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차단해도 송금메시지로 “다시 갈게”…끝나지 않는 스토킹

입력 2019.05.23 (21:27) 수정 2019.05.2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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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인으로 이어지는 스토킹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23일)은, 1년 가까이 스토킹을 당해온 20대 여성의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보복 우려가 있다며 인터뷰를 거절한 이 여성의 뜻을 존중해 부득이하게 음성 대역과 영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그 사람과 만난 기간은 고작 석 달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저는 결국 그 사람의 번호를 차단했습니다.

연락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온라인 송금으로 100원 씩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낸 사람 이름 대신에 메시지를 적어 보냈습니다.

'대답이라도 해줘', '월요일에 다시 갈게', 계좌를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는 종종 저희 집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그 사람를 마주칠 지 몰라 저는 제 자신을 집 안에 가뒀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낮에도 암막 커튼을 쳤고 밤엔 조명을 켜지 못했습니다.

그는 제가 만나주지 않자 제 동생의 학교까지 찾아갔습니다.

저와 싸웠다며 제가 뭘 하는지 물었고, 동생에게 쪽지를 전해달라 부탁했습니다.

동생이 다칠까봐 저는 그 사람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경찰에 도움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왜 번호를 차단하지 않았냐" "전화는 우리가 어떻게 해줄 방도가 없다"며 오히려 저를 나무랐습니다.

제가 다쳐야만, 희생돼야만 그 사람이 처벌될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는건 평범한 일상 생활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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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톡 차단해도 송금메시지로 “다시 갈게”…끝나지 않는 스토킹
    • 입력 2019-05-23 21:28:40
    • 수정2019-05-23 21:35:58
    뉴스 9
[앵커]

살인으로 이어지는 스토킹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오늘(23일)은, 1년 가까이 스토킹을 당해온 20대 여성의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보복 우려가 있다며 인터뷰를 거절한 이 여성의 뜻을 존중해 부득이하게 음성 대역과 영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리포트]

그 사람과 만난 기간은 고작 석 달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별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고, 저는 결국 그 사람의 번호를 차단했습니다.

연락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는 온라인 송금으로 100원 씩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보낸 사람 이름 대신에 메시지를 적어 보냈습니다.

'대답이라도 해줘', '월요일에 다시 갈게', 계좌를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앉았습니다.

그는 종종 저희 집 주변을 배회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그 사람를 마주칠 지 몰라 저는 제 자신을 집 안에 가뒀습니다.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보이려고 낮에도 암막 커튼을 쳤고 밤엔 조명을 켜지 못했습니다.

그는 제가 만나주지 않자 제 동생의 학교까지 찾아갔습니다.

저와 싸웠다며 제가 뭘 하는지 물었고, 동생에게 쪽지를 전해달라 부탁했습니다.

동생이 다칠까봐 저는 그 사람에게 연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경찰에 도움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왜 번호를 차단하지 않았냐" "전화는 우리가 어떻게 해줄 방도가 없다"며 오히려 저를 나무랐습니다.

제가 다쳐야만, 희생돼야만 그 사람이 처벌될 것 같습니다.

제가 바라는건 평범한 일상 생활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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