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우울증”…가습기 살균제 가정 첫 심층조사

입력 2019.03.14 (19:28) 수정 2019.03.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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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대부분이 만성 울분 상태였습니다.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첫 심층 조사 결과를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8년 감기 증세로 입원했던 아내는 한 달 남짓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주완 씨의 삶은 그 뒤 180도 바뀌었습니다.

사춘기 아들은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방황하다 학교도 그만뒀습니다.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 "아들도 우울증을 느낀 걸로 알고 있어요. 말은 안 해도 제가 보는 눈에는. 그리고 딸도 마찬가지고."]

아내의 죽음과 가습기 살균제의 연관성을 직접 증명하라는 말에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생계까지 어려워졌습니다.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 "(한 달 수입이) 60~70만 원 그렇게 2~3년을 해왔던 거예요. 그러니까 가정에 먹고 사는 것 진짜 어렵게 살면서 버텨온 거죠."]

피해 가정의 고통은 첫 심층 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부상자로 인정된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들도 폐 질환과 비염 등을 광범위하게 앓고 있습니다.

10명 중 7명 가까이는 만성적 울분 상태였고, 그 절반은 증증도 이상의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열 명 중 한 명꼴로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유명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이해받고 포용되는 것이 아니라 울분의 코너에 몰려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피해도 컸습니다.

이번 조사를 한 연구진은 조사 대상 100가구의 피해를 많게는 540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의 개념을 도입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피해를 더 폭넓게 인정하라고 사회적참사 특조위에 제안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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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 가족이 우울증”…가습기 살균제 가정 첫 심층조사
    • 입력 2019-03-14 19:30:52
    • 수정2019-03-14 19: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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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은 지금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대부분이 만성 울분 상태였습니다.

피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첫 심층 조사 결과를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08년 감기 증세로 입원했던 아내는 한 달 남짓 만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최주완 씨의 삶은 그 뒤 180도 바뀌었습니다.

사춘기 아들은 엄마를 잃은 충격으로 방황하다 학교도 그만뒀습니다.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 "아들도 우울증을 느낀 걸로 알고 있어요. 말은 안 해도 제가 보는 눈에는. 그리고 딸도 마찬가지고."]

아내의 죽음과 가습기 살균제의 연관성을 직접 증명하라는 말에 백방으로 뛰어다녀야 했습니다.

생계까지 어려워졌습니다.

[최주완/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 "(한 달 수입이) 60~70만 원 그렇게 2~3년을 해왔던 거예요. 그러니까 가정에 먹고 사는 것 진짜 어렵게 살면서 버텨온 거죠."]

피해 가정의 고통은 첫 심층 조사 결과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습니다.

부상자로 인정된 피해자는 물론 피해자의 가족들도 폐 질환과 비염 등을 광범위하게 앓고 있습니다.

10명 중 7명 가까이는 만성적 울분 상태였고, 그 절반은 증증도 이상의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열 명 중 한 명꼴로 극단적인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유명순/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이해받고 포용되는 것이 아니라 울분의 코너에 몰려있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아주 중요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피해도 컸습니다.

이번 조사를 한 연구진은 조사 대상 100가구의 피해를 많게는 540억 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또 '가습기 살균제 증후군'의 개념을 도입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피해를 더 폭넓게 인정하라고 사회적참사 특조위에 제안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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