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유해발굴 첫 공개…고스란히 남은 전쟁 참상

입력 2019.05.29 (21:43) 수정 2019.05.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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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무장지대에 있는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65년 만에 우리 군이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는데요.

​그 현장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겨우 500m 떨어진 곳.

하늘에서 보면 화살촉을 닮아 '화살머리고지'로 불립니다.

정전 이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 전사자 유해발굴이 한창입니다.

이곳이 바로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입니다.

언덕 위쪽 주황색 선으로 표시된 곳에선 유해와 유품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언덕 아래쪽으로는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앞서 지뢰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 병사의 마지막은 어땠을까?

움푹 파이고 녹슨 철모 안에 있는 뼛조각들.

처참했던 고지전에서 숨을 거둔 병사의 두개골 파편입니다.

65년간 묻혀 있다 모습을 드러낸 이 유해는 국군으로 추정됩니다.

["안에 속옷류나 안쪽에 입는, 착용할 수 있는 단추류들이 아군이 사용했던 겁니다."]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 포탄을 피해 몸을 숨겼던 동굴 진지에서도 그때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국군과 미군, 프랑스군 3백여 명이 이곳에서 전사했습니다.

적군의 수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두 달간 진행된 발굴에서 나온 유해는 320여 점, 유품은 2만 4천 점이 넘습니다.

[강재민/상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DMZ 팀장 : "6·25 (전쟁)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 유품과 유해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고..."]

북한은 아직 공동발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간이 초소를 만들어 우리 군의 발굴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볼 뿐입니다.

그러는 사이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 고지에서 희생된 전쟁 희생자들은 여전히 차가운 땅속에 묻혀 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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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Z 유해발굴 첫 공개…고스란히 남은 전쟁 참상
    • 입력 2019-05-29 21:54:01
    • 수정2019-05-29 22:01:50
    뉴스 9
[앵커]

비무장지대에 있는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65년 만에 우리 군이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있는데요.

​그 현장이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습니다.

윤봄이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겨우 500m 떨어진 곳.

하늘에서 보면 화살촉을 닮아 '화살머리고지'로 불립니다.

정전 이후 처음으로 비무장지대 전사자 유해발굴이 한창입니다.

이곳이 바로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현장입니다.

언덕 위쪽 주황색 선으로 표시된 곳에선 유해와 유품 발굴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언덕 아래쪽으로는 본격적인 발굴 작업에 앞서 지뢰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이 병사의 마지막은 어땠을까?

움푹 파이고 녹슨 철모 안에 있는 뼛조각들.

처참했던 고지전에서 숨을 거둔 병사의 두개골 파편입니다.

65년간 묻혀 있다 모습을 드러낸 이 유해는 국군으로 추정됩니다.

["안에 속옷류나 안쪽에 입는, 착용할 수 있는 단추류들이 아군이 사용했던 겁니다."]

뺏고 뺏기는 치열한 전투에서 비 오듯 쏟아지는 포탄을 피해 몸을 숨겼던 동굴 진지에서도 그때의 참상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국군과 미군, 프랑스군 3백여 명이 이곳에서 전사했습니다.

적군의 수는 헤아릴 수 없습니다.

두 달간 진행된 발굴에서 나온 유해는 320여 점, 유품은 2만 4천 점이 넘습니다.

[강재민/상사/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DMZ 팀장 : "6·25 (전쟁) 당시의 그 모습 그대로, 유품과 유해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랐고..."]

북한은 아직 공동발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간이 초소를 만들어 우리 군의 발굴 작업을 가까이서 지켜볼 뿐입니다.

그러는 사이 군사분계선 너머 북측 고지에서 희생된 전쟁 희생자들은 여전히 차가운 땅속에 묻혀 있습니다.

KBS 뉴스 윤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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