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중국도 ‘나혼자 산다’…‘독신 경제’ 급팽창

입력 2019.03.14 (18:07) 수정 2019.03.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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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혼자 산다'.. 최근 독신 가구가 급증하고 있죠.

소비 성향이 월등한 독신자들이 경제 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독신 경제'라는 말도 생겨나게 됐는데요,

독신 가구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나라, 중국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도엽 특파원, 우리도 독신 가구가 급증세인데, 인구 대국 중국의 독신 가구, 현재 얼마나 되나요?

[기자]

작년 중국 인구 통계를 보니까요,

결혼을 하지 않은 성인 인구가 2억 2천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혼한 사람도 2000만 명이 넘었고요,

합치면 2억 4천만 명이 독신자인데요,

러시아와 영국의 총인구를 합친 것 보다 더 많습니다.

사회 발전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 독신 가구는 더 증가하기 마련인데요,

이 말은 중국의 독신 가구가 앞으로 더 많이 증가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미국은 성인인구의 45%가 독신이고요.

일본은 32.4%, 한국은 23.9%인데, 중국은 현재 17.4% 수준입니다.

이 비율로 예측해 본다면, 중국은 앞으로 독신자 수가 4억 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독신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의 패턴 같은 경제 생활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외식 소비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죠.

배달과 혼밥이 크게 늘었고요.

독신자의 경제 활동을 총칭한 '독신 경제'란 말도 생겨났는데요,

지금, 중국의 한 식당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뭔지 아시겠습니까?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덜 외로우라고 맞은편에 큰 곰 인형을 앉혀놓은 겁니다.

SNS에 화제가 됐던 독신자 마케팅인데요,

중국의 독신자들이 어떻게 돈을 쓰는지 일상을 한번 보실까요.

올해 32살의 디자이너 리준씨입니다.

최근 자신의 아파트를 장만해서 요즘은 집을 꾸미는 실내장식 가게를 자주 들립니다.

자신을 가꾸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데요 체육관에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지도를 받는 비용으로 3개월에 6000위안을 씁니다.

우리 돈 100만 원이 넘는 돈인데요,

중국 대졸 취업자 월 평균 임금이 5,000위안 이니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닌 셈입니다.

[리준/디자이너 : "독신이다 보니, 좋아하는 걸 선택할 때 더 자유롭습니다. 사고 싶은 걸 살 때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취미 활동도 열심인데요,

고가의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 찍는 여행을 다니는 게 취미인데 곧 새 카메라를 장만할 계획입니다.

[앵커]

불황속에서도 지갑을 여는 건 독신자들 뿐이 없다란 말도 있다는데요,

독신자들의 돈 씀씀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통계가 좀 있나요?

[기자]

전체 소비중에서 독신자가 쓰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또 언제 어디에 돈을 쓰는지 구체적 통계를 내는 건 사실 쉽지 않습니다.

개인정보가 담긴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원칙적으로 접근이 어렵지요.

하지만 분명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기업은 내부적으로는 갖고는 있을 겁니다.

알리바바 사업의 영역 상당수가 독신자들의 소비 성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점은 일단 독신자들은 많은 시간을 온라인상에서 보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과 게임에 돈을 씁니다.

또 식사 시간이 일정치 않고 외식을 자주 하는데요,

이 때문에 음식 배달을 많이 시킵니다.

온라인 쇼핑, 게임, 배달 이게 모두 알리바바가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 영역입니다.

11월 11일 '광군제'라고 불리는 쇼핑 축제, 이젠 다 아시죠.

'광군'이 독신자를 뜻하는 말이거든요.

그들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 정확히 대상을 잡고 기획한 행사인데, 하루 매출만 35조 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첸 마오셩/경제 분석가 : "독신자들은 기꺼이 돈을 씁니다. 소비의 욕구도 있지요. 왜냐하면, 구세대는 자녀를 위해 저축을 해야 하지만 독신자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중국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 알리바바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가 독신자 마케팅인 것을 보면, 아무튼,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 바로 '독신 경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독신자의 소비력이 경제를 지탱하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독신자의 증가,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요?

[기자]

당장은 그들의 소비력에 경제가 단맛을 볼 수도 있겠지만, 길게 봤을 때는 우려되는 측면이 많지요.

출산 감소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결국, 경제 인구 감소로 이어질 테니까요.

적어도 중국만은 인구 걱정을 안 할 것 같았는데, 벌써 곳곳에서 경고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건요, 최근 중국에서는 로봇 레스토랑 등 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볼 때는 인구 많기로 세계 1등이고 아직 노동력도 싼 중국이 왜 로봇에 일을 맡길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값싼 노동력을 배경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낸 이른바 '인구 보너스'의 시대가 이미 저물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로봇 산업을 지원함으로써 '가파른 임금 상승'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인데요,

독신 가구 급증 사회에 접어든 중국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상하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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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중국도 ‘나혼자 산다’…‘독신 경제’ 급팽창
    • 입력 2019-03-14 18:13:42
    • 수정2019-03-14 18:19:28
    통합뉴스룸ET
[앵커]

'나혼자 산다'.. 최근 독신 가구가 급증하고 있죠.

소비 성향이 월등한 독신자들이 경제 활동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독신 경제'라는 말도 생겨나게 됐는데요,

독신 가구가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나라, 중국 상하이를 연결합니다.

김도엽 특파원, 우리도 독신 가구가 급증세인데, 인구 대국 중국의 독신 가구, 현재 얼마나 되나요?

[기자]

작년 중국 인구 통계를 보니까요,

결혼을 하지 않은 성인 인구가 2억 2천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혼한 사람도 2000만 명이 넘었고요,

합치면 2억 4천만 명이 독신자인데요,

러시아와 영국의 총인구를 합친 것 보다 더 많습니다.

사회 발전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 독신 가구는 더 증가하기 마련인데요,

이 말은 중국의 독신 가구가 앞으로 더 많이 증가할 거라는 얘기입니다.

미국은 성인인구의 45%가 독신이고요.

일본은 32.4%, 한국은 23.9%인데, 중국은 현재 17.4% 수준입니다.

이 비율로 예측해 본다면, 중국은 앞으로 독신자 수가 4억 명을 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독신 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의 패턴 같은 경제 생활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외식 소비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죠.

배달과 혼밥이 크게 늘었고요.

독신자의 경제 활동을 총칭한 '독신 경제'란 말도 생겨났는데요,

지금, 중국의 한 식당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는데요, 뭔지 아시겠습니까?

혼밥을 하는 사람들이 덜 외로우라고 맞은편에 큰 곰 인형을 앉혀놓은 겁니다.

SNS에 화제가 됐던 독신자 마케팅인데요,

중국의 독신자들이 어떻게 돈을 쓰는지 일상을 한번 보실까요.

올해 32살의 디자이너 리준씨입니다.

최근 자신의 아파트를 장만해서 요즘은 집을 꾸미는 실내장식 가게를 자주 들립니다.

자신을 가꾸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데요 체육관에서 개인 트레이너에게 지도를 받는 비용으로 3개월에 6000위안을 씁니다.

우리 돈 100만 원이 넘는 돈인데요,

중국 대졸 취업자 월 평균 임금이 5,000위안 이니까, 씀씀이가 보통이 아닌 셈입니다.

[리준/디자이너 : "독신이다 보니, 좋아하는 걸 선택할 때 더 자유롭습니다. 사고 싶은 걸 살 때 두 번 생각할 필요가 없어요."]

취미 활동도 열심인데요,

고가의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 찍는 여행을 다니는 게 취미인데 곧 새 카메라를 장만할 계획입니다.

[앵커]

불황속에서도 지갑을 여는 건 독신자들 뿐이 없다란 말도 있다는데요,

독신자들의 돈 씀씀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통계가 좀 있나요?

[기자]

전체 소비중에서 독신자가 쓰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또 언제 어디에 돈을 쓰는지 구체적 통계를 내는 건 사실 쉽지 않습니다.

개인정보가 담긴 빅데이터가 필요한데, 원칙적으로 접근이 어렵지요.

하지만 분명 알리바바 같은 거대 기업은 내부적으로는 갖고는 있을 겁니다.

알리바바 사업의 영역 상당수가 독신자들의 소비 성향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 통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공통점은 일단 독신자들은 많은 시간을 온라인상에서 보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과 게임에 돈을 씁니다.

또 식사 시간이 일정치 않고 외식을 자주 하는데요,

이 때문에 음식 배달을 많이 시킵니다.

온라인 쇼핑, 게임, 배달 이게 모두 알리바바가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 영역입니다.

11월 11일 '광군제'라고 불리는 쇼핑 축제, 이젠 다 아시죠.

'광군'이 독신자를 뜻하는 말이거든요.

그들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 정확히 대상을 잡고 기획한 행사인데, 하루 매출만 35조 원에 달할 정도입니다.

[첸 마오셩/경제 분석가 : "독신자들은 기꺼이 돈을 씁니다. 소비의 욕구도 있지요. 왜냐하면, 구세대는 자녀를 위해 저축을 해야 하지만 독신자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중국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기업 알리바바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가 독신자 마케팅인 것을 보면, 아무튼,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 바로 '독신 경제'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앵커]

독신자의 소비력이 경제를 지탱하는 측면도 있긴 하지만, 독신자의 증가, 우려되는 측면도 있지요?

[기자]

당장은 그들의 소비력에 경제가 단맛을 볼 수도 있겠지만, 길게 봤을 때는 우려되는 측면이 많지요.

출산 감소로 이어질 확률이 높고 결국, 경제 인구 감소로 이어질 테니까요.

적어도 중국만은 인구 걱정을 안 할 것 같았는데, 벌써 곳곳에서 경고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눈여겨볼 건요, 최근 중국에서는 로봇 레스토랑 등 로봇으로 인력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겁니다.

우리가 볼 때는 인구 많기로 세계 1등이고 아직 노동력도 싼 중국이 왜 로봇에 일을 맡길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는 값싼 노동력을 배경으로 고속 성장을 이뤄낸 이른바 '인구 보너스'의 시대가 이미 저물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중국 지도부는 로봇 산업을 지원함으로써 '가파른 임금 상승'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생각인데요,

독신 가구 급증 사회에 접어든 중국의 새로운 전략입니다.

상하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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