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안 내려고 자진신고?…청소년은 훈방, 업주는 영업정지

입력 2019.05.29 (21:26) 수정 2019.05.2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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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부 미성년자들이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마시고, 술값을 내지 않으려고 경찰에 자진신고했습니다.

​술을 마신 청소년들은 훈방되고, 업주들만 처벌을 받았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술집에 커다란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위조된 신분증으로 술을 마신 미성년자들에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미성년자가 아닌 척 공짜 술을 먹고 나서,신고하는 바람에 업주와 종업원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겁니다.

이 가게는 지난 1 월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한 고등학생 6명에게 술을 팔았습니다.

25만 원어치나 술과 음식을 먹은 고등학생들은 돈을 안내려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며 경찰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명희/술집 업주 : "신분증 확인을 수 차례나 했었던 친구들이고, 그 사건 당일도 왔었을때 신분증을 확인을 하려고 하니까 화를 냈었고, 그날 먹은 음식 금액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던지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훈방조치 됐지만, 업주는 한 달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식당 말고도 근처 술집 열서너 군데가 비슷한 수법으로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마시고 경찰에 자진신고한 청소년들에게는 아무런 제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이 술을 마신 청소년은 제외한 채, 업주만 처벌하도록 돼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 알코올 같은 유해 약물을 팔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를 부여한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처럼 술을 마신 청소년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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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값 안 내려고 자진신고?…청소년은 훈방, 업주는 영업정지
    • 입력 2019-05-29 21:37:11
    • 수정2019-05-29 21: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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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미성년자들이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마시고, 술값을 내지 않으려고 경찰에 자진신고했습니다.

​술을 마신 청소년들은 훈방되고, 업주들만 처벌을 받았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박진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구의 한 술집에 커다란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위조된 신분증으로 술을 마신 미성년자들에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호소하는 내용입니다.

미성년자가 아닌 척 공짜 술을 먹고 나서,신고하는 바람에 업주와 종업원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겁니다.

이 가게는 지난 1 월 위조된 신분증을 제시한 고등학생 6명에게 술을 팔았습니다.

25만 원어치나 술과 음식을 먹은 고등학생들은 돈을 안내려고,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았다며 경찰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이명희/술집 업주 : "신분증 확인을 수 차례나 했었던 친구들이고, 그 사건 당일도 왔었을때 신분증을 확인을 하려고 하니까 화를 냈었고, 그날 먹은 음식 금액이 너무 커서 부담스러웠던지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고등학생들은 훈방조치 됐지만, 업주는 한 달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 식당 말고도 근처 술집 열서너 군데가 비슷한 수법으로 영업정지를 당했습니다.

문제는 위조 신분증으로 술을 마시고 경찰에 자진신고한 청소년들에게는 아무런 제재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현행 청소년 보호법이 술을 마신 청소년은 제외한 채, 업주만 처벌하도록 돼있기 때문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으로서, 어른들이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 알코올 같은 유해 약물을 팔지 말아야 된다는 의무를 부여한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억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미국이나 영국처럼 술을 마신 청소년도 함께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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