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미래를 위한 금요일’

입력 2019.03.19 (20:37) 수정 2019.03.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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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지금 뒤에 물에 잠긴 도시 같은데요?

맞나요? 어딘가요?

[기자]

네, 사이클론이 강타한 아프리카 남부인데요.

지금 홍수로 비상입니다.

모잠비크는 사망자가 천명이 넘을 거라는 오늘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고요.

미국 중서부도 때아닌 사이클론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지금도 재난이라는 얼굴로 인류를 위협하는 기상 이변.

오늘은, 어른들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전 세계 학생들의 운동을 살펴볼까합니다.

그 이름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인데요.

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인도 뉴델리, 홍콩에서도 열렸습니다.

학생들이 도심을 가득 매웠는데요.

[스웨덴 스톡홀롬 시위 현장 : "(우리가 할일은?) 기후 구하기! (우리가 할일은?) 기후 구하기!"]

학생들이 주축이 돼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한 글로벌 동맹 휴업 시위였습니다.

[앵커]

학교로 가지 않고 거리로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행동으로 '등교 거부'를 한 학생들인데요.

한국까지 전 세계 125개 나라 2천여개 도시에서 펼쳐졌는데, 이날만 무려 150만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청소년들이 각국 정부를 향해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학생들이 외친 언어도 40개가 넘는다고 해요.

보시다시피 피켓을 통해서도 여러 구호를 내걸었는데요.

말도 좀 들어보겠습니다.

[앙드레 듀방/파리 시위 참가 : "우리의 행동이 권력자들에게 꼭 해야할 일이 뭔지를 알려주길 바랍니다."]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뇨르/뉴욕 시위 참가 : "오늘 아침 유엔에서, 저와 친구들은 세계 지도자들과 마주하면서 기후 변화에 긴급히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만자리/뉴델리 시위 참가 : "기후변화의 원인과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집회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상 최대 규모 운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엄청난 규모군요!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이었잖아요? 특별히 그날 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동맹 휴업이 세계적인 규모가 됐습니다만 시작은 아주 미미했습니다.

스웨덴의 16살짜리 학생 지금은 어엿한 환경운동가로 대접받고 있습니다만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을 촉구하면서 등교 거부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피켓 구호인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한데요.

[앵커]

그렇다면 툰베리의 1인 시위가 이렇게 큰 동맹휴업의 계기가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툰베리가 처음 행동에 나선 지난해 9월은 유럽 전역이 이상 고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상 이변에 대한 위기감이 유럽을 휩쓸던 때였는데요.

하지만 또래의 학생들이 같이 나서준 곳은 멀리 호주가 처음이었습니다.

두달 뒤인 지난해 11월 호주 학생 수천 명이 툰베리의 행동을 지지하는 의미로 시위를 벌였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운동이 확산되더니 급기야 전 세계로 퍼진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1인 시위가 어떻게 세계적인 운동으로 커졌을까 그래도 잘 믿기지 않는데요?

[기자]

툰베리. 아주 당찬 소녑니다.

SNS에 자신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16살 환경 운동가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언변도 뛰어나서 SNS도 잘 활용해왔고요,

다보스 포럼이나 유엔 같은 국제적인 무대에도 등장해서 정치인들을 향한 메시지로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UN 기후변화협약국 총회, 지난해12월) : "당신은 무엇보다도 당신의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이들의 눈앞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인들이 들으면 뜨끔하겠는데요?

[기자]

네, 그럴 겁니다.

기후 변화라는 게 당장 눈으로 보이는 건 아니잖아요?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2100년이면 전세계 해수면이 2미터 가까이 올라갈거다 등등 무시무시한 과학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만, '자기 정치'나 '보여주기식 성과 만들기'에 급급한 기성 정치인들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기 쉬운 이슈인 게 사실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행동을 하는 데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학생들의 결석을 비판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 교육부 장관의 경우 "학생들이 정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면 방과 후나 주말에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요.

물론, 학생들이 학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시위에 동참하는게 유익한 일이고, 기후 변화라는 이슈가 우리시대의 가장 큰 문제라며 학생들을 두둔하고 시위에 동참해주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앵커]

어쨋든 기후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인 건 맞잖아요?

[기자]

네, 미세먼지도 그렇고요,

특히 기후 문제는 국가 간 공조가 아주 중요하죠.

그런데 국가들이 모여 약속을 하고도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파리 협정도 보면 배출량 1위인 중국도 가입돼있습니다만 여전히 엄청난 석탄 가스를 때고 있고, 2번째로 배출량이 많은 미국은 아예 협정에서 탈퇴해버렸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모였다고 해도 워낙 커지다보니까 환경단체들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고 정치까지 개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라는 문제의 심각성과 대책, 특히 국가 간 공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만큼은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좀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 국회의원들은 툰베리의 공로를 인정해 노벨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는데요, 매주 금요일 학생들의 외침은 계속 될 겁니다.

아프리카 등 대륙의 사막화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인 해수면 상승.

또 계절을 가리지 않는 가뭄과 홍수, 이상 고온과 이상 한파 등으로 인한 재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보다 더한 것을 감당해야 할 미래 세대의 외침을 어른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윱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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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미래를 위한 금요일’
    • 입력 2019-03-19 20:38:34
    • 수정2019-03-19 20:52:35
    글로벌24
[앵커]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살펴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송영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지금 뒤에 물에 잠긴 도시 같은데요?

맞나요? 어딘가요?

[기자]

네, 사이클론이 강타한 아프리카 남부인데요.

지금 홍수로 비상입니다.

모잠비크는 사망자가 천명이 넘을 거라는 오늘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고요.

미국 중서부도 때아닌 사이클론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지금도 재난이라는 얼굴로 인류를 위협하는 기상 이변.

오늘은, 어른들에게 기후변화 대책을 요구하는 전 세계 학생들의 운동을 살펴볼까합니다.

그 이름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인데요.

지난주 금요일이었습니다.

호주와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과 인도 뉴델리, 홍콩에서도 열렸습니다.

학생들이 도심을 가득 매웠는데요.

[스웨덴 스톡홀롬 시위 현장 : "(우리가 할일은?) 기후 구하기! (우리가 할일은?) 기후 구하기!"]

학생들이 주축이 돼 기후 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한 글로벌 동맹 휴업 시위였습니다.

[앵커]

학교로 가지 않고 거리로 나온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행동으로 '등교 거부'를 한 학생들인데요.

한국까지 전 세계 125개 나라 2천여개 도시에서 펼쳐졌는데, 이날만 무려 150만명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청소년들이 각국 정부를 향해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학생들이 외친 언어도 40개가 넘는다고 해요.

보시다시피 피켓을 통해서도 여러 구호를 내걸었는데요.

말도 좀 들어보겠습니다.

[앙드레 듀방/파리 시위 참가 : "우리의 행동이 권력자들에게 꼭 해야할 일이 뭔지를 알려주길 바랍니다."]

[알렉산드리아 빌라세뇨르/뉴욕 시위 참가 : "오늘 아침 유엔에서, 저와 친구들은 세계 지도자들과 마주하면서 기후 변화에 긴급히 행동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만자리/뉴델리 시위 참가 : "기후변화의 원인과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리기 위해 나왔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집회가 기후변화와 관련한 사상 최대 규모 운동"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정말 엄청난 규모군요!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이었잖아요? 특별히 그날 한 이유가 있나요?

[기자]

동맹 휴업이 세계적인 규모가 됐습니다만 시작은 아주 미미했습니다.

스웨덴의 16살짜리 학생 지금은 어엿한 환경운동가로 대접받고 있습니다만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해 9월부터 매주 금요일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회 의사당 앞에서 기후 변화 대책을 촉구하면서 등교 거부 1인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피켓 구호인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또다른 이름이기도 한데요.

[앵커]

그렇다면 툰베리의 1인 시위가 이렇게 큰 동맹휴업의 계기가 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툰베리가 처음 행동에 나선 지난해 9월은 유럽 전역이 이상 고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상 이변에 대한 위기감이 유럽을 휩쓸던 때였는데요.

하지만 또래의 학생들이 같이 나서준 곳은 멀리 호주가 처음이었습니다.

두달 뒤인 지난해 11월 호주 학생 수천 명이 툰베리의 행동을 지지하는 의미로 시위를 벌였고, 이후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운동이 확산되더니 급기야 전 세계로 퍼진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1인 시위가 어떻게 세계적인 운동으로 커졌을까 그래도 잘 믿기지 않는데요?

[기자]

툰베리. 아주 당찬 소녑니다.

SNS에 자신을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는 16살 환경 운동가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언변도 뛰어나서 SNS도 잘 활용해왔고요,

다보스 포럼이나 유엔 같은 국제적인 무대에도 등장해서 정치인들을 향한 메시지로 이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그레타 툰베리/환경운동가 (UN 기후변화협약국 총회, 지난해12월) : "당신은 무엇보다도 당신의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아이들의 눈앞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인들이 들으면 뜨끔하겠는데요?

[기자]

네, 그럴 겁니다.

기후 변화라는 게 당장 눈으로 보이는 건 아니잖아요?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2100년이면 전세계 해수면이 2미터 가까이 올라갈거다 등등 무시무시한 과학적 전망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만, '자기 정치'나 '보여주기식 성과 만들기'에 급급한 기성 정치인들은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기 쉬운 이슈인 게 사실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단체로 행동을 하는 데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학생들의 결석을 비판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 교육부 장관의 경우 "학생들이 정 행동에 나서고자 한다면 방과 후나 주말에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는데요.

물론, 학생들이 학교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시위에 동참하는게 유익한 일이고, 기후 변화라는 이슈가 우리시대의 가장 큰 문제라며 학생들을 두둔하고 시위에 동참해주는 어른들도 있습니다.

[앵커]

어쨋든 기후 문제는 전 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인 건 맞잖아요?

[기자]

네, 미세먼지도 그렇고요,

특히 기후 문제는 국가 간 공조가 아주 중요하죠.

그런데 국가들이 모여 약속을 하고도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자는 파리 협정도 보면 배출량 1위인 중국도 가입돼있습니다만 여전히 엄청난 석탄 가스를 때고 있고, 2번째로 배출량이 많은 미국은 아예 협정에서 탈퇴해버렸습니다.

물론, '미래를 위한 금요일'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모였다고 해도 워낙 커지다보니까 환경단체들도 시위에 동참하고 있고 정치까지 개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변화라는 문제의 심각성과 대책, 특히 국가 간 공조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만큼은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좀 배워야 될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 국회의원들은 툰베리의 공로를 인정해 노벨상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는데요, 매주 금요일 학생들의 외침은 계속 될 겁니다.

아프리카 등 대륙의 사막화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인 해수면 상승.

또 계절을 가리지 않는 가뭄과 홍수, 이상 고온과 이상 한파 등으로 인한 재난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보다 더한 것을 감당해야 할 미래 세대의 외침을 어른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윱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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