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노 전 대통령 10주기…봉하마을 찾는 사람들

입력 2019.05.24 (08:33) 수정 2019.05.24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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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였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추도식에는 평일이었지만, 어제 하루만 만7천여 추모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봉하마을을 찾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왜 이곳을 찾은 걸까요?

지금부터 봉하마을로 가보시죠.

[리포트]

10주기 추도식 준비가 한창인 봉하마을.

아침 일찍부터 차들이 몰려 주차장은 물론 농로까지 차지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선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묘역입니다.

[김지훈/부산시 사상구 : "가장 기억에 남고 국민들을 가장 사랑했던 대통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10주기를 맞아서 이렇게 대통령님이 생각나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흔적, 발길을 따라 마을도 둘러보고요.

생가를 찾아 공부하던 방도 들여다보고 기념 사진도 남겨 봅니다.

[이현순/서울시 노원구 :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시골스럽고 저희 어렸을 때 많이 봤던 그런 고향의 느낌, 그런 것 같아요. 소문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조촐하고 그런 것 같아요."]

사저 뒤쪽, 노 전 대통령이 자주 걷던 산책길은 그 길을 따라 걸어보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윤영원/경북 고령군 : "매년 오거든요. 항상 대통령님, 대통령의 길도 둘러보거든요. 행사 때 다니고 그래서. 올 때마다 많이 사무치고 그렇죠."]

[김한성/부산시 동래구 : "예전에 노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추도식에 맞춰 서울에서 출발해 걸어서 봉하마을까지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함께 봉하 가는 길!"]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22일인 그제 봉하마을에 도착한 국토순례단입니다.

[오흥국/국토대장정 대장 : "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게 취지입니다. 490km 정도 되는데 20~25km를 나눠서 이렇게 순례길을 정했거든요."]

나이도 직업도 지역도 다양하고, 구간별로 짧게도 참가할 수 있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 정년퇴직한 어르신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참가하게 됐을까요?

[이상우/경북 경산시 : "우리 아기가 사실 안전한 세상 그리고 누구나 권력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안득환/경남 양산시 : "이주 노동자 인권 노동 단체에 일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바람에 지금도 제도가 개선이 많이 되었어요. 대통령님이 조금 그립죠. 그게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추모객들이 몰려들면서 마을 곳곳 가게들도 분주해졌습니다.

[백승택/마을 빵집 주인 : "아무래도 다른 날보다 방문객도 많을 것 같고 또 10주기다 보니까 마음이 조금 남다르네요."]

[강기혜/농산물 직매장 직원 : "평소 대비 한 3~4배, 그런데 그것도 시간으로 따지면 10배는 넘을 것 같아요."]

천막 한쪽 자원봉사자들도 바빠졌습니다. 무료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이영숙/자원봉사자 : "다른 지역에서 오신 각 봉사단들이 모여서 그제부터 장보고 어제 재료 장만하고 음식 만들고 그러고 있어요."]

[윤혜수/자원봉사자 : "저희가 2천 명 정도 예상했는데 지금 너무 많이 오셔서 4천 명 정도로 지금 또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바람개비를 나눠주고 있는 임경민 씨.

1주기 때 우는 아이를 보고 생각한 게 계기가 돼 어느덧 10년째가 됐습니다.

[임경민/자원봉사자 : "아이들한테 바람개비 한번 만들어주면 좋겠다. 해서 수수깡 바람개비가 딱 생각나더라고요. 노무현이 서민적이니까 수수깡 바람개비는 우리 어렸을 때 많이 갖고 놀았잖아요. 그래서 한번 해줄까 해서..."]

서울에 있지만 주말마다 자원봉사차 이곳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임경민/자원봉사자 :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 더불어 사는 게 사람 사는 세상 아닌가요. 제가 아이들과 많이 마주하다 보니까 저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들고 저도 즐겁더라고요. 노무현 대통령님 존경하고 좋아도 하지만 제가 즐거워서 하는 것 같아요."]

노 전 대통령과 한마을에서 자란 황봉호 씨를 만났습니다.

[황봉호/마을 주민 : "사법시험 공부하고 할 때 종종 저희하고 같이 휴식 시간에 누워서 저희 동생들 노는 데 와서 담배도 한 대 같이 피웠고……."]

평소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았던 노 전 대통령이 주민들에게 권했던 친환경 농법의 쌀은 어느덧 브랜드가 됐습니다.

[황봉호/마을 주민 : "대통령께서 직접 웃으면서 '너희가 못하면 내가 직접 오리 키우고 할게. 내가 오리 관리해 줄게.' 할 정도로 웃으면서 '너희 좀 하자.' 그러면서 소득 면에서 그렇게 해야 쌀이 수입됐을 때는 장래가 안 보이니까…."]

10주기를 맞아 아쉬움도 커져간다고 하는데요.

[황봉호/마을 주민 : "10년 세월이 너무 빨라서. 살아 계셨더라면 그분의 해박한 지식이 여러 사람한테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어제 추도식이 엄수됐죠. 추모객들은 어떤 생각들에 잠겼을까요?

[김영순/광주시 북구 : "가슴이 역시 먹먹하고요. 죽은 노무현이 아니라 살아있는 노무현이 우리 마음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 같고요."]

[박수현/울산시 중구 : "더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새로운 노무현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봉하마을을 찾고 각자의 방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들.

봉하마을의 10년은 그런 사람들로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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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노 전 대통령 10주기…봉하마을 찾는 사람들
    • 입력 2019-05-24 08:40:58
    • 수정2019-05-24 08: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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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어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였습니다.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추도식에는 평일이었지만, 어제 하루만 만7천여 추모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봉하마을을 찾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왜 이곳을 찾은 걸까요?

지금부터 봉하마을로 가보시죠.

[리포트]

10주기 추도식 준비가 한창인 봉하마을.

아침 일찍부터 차들이 몰려 주차장은 물론 농로까지 차지했습니다.

마을로 들어선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은 바로 묘역입니다.

[김지훈/부산시 사상구 : "가장 기억에 남고 국민들을 가장 사랑했던 대통령이 아닌가 싶습니다. 10주기를 맞아서 이렇게 대통령님이 생각나서 찾아오게 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흔적, 발길을 따라 마을도 둘러보고요.

생가를 찾아 공부하던 방도 들여다보고 기념 사진도 남겨 봅니다.

[이현순/서울시 노원구 :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시골스럽고 저희 어렸을 때 많이 봤던 그런 고향의 느낌, 그런 것 같아요. 소문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조촐하고 그런 것 같아요."]

사저 뒤쪽, 노 전 대통령이 자주 걷던 산책길은 그 길을 따라 걸어보려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윤영원/경북 고령군 : "매년 오거든요. 항상 대통령님, 대통령의 길도 둘러보거든요. 행사 때 다니고 그래서. 올 때마다 많이 사무치고 그렇죠."]

[김한성/부산시 동래구 : "예전에 노 전 대통령이 걸었던 길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추도식에 맞춰 서울에서 출발해 걸어서 봉하마을까지 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함께 봉하 가는 길!"]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22일인 그제 봉하마을에 도착한 국토순례단입니다.

[오흥국/국토대장정 대장 : "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게 취지입니다. 490km 정도 되는데 20~25km를 나눠서 이렇게 순례길을 정했거든요."]

나이도 직업도 지역도 다양하고, 구간별로 짧게도 참가할 수 있다 보니 유모차를 끌고 온 아빠, 정년퇴직한 어르신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참가하게 됐을까요?

[이상우/경북 경산시 : "우리 아기가 사실 안전한 세상 그리고 누구나 권력을 누릴 수 있는 그런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같이 오게 되었습니다."]

[안득환/경남 양산시 : "이주 노동자 인권 노동 단체에 일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바람에 지금도 제도가 개선이 많이 되었어요. 대통령님이 조금 그립죠. 그게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추모객들이 몰려들면서 마을 곳곳 가게들도 분주해졌습니다.

[백승택/마을 빵집 주인 : "아무래도 다른 날보다 방문객도 많을 것 같고 또 10주기다 보니까 마음이 조금 남다르네요."]

[강기혜/농산물 직매장 직원 : "평소 대비 한 3~4배, 그런데 그것도 시간으로 따지면 10배는 넘을 것 같아요."]

천막 한쪽 자원봉사자들도 바빠졌습니다. 무료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는데요.

[이영숙/자원봉사자 : "다른 지역에서 오신 각 봉사단들이 모여서 그제부터 장보고 어제 재료 장만하고 음식 만들고 그러고 있어요."]

[윤혜수/자원봉사자 : "저희가 2천 명 정도 예상했는데 지금 너무 많이 오셔서 4천 명 정도로 지금 또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바람개비를 나눠주고 있는 임경민 씨.

1주기 때 우는 아이를 보고 생각한 게 계기가 돼 어느덧 10년째가 됐습니다.

[임경민/자원봉사자 : "아이들한테 바람개비 한번 만들어주면 좋겠다. 해서 수수깡 바람개비가 딱 생각나더라고요. 노무현이 서민적이니까 수수깡 바람개비는 우리 어렸을 때 많이 갖고 놀았잖아요. 그래서 한번 해줄까 해서..."]

서울에 있지만 주말마다 자원봉사차 이곳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임경민/자원봉사자 :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말이 더불어 사는 게 사람 사는 세상 아닌가요. 제가 아이들과 많이 마주하다 보니까 저도 동심으로 돌아가는 느낌도 들고 저도 즐겁더라고요. 노무현 대통령님 존경하고 좋아도 하지만 제가 즐거워서 하는 것 같아요."]

노 전 대통령과 한마을에서 자란 황봉호 씨를 만났습니다.

[황봉호/마을 주민 : "사법시험 공부하고 할 때 종종 저희하고 같이 휴식 시간에 누워서 저희 동생들 노는 데 와서 담배도 한 대 같이 피웠고……."]

평소 친환경 농법에 관심이 많았던 노 전 대통령이 주민들에게 권했던 친환경 농법의 쌀은 어느덧 브랜드가 됐습니다.

[황봉호/마을 주민 : "대통령께서 직접 웃으면서 '너희가 못하면 내가 직접 오리 키우고 할게. 내가 오리 관리해 줄게.' 할 정도로 웃으면서 '너희 좀 하자.' 그러면서 소득 면에서 그렇게 해야 쌀이 수입됐을 때는 장래가 안 보이니까…."]

10주기를 맞아 아쉬움도 커져간다고 하는데요.

[황봉호/마을 주민 : "10년 세월이 너무 빨라서. 살아 계셨더라면 그분의 해박한 지식이 여러 사람한테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어제 추도식이 엄수됐죠. 추모객들은 어떤 생각들에 잠겼을까요?

[김영순/광주시 북구 : "가슴이 역시 먹먹하고요. 죽은 노무현이 아니라 살아있는 노무현이 우리 마음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 같고요."]

[박수현/울산시 중구 : "더 깨어있는 시민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새로운 노무현이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저마다 나름의 이유로 봉하마을을 찾고 각자의 방식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는 사람들.

봉하마을의 10년은 그런 사람들로 채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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