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화부터 확산까지…긴급재난문자로 본 ‘산불 경로’

입력 2019.04.05 (21:42) 수정 2019.04.07 (11:4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강원지역 산불은 확산 속도도 빨랐지만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특징도 있죠.

재난당국이 그 때마다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해 대피를 권고했는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받은 재난문자만 27건이나 됐습니다.

그 문자를 보면 이번 화재가 어떤 경로로 번져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어제(4일) 저녁 7시 17분.

강원도 고성군 주유소 인근에서 대형 산불의 불씨가 타오릅니다.

이후 산불 진화 '골든타임'인 30분쯤이 조금 지난 시각, 고성군청이 첫 산불 재난 문자를 발송합니다.

그 때, 순간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은 동쪽 속초 시내로 향했습니다.

20분쯤 뒤 발화 장소 동쪽 2km 지역에 대피권고가 내려지고, 이번엔 3분 만에 동쪽 7km까지 번져 해안 부근에 있는 속초고 부근에 대피 권고가 떨어집니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해안가인 사진항 일대까지 불길이 다다른 겁니다.

["천천히, 천천히 내려가세요. 통제하시면서."]

이후 또다른 한 갈래 불길이 생겼습니다.

저녁 8시 39분, 고성 쪽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토성면 일대를 불태우기 시작했고, 이 불길은 다시 속초 영랑호 부근으로 내려와 부채꼴 모양의 산불 피해를 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쪽 80km 떨어진 곳에서 또 하나의 산불이 시작됩니다.

밤 11시 50분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숲속에서 시작한 산불은 한 시간도 채 안돼 동쪽 6km까지 번져 망상 해수욕장 부근 산 아랫마을을 덮쳤습니다.

앞서 어제(4일) 오후 2시 45분쯤에는 인제군 남면의 야산에서 산불이 나 인제읍 방향으로 불길이 번졌습니다.

재난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지만, 민가를 위협하던 불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강원 5개 지역 주민들이 보내야 했던 긴박한 밤.

화염이 쓸고 간 곳엔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발화부터 확산까지…긴급재난문자로 본 ‘산불 경로’
    • 입력 2019-04-05 21:46:03
    • 수정2019-04-07 11:43:15
    뉴스 9
[앵커] 이번 강원지역 산불은 확산 속도도 빨랐지만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특징도 있죠. 재난당국이 그 때마다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해 대피를 권고했는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받은 재난문자만 27건이나 됐습니다. 그 문자를 보면 이번 화재가 어떤 경로로 번져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김진호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어제(4일) 저녁 7시 17분. 강원도 고성군 주유소 인근에서 대형 산불의 불씨가 타오릅니다. 이후 산불 진화 '골든타임'인 30분쯤이 조금 지난 시각, 고성군청이 첫 산불 재난 문자를 발송합니다. 그 때, 순간 초속 30m가 넘는 강한 바람을 타고 불길은 동쪽 속초 시내로 향했습니다. 20분쯤 뒤 발화 장소 동쪽 2km 지역에 대피권고가 내려지고, 이번엔 3분 만에 동쪽 7km까지 번져 해안 부근에 있는 속초고 부근에 대피 권고가 떨어집니다. 화재 발생 1시간 만에 해안가인 사진항 일대까지 불길이 다다른 겁니다. ["천천히, 천천히 내려가세요. 통제하시면서."] 이후 또다른 한 갈래 불길이 생겼습니다. 저녁 8시 39분, 고성 쪽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토성면 일대를 불태우기 시작했고, 이 불길은 다시 속초 영랑호 부근으로 내려와 부채꼴 모양의 산불 피해를 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쪽 80km 떨어진 곳에서 또 하나의 산불이 시작됩니다. 밤 11시 50분쯤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숲속에서 시작한 산불은 한 시간도 채 안돼 동쪽 6km까지 번져 망상 해수욕장 부근 산 아랫마을을 덮쳤습니다. 앞서 어제(4일) 오후 2시 45분쯤에는 인제군 남면의 야산에서 산불이 나 인제읍 방향으로 불길이 번졌습니다. 재난 문자는 발송되지 않았지만, 민가를 위협하던 불은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고성과 속초, 강릉, 동해, 인제 등 강원 5개 지역 주민들이 보내야 했던 긴박한 밤. 화염이 쓸고 간 곳엔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KBS 뉴스 김진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