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달리는 패스트트랙 열차, 도대체 왜?

입력 2019.04.26 (21:10) 수정 2019.04.26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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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 국회, 난장판, 그리고 아수라장, 이런 거친 수식어들이 부족할 정도로,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왜 여야가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까지 이번 법안에 매달리는 걸까요?

임세흠 기자 나왔습니다.

선거제도 개편, 공수처 설치를 놓고 다투고 있는건데, 이게 국민들 앞에 이런 모습을 보여 가면서까지 밀어부치고, 반대 쪽에선 몸으로 막고, 정말 그럴 만한 사안인가요?

[기자]

정치권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총선입니다.

총선을 1년 앞이니까, 어떻게 하면 유리할까, 또 당선에 더 도움될까, 셈법이 복잡하고,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선거법 개정안이 포함됐으니, 정치권 입장에선 죽자사자 매달리는 겁니다.

[앵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편안 대로라면, 한국당이 불리하기는 한 건가요?

[기자]

지금의 제도와 비교하면, 지역구가 줄어들고, 소수정당이 더 의석을 차지하게 되니까 한국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한국당이 더 반발하는 건 이렇게 되면, 자신만 빼고, (정의당, 평화당 같은) 나머지 정당들이 범여권을 형성할 거라는 의심 때문입니다.

당장 이번 국면에서도, 바른비래당 지도부, 정의당, 평화당, 이렇게 민주당과 함께 움직이고 있으니까, 2중대, 3중대, 4중대다, 총선용 친문연대다,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민주당 입장에선 의석이 줄어 불리할테데, 민주당은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건가요?

[기자]

올해가 집권 3년차죠.

그런데 공약했던 개혁 입법 중에 이렇다 하고 내놓을 게 없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안건으로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등 열 가지 추진하려다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두 가지만 추린 겁니다.

그마저도 자신들 힘만으로 안 되니까, 바른미래, 평화, 정의당이 간절히 원하는 선거제를 고리로 추진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렇게 보면, 당장 국민들에게 지탄은 받고는 있어도 각 정당들에게는 이번 국면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스스로 평가하지 싶은데요.

[기자]

오늘 식당에 가서 줄을 섰는데, 같이 줄 선 이들이 패스트트랙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민주당은 선거제와 개혁 입법에 대한 의지를 온 국민에게 알렸고, 한국당은 선명한 야당 보수 야당의 효과를 확실하게 얻었을 겁니다.

각각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시켰고, 전선은 더 명확해졌는데 대신 국민들을 향한 정치는 실종된 모습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앵커]

오늘(26일)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선거제도 개편안, 공수처 설치안이 곡절 끝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 이후 절차 어떻게 되죠?

[기자]

최대한 서두르고 일정을 단축시키면 이론적으로는 180일 이후에 본회의에서 표결을 할 수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서 당장 이것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니까 이 기간에 협상을 하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또, 설마하니, 국회의원의 명줄을 좌지우지하는 선거법을 다루는데 한국당이 협상장에 들어오지 않고 배길 방법이 있겠냐는 믿음도 있습니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 내용이 지역구 28석을 줄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막상 본회의장 투표에 이런 내용이 그대로 올라올 경우에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질지 모를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할지는 변수가 될 겁니다.

또, 벌써 바른미래당 분당 얘기가 나오는데, 앞으로 6개월 뒤 7개월 뒤 찬바람이 불 때쯤에 가서 정치지형이 어떻게 돼 있을지는 지금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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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주달리는 패스트트랙 열차, 도대체 왜?
    • 입력 2019-04-26 21:14:28
    • 수정2019-04-26 22: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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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물 국회, 난장판, 그리고 아수라장, 이런 거친 수식어들이 부족할 정도로,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왜 여야가 이런 행태를 보이면서까지 이번 법안에 매달리는 걸까요?

임세흠 기자 나왔습니다.

선거제도 개편, 공수처 설치를 놓고 다투고 있는건데, 이게 국민들 앞에 이런 모습을 보여 가면서까지 밀어부치고, 반대 쪽에선 몸으로 막고, 정말 그럴 만한 사안인가요?

[기자]

정치권에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총선입니다.

총선을 1년 앞이니까, 어떻게 하면 유리할까, 또 당선에 더 도움될까, 셈법이 복잡하고, 특히 이번 같은 경우에는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지 선거법 개정안이 포함됐으니, 정치권 입장에선 죽자사자 매달리는 겁니다.

[앵커]

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편안 대로라면, 한국당이 불리하기는 한 건가요?

[기자]

지금의 제도와 비교하면, 지역구가 줄어들고, 소수정당이 더 의석을 차지하게 되니까 한국당 뿐 아니라, 민주당도 국회의원 수가 줄어들게 됩니다.

한국당이 더 반발하는 건 이렇게 되면, 자신만 빼고, (정의당, 평화당 같은) 나머지 정당들이 범여권을 형성할 거라는 의심 때문입니다.

당장 이번 국면에서도, 바른비래당 지도부, 정의당, 평화당, 이렇게 민주당과 함께 움직이고 있으니까, 2중대, 3중대, 4중대다, 총선용 친문연대다,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민주당 입장에선 의석이 줄어 불리할테데, 민주당은 왜 이렇게 집착하는 건가요?

[기자]

올해가 집권 3년차죠.

그런데 공약했던 개혁 입법 중에 이렇다 하고 내놓을 게 없습니다.

패스트트랙 지정안건으로 상법이나 공정거래법 등 열 가지 추진하려다가,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두 가지만 추린 겁니다.

그마저도 자신들 힘만으로 안 되니까, 바른미래, 평화, 정의당이 간절히 원하는 선거제를 고리로 추진을 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렇게 보면, 당장 국민들에게 지탄은 받고는 있어도 각 정당들에게는 이번 국면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스스로 평가하지 싶은데요.

[기자]

오늘 식당에 가서 줄을 섰는데, 같이 줄 선 이들이 패스트트랙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민주당은 선거제와 개혁 입법에 대한 의지를 온 국민에게 알렸고, 한국당은 선명한 야당 보수 야당의 효과를 확실하게 얻었을 겁니다.

각각 지지층을 강하게 결집시켰고, 전선은 더 명확해졌는데 대신 국민들을 향한 정치는 실종된 모습이라고 봐야 할 겁니다.

[앵커]

오늘(26일)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선거제도 개편안, 공수처 설치안이 곡절 끝에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면, 이후 절차 어떻게 되죠?

[기자]

최대한 서두르고 일정을 단축시키면 이론적으로는 180일 이후에 본회의에서 표결을 할 수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한국당을 향해서 당장 이것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아니니까 이 기간에 협상을 하자,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또, 설마하니, 국회의원의 명줄을 좌지우지하는 선거법을 다루는데 한국당이 협상장에 들어오지 않고 배길 방법이 있겠냐는 믿음도 있습니다.

다만, 선거제도 개편 내용이 지역구 28석을 줄이는 내용이기 때문에, 막상 본회의장 투표에 이런 내용이 그대로 올라올 경우에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질지 모를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이 찬성할지는 변수가 될 겁니다.

또, 벌써 바른미래당 분당 얘기가 나오는데, 앞으로 6개월 뒤 7개월 뒤 찬바람이 불 때쯤에 가서 정치지형이 어떻게 돼 있을지는 지금 짐작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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