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 ‘양간지풍’…고성 산불 순식간에 확산

입력 2019.04.05 (08:28) 수정 2019.04.0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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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고성 산불은 확산 속도가 시속 5km로 매우 빨라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봄철 이 지역에 부는 국지적인 바람, 양간지풍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될 무렵 기상청 미시령 자동관측장비에는 순간 초속 35.6m의 중형 태풍급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나무가 쓰러지고 집채가 날아갈 정도의 위력입니다.

봄철 이 지역에 부는 강한 바람, 양간지풍입니다.

양간지풍은 동해안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인 강풍을 뜻하는데,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火風)으로도 불립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서 강한 서풍이 밀려오고, 이 서풍이 태맥산맥을 넘으면서 더 건조해진 바람이 동해안 지역에 폭포수처럼 쏟아진 겁니다.

불은 강풍에 실려 이례적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시속 5km의 속도로 동쪽으로 확산해 불과 2시간여 만에 해안가에 다다랐습니다.

산림 2만 3천 헥타르를 태운 2000년 동해안 산불 당시의 확산 속도, 4.4km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원명수/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확산 속도가 빠른 이유가 소나무의 솔방울이 강풍을 타고 비화되는 거리가 상당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시간당 속도가 빠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밤이 되면 바람이 잦아들지만, 양간지풍은 다릅니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수록 산에서 해안가로 부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새벽까지 미시령에는 순간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쳤고, 해안가에도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습니다.

기상청은 강풍경보가 내려진 강원 영동 지역에는 오늘 오전까지 초속 20~30m의 강풍이 이어지겠다고 내다봤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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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급 강풍 ‘양간지풍’…고성 산불 순식간에 확산
    • 입력 2019-04-05 08:31:59
    • 수정2019-04-05 08: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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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고성 산불은 확산 속도가 시속 5km로 매우 빨라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번져나갔습니다.

봄철 이 지역에 부는 국지적인 바람, 양간지풍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불이 시작될 무렵 기상청 미시령 자동관측장비에는 순간 초속 35.6m의 중형 태풍급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나무가 쓰러지고 집채가 날아갈 정도의 위력입니다.

봄철 이 지역에 부는 강한 바람, 양간지풍입니다.

양간지풍은 동해안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인 강풍을 뜻하는데, 불을 몰고 온다고 해서 '화풍'(火風)으로도 불립니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서 강한 서풍이 밀려오고, 이 서풍이 태맥산맥을 넘으면서 더 건조해진 바람이 동해안 지역에 폭포수처럼 쏟아진 겁니다.

불은 강풍에 실려 이례적으로 빠르게 번졌습니다.

시속 5km의 속도로 동쪽으로 확산해 불과 2시간여 만에 해안가에 다다랐습니다.

산림 2만 3천 헥타르를 태운 2000년 동해안 산불 당시의 확산 속도, 4.4km를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원명수/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확산 속도가 빠른 이유가 소나무의 솔방울이 강풍을 타고 비화되는 거리가 상당히 많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시간당 속도가 빠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일반적으로 밤이 되면 바람이 잦아들지만, 양간지풍은 다릅니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밤일수록 산에서 해안가로 부는 바람이 더 강해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오늘 새벽까지 미시령에는 순간 초속 30m의 강풍이 몰아쳤고, 해안가에도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관측됐습니다.

기상청은 강풍경보가 내려진 강원 영동 지역에는 오늘 오전까지 초속 20~30m의 강풍이 이어지겠다고 내다봤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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