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루벤스 그림 들고 항변…“보이는 게 다 진실 아냐”

입력 2019.03.12 (06:36) 수정 2019.03.12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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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사건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어제(11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첫 정식 공판이 열렸는데요,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14명 가운데 처음입니다.

임 전 차장은 첫 재판부터 혐의를 부인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검찰의 여론전이다, 죄가 안된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는데요.

특히 화가 루벤스의 그림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푸른색 수의 차림의 임종헌 전 차장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합니다.

구속기소된 지 넉 달 만입니다.

검찰 조사에선 줄곧 묵비권을 행사해 온 임 전 차장, 첫 재판에선 작심한 듯 미리 준비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검찰 공소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특히 유명 화가의 그림을 예로 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칫 음란물로 보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아버지를 위한 딸의 헌신을 그린 성화(聖畫)라면서 검찰이 눈에 보이는대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이 증거라고 내민 법원행정처 문건들은 단지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한 것에 불과하다며 재판 개입을 적극 부인했습니다.

또 재판거래 혐의에 대해선 검찰이 만들어낸 '가공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행정처 업무는 경계가 모호하고, 다른 기관과 협조해야 하는데 검찰이 이를 정치권력과의 유착으로 둔갑시켰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검찰발 미세먼지로 만들어진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진실을 공정하게 살펴보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법부의 이익을 위해 재판을 거래 대상으로 삼고 불법적으로 개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가 대법원의 의뢰로 시작된 점을 상기시키며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고 맞섰습니다.

'사법농단' 재판의 첫 주자격인 임 전 차장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앞으로 예정된 다른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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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종헌, 루벤스 그림 들고 항변…“보이는 게 다 진실 아냐”
    • 입력 2019-03-12 06:38:02
    • 수정2019-03-12 12: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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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사건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어제(11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첫 정식 공판이 열렸는데요,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법관 14명 가운데 처음입니다.

임 전 차장은 첫 재판부터 혐의를 부인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검찰의 여론전이다, 죄가 안된다,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는데요.

특히 화가 루벤스의 그림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푸른색 수의 차림의 임종헌 전 차장이 굳은 표정으로 법정으로 향합니다.

구속기소된 지 넉 달 만입니다.

검찰 조사에선 줄곧 묵비권을 행사해 온 임 전 차장, 첫 재판에선 작심한 듯 미리 준비한 의견서를 바탕으로 검찰 공소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특히 유명 화가의 그림을 예로 들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칫 음란물로 보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아버지를 위한 딸의 헌신을 그린 성화(聖畫)라면서 검찰이 눈에 보이는대로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주장입니다.

검찰이 증거라고 내민 법원행정처 문건들은 단지 여러 아이디어를 검토한 것에 불과하다며 재판 개입을 적극 부인했습니다.

또 재판거래 혐의에 대해선 검찰이 만들어낸 '가공의 프레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행정처 업무는 경계가 모호하고, 다른 기관과 협조해야 하는데 검찰이 이를 정치권력과의 유착으로 둔갑시켰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검찰발 미세먼지로 만들어진 신기루"에 매몰되지 말고 진실을 공정하게 살펴보라고 재판부에 호소했습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이 사법부의 이익을 위해 재판을 거래 대상으로 삼고 불법적으로 개입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가 대법원의 의뢰로 시작된 점을 상기시키며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고 맞섰습니다.

'사법농단' 재판의 첫 주자격인 임 전 차장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앞으로 예정된 다른 전·현직 법관들의 재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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