보 문서는 '즉시 폐기'가 원칙이지만, 이런 정치인 정보는 계속 보존됩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정당 후보들, 이 사람 학교가 어디고 고향이 어디고 직업이 뭐고 가족관계 이런 걸..."]

정책 첩보 역시 대부분 공무원 동향 파악입니다.

[전 경찰관계자/음성변조 : "정책 정보 담당하는 부서들도 주된 업무는 관가의 동향. 어디 출신인데 어떤 이해관계가 있을 것이다,라든지 이런 것들."]

이런 정보를 많이 올릴수록 정보관들은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습니다.

[전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특진하거나 심사진급할 때 그런게 많이 반영되는 거죠. 그러니까 열심히 하고 다니지 그거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경찰은 왜 이런 정보에 목을 매온걸까?

권력의 핵심부터 이런 정보를 원하기 때문인데, 과거 특정 정치인의 치매설과 불륜설 등을 청와대에 전달한 게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조직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2011년 정보국 문건,

수사권 조정과 관련된 국회의원 동향이 적혀 있습니다.

"A의원은 모 호텔 회장과 친분"

"B의원은 특임장관실 모 조정관과 절친"

로비 창구를 찾는 겁니다.

최근 경찰청 정보국은 정보관의 정치 개입 금지 등의 내용으로 정보경찰 개혁작업을 진행중입니다.

그러나 일선에선 바뀐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하나도 안 바뀌었죠. 정보경찰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요. 관리자들은 바뀌질 않잖아요."]

이미 민간인 사찰이라는 홍역을 겪은 경찰,

정보분야 개혁은 경찰 개혁의 시금석이라는 게 경찰 안팎의 목소립니다.

KBS 뉴스 홍성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