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떠나보낸 ‘그곳’, 떠나지 못하는 ‘가족’

입력 2019.04.16 (21:07) 수정 2019.04.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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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현재 세월호 선체는 전남 목포 신항에 거치돼 있습니다.

지금은 벌써 희미하지만 세월호 선체는 침몰한지 3년이 흐른, 2017년 4월에야 인양됐습니다.

전남 목포 신항 연결합니다.

임정섭 아나운서. 세월호 선체가 뒤로 보이는데 오늘(16일)도 많은 분들이 다녀갔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곳 목포 신항은 세월호 선체 직립이 이뤄진 뒤 유가족들이 1 년 넘게 머물렀던 곳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많은 추모객들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한데요.

세월호 선체가 점점 녹이 슬어 가면서 보는 사람들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선체를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는 특조위 활동이 마무리되면 유가족과 협의해서 결정할 계획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은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함께 머무르며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던 곳입니다.

5 년전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왔던 희생자 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이들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떠나지 못하는 가족…먹먹한 기다림

[리포트]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진도 팽목항.

5년 전 사고 수습으로 붐비던 항구엔 노란 리본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황량한 바닷가에 놓인 조그만 컨테이너 안에서 세월호 참사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고영환 씨는 5 년째 팽목항을 지키고 있습니다.

[고영환/세월호 유가족 :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고, 죽음으로서 받은 자리가 이 자리이기도 하고요."]

같은 단원고 학부모였던 조인호 씨와 한복남 씨는 아예 진도로 내려온지가 벌써 여러 해입니다.

[조인호/세월호 유가족 : "못 떠나겠어서 그냥 살게 됐어요. 본의 아니게 아이들 때문에 제2의 고향이 된 거죠."]

같은 슬픔을 가진 이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그리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자녀를 떠나보낸 그곳에서 새로 터전을 잡고 힘겨운 하루 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복남/세월호 유가족 : "그 얼굴을 하나하나 제가 확인했던 자리예요. 그 공간만 가도 애들 얼굴이 그대로 다 떠올라요."]

참사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

무심한 세월이 5 년이나 흘렀지만 금쪽같은 아이들 모습은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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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떠나보낸 ‘그곳’, 떠나지 못하는 ‘가족’
    • 입력 2019-04-16 21:12:06
    • 수정2019-04-17 09:02:20
    뉴스 9
[앵커] 네, 현재 세월호 선체는 전남 목포 신항에 거치돼 있습니다. 지금은 벌써 희미하지만 세월호 선체는 침몰한지 3년이 흐른, 2017년 4월에야 인양됐습니다. 전남 목포 신항 연결합니다. 임정섭 아나운서. 세월호 선체가 뒤로 보이는데 오늘(16일)도 많은 분들이 다녀갔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곳 목포 신항은 세월호 선체 직립이 이뤄진 뒤 유가족들이 1 년 넘게 머물렀던 곳입니다. 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많은 추모객들이 다녀가는 곳이기도 한데요. 세월호 선체가 점점 녹이 슬어 가면서 보는 사람들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선체를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는 특조위 활동이 마무리되면 유가족과 협의해서 결정할 계획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도 팽목항은 생존자와 유가족들이 함께 머무르며 통한의 눈물을 쏟아냈던 곳입니다. 5 년전 진도 팽목항으로 달려왔던 희생자 가족들 가운데 일부는 아직도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가 이들의 사연을 취재했습니다. 떠나지 못하는 가족…먹먹한 기다림 [리포트]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 진도 팽목항. 5년 전 사고 수습으로 붐비던 항구엔 노란 리본만 나부끼고 있습니다. 황량한 바닷가에 놓인 조그만 컨테이너 안에서 세월호 참사로 고등학생 아들을 잃은 고영환 씨는 5 년째 팽목항을 지키고 있습니다. [고영환/세월호 유가족 :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고, 죽음으로서 받은 자리가 이 자리이기도 하고요."] 같은 단원고 학부모였던 조인호 씨와 한복남 씨는 아예 진도로 내려온지가 벌써 여러 해입니다. [조인호/세월호 유가족 : "못 떠나겠어서 그냥 살게 됐어요. 본의 아니게 아이들 때문에 제2의 고향이 된 거죠."] 같은 슬픔을 가진 이들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불쑥불쑥 고개를 드는 그리움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자녀를 떠나보낸 그곳에서 새로 터전을 잡고 힘겨운 하루 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복남/세월호 유가족 : "그 얼굴을 하나하나 제가 확인했던 자리예요. 그 공간만 가도 애들 얼굴이 그대로 다 떠올라요."] 참사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살고 있는 희생자 가족들. 무심한 세월이 5 년이나 흘렀지만 금쪽같은 아이들 모습은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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