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근로자 혈액암 사망위험 최고 3.7배”…10년 만에 공식인정

입력 2019.05.23 (06:21) 수정 2019.05.23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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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작업장의 유해물질이 발병원인이라고 지목됐지만 회사들은 '아니다' 라며 맞서왔습니다.

과연 연관성이 있는지 정부가 10년에 걸친 조사를 했는데, 백혈병 등 혈액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병을 얻었고, 혈액암 사망위험은 일반 근로자보다 최고 3.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먼저 정연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황유미 씨는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3살이었습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1년 반을 일했습니다.

[故 황유미/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2007년 : "몸에 멍이 자주 들었고요. 먹으면 토했고, 또 자주 피로했고, 어지럽고 막 그랬거든요."]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이 문제가 있다고 외쳤지만 10년 넘게 싸우도록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상옥/故 황유미 씨 어머니/2013년 :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맨날 올 때마다 이렇게 싸우고 가니까..."]

그런데 마침내 그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습니다.

정부가 10년에 걸쳐 20만 명의 반도체 근로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괍니다.

반도체 근로자가 백혈병에 걸려 숨질 위험은 일반 근로자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또, 혈액암인 비호지킨림프종 으로 숨질 위험은 3.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특히 반도체를 생산하고 검사하는 클린룸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온 몸을 감싸고 먼지까지 철저히 관리하지만 수십,수백가지의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됩니다.

클린룸에선 주로 젊은 여성들이 근무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초반 여성의 발병 사례가 많았습니다.

[김은아/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 :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사당국은 2010년까지 입사한 근로자들에게서 주로 발병했고 이 시기에 유해물질 노출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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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근로자 혈액암 사망위험 최고 3.7배”…10년 만에 공식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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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9-05-23 1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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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백혈병으로 숨지면서 작업장의 유해물질이 발병원인이라고 지목됐지만 회사들은 '아니다' 라며 맞서왔습니다.

과연 연관성이 있는지 정부가 10년에 걸친 조사를 했는데, 백혈병 등 혈액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점이 공식 확인됐습니다.

20대 초반 젊은 여성들이 병을 얻었고, 혈액암 사망위험은 일반 근로자보다 최고 3.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먼저 정연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황유미 씨는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3살이었습니다.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1년 반을 일했습니다.

[故 황유미/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2007년 : "몸에 멍이 자주 들었고요. 먹으면 토했고, 또 자주 피로했고, 어지럽고 막 그랬거든요."]

반도체 공장 작업환경이 문제가 있다고 외쳤지만 10년 넘게 싸우도록 역부족이었습니다.

[박상옥/故 황유미 씨 어머니/2013년 :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요. 맨날 올 때마다 이렇게 싸우고 가니까..."]

그런데 마침내 그 주장이 사실로 입증됐습니다.

정부가 10년에 걸쳐 20만 명의 반도체 근로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괍니다.

반도체 근로자가 백혈병에 걸려 숨질 위험은 일반 근로자보다 두 배 이상 높았습니다.

또, 혈액암인 비호지킨림프종 으로 숨질 위험은 3.7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특히 반도체를 생산하고 검사하는 클린룸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온 몸을 감싸고 먼지까지 철저히 관리하지만 수십,수백가지의 유해화학물질이 사용됩니다.

클린룸에선 주로 젊은 여성들이 근무하는데, 이번 조사에서도 20대 초반 여성의 발병 사례가 많았습니다.

[김은아/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장 :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조사당국은 2010년까지 입사한 근로자들에게서 주로 발병했고 이 시기에 유해물질 노출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KBS 뉴스 정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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