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예산 부족’…정신질환자 최전선 ‘평균 근속 3년’

입력 2019.05.27 (06:37) 수정 2019.05.27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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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자의 상담과 관리는 평소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정신 질환자의 강력 사건이 벌어지거나 정부 대책이 나올 때마다 업무가 몰리는 곳, 바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입니다.

정신 질환자들을 최전선에서 맡아 관리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강푸른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향희 간호삽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음주 상태인가요?"]

김향희 씨는 하루 십여 차례 정신질환자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김 씨의 전담 환자는 70여 명.

반찬은 있는지, 약은 먹는지 물으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게 돕습니다.

[김향희/광주광역시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자살 시도에 대한 생각이나 이런 것들은 질문을 하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잖아요. 현재 생각이 어떤 상태인지도 확인을 해야..."]

방문 상담이나 예방 교육을 나가야 할 때가 많지만, 차 1대를 갖고 요원 13명이 나눠 써야 합니다.

[이정철/광주광역시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공용 차량이 잘 안 비어 있거든요. 그러면 개인 차량을 쓰기도 하고, 저처럼 차가 없는 사람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저녁 6시부터는 밤새도록 요원 2명이 모든 전화를 받습니다.

["저희가 그 쪽으로 갈께요. 네, 수완 지구대죠?"]

경찰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차를 몰고 흥분한 환자를 설득하러 나가야 합니다.

[성헌규/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 "가스를 집에서 틀어 놓고 라이터를 가지고 저희 센터에 전화를 한 거예요. 설득을 해 가지고 라이터를 내려놓게 하고..."]

이같은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전국에 240여 곳.

7만6천 명이 넘는 정신질환자를 천 2백명 남짓한 요원들이 돌봅니다.

요원들의 74%는 비정규직, 그러다보니 평균 근속 연수가 3년에 불과합니다.

서울 지역의 경우도 안인득 사건 이후로 출동 요청이 4배나 늘었지만, 인력은 그대로입니다.

[주상현/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장 : "야간에 2명이 경찰에 의해서 출동을 나가게 되면 그 이후에 시간은 전화를 받지 못해요. 그러다보니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계속 도움을 못 받게 되고..."]

지난 15일 정부가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언제할 지는 불분명한 상탭니다.

올해 정부의 정신질환 관련 예산은 전체 보건 예산의 1.5%.

주요 OECD 국가의 평균치 5%의 1/3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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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력·예산 부족’…정신질환자 최전선 ‘평균 근속 3년’
    • 입력 2019-05-27 06:37:42
    • 수정2019-05-27 08: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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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렇다면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자의 상담과 관리는 평소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정신 질환자의 강력 사건이 벌어지거나 정부 대책이 나올 때마다 업무가 몰리는 곳, 바로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입니다.

정신 질환자들을 최전선에서 맡아 관리하지만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강푸른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향희 간호삽니다. 안녕하세요. 지금 음주 상태인가요?"]

김향희 씨는 하루 십여 차례 정신질환자들에게 전화를 겁니다.

김 씨의 전담 환자는 70여 명.

반찬은 있는지, 약은 먹는지 물으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게 돕습니다.

[김향희/광주광역시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자살 시도에 대한 생각이나 이런 것들은 질문을 하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잖아요. 현재 생각이 어떤 상태인지도 확인을 해야..."]

방문 상담이나 예방 교육을 나가야 할 때가 많지만, 차 1대를 갖고 요원 13명이 나눠 써야 합니다.

[이정철/광주광역시 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사람들이 많다 보니까 공용 차량이 잘 안 비어 있거든요. 그러면 개인 차량을 쓰기도 하고, 저처럼 차가 없는 사람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저녁 6시부터는 밤새도록 요원 2명이 모든 전화를 받습니다.

["저희가 그 쪽으로 갈께요. 네, 수완 지구대죠?"]

경찰 요청이 들어오면 직접 차를 몰고 흥분한 환자를 설득하러 나가야 합니다.

[성헌규/광주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 "가스를 집에서 틀어 놓고 라이터를 가지고 저희 센터에 전화를 한 거예요. 설득을 해 가지고 라이터를 내려놓게 하고..."]

이같은 정신건강복지센터는 전국에 240여 곳.

7만6천 명이 넘는 정신질환자를 천 2백명 남짓한 요원들이 돌봅니다.

요원들의 74%는 비정규직, 그러다보니 평균 근속 연수가 3년에 불과합니다.

서울 지역의 경우도 안인득 사건 이후로 출동 요청이 4배나 늘었지만, 인력은 그대로입니다.

[주상현/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장 : "야간에 2명이 경찰에 의해서 출동을 나가게 되면 그 이후에 시간은 전화를 받지 못해요. 그러다보니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계속 도움을 못 받게 되고..."]

지난 15일 정부가 인력을 충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언제할 지는 불분명한 상탭니다.

올해 정부의 정신질환 관련 예산은 전체 보건 예산의 1.5%.

주요 OECD 국가의 평균치 5%의 1/3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푸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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