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안 가려고’ 고의로 청력 마비…전 국가대표 등 적발

입력 2019.03.19 (19:10) 수정 2019.03.19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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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의로 청각을 마비시켜 불법 병역 면제를 받은 전직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와 브로커 등이 적발됐습니다.

한동안 소음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귀에 이상이 생겨 장애진단서를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년 전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A씨는 신체검사에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습니다.

청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A 씨의 청각장애는 가짜였습니다.

밀폐된 차 안에서 2시간 가량 응원용 나팔과 자전거 경적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청각을 마비시켜 장애 진단서를 발급 받은 겁니다.

같은 수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던 브로커 32살 이 모 씨가 천5백만 원을 받고 이런 수법을 알려줬습니다.

이들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이런 도구를 이용해 소음을 유발시켜 고의로 청력을 떨어뜨렸습니다.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긴 인터넷 게임방송 BJ도 5천만 원을 주고 수법을 배워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청력은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2011년부터 7년동안 이런 수법으로 병역 기피를 시도한 피의자는 8명.

병무청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이 씨를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김태화/병무청 차장 : "중앙 신체검사소의 정밀 검사를 강화해 일시적으로 청력을 마비시켰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검사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번에 적발된 불법 병역 면제자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다시 병역 판정 검사를 실시하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병무청은 최근 7년 동안 청각장애로 병역 면제를 받은 1,500여 명에 대해서도 과거 진료 기록 등을 들여다 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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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 안 가려고’ 고의로 청력 마비…전 국가대표 등 적발
    • 입력 2019-03-19 19:12:01
    • 수정2019-03-19 22: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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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의로 청각을 마비시켜 불법 병역 면제를 받은 전직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와 브로커 등이 적발됐습니다.

한동안 소음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귀에 이상이 생겨 장애진단서를 손쉽게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박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4년 전 국가대표 사이클 선수 A씨는 신체검사에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습니다.

청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A 씨의 청각장애는 가짜였습니다.

밀폐된 차 안에서 2시간 가량 응원용 나팔과 자전거 경적을 사용해 일시적으로 청각을 마비시켜 장애 진단서를 발급 받은 겁니다.

같은 수법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던 브로커 32살 이 모 씨가 천5백만 원을 받고 이런 수법을 알려줬습니다.

이들은 병역을 면제받기 위해 이런 도구를 이용해 소음을 유발시켜 고의로 청력을 떨어뜨렸습니다.

구독자 100만 명을 넘긴 인터넷 게임방송 BJ도 5천만 원을 주고 수법을 배워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하루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청력은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2011년부터 7년동안 이런 수법으로 병역 기피를 시도한 피의자는 8명.

병무청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브로커 이 씨를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김태화/병무청 차장 : "중앙 신체검사소의 정밀 검사를 강화해 일시적으로 청력을 마비시켰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검사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번에 적발된 불법 병역 면제자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다시 병역 판정 검사를 실시하고, 병역 의무를 이행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병무청은 최근 7년 동안 청각장애로 병역 면제를 받은 1,500여 명에 대해서도 과거 진료 기록 등을 들여다 볼 계획입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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