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후 45분 더 운항…‘사고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돼’

입력 2019.05.31 (21:07) 수정 2019.05.3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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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를 낸 크루즈선은 추돌 후에 멈추지 않은 채 45분 가량을 더 운항했습니다.

국내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선장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연히 '배를 멈추고 구조에 나섰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실시간 선박 위치를 추적, 기록하는 민간 웹사이트의 정보를 토대로 사고 5분 전 허블레아니 호와 사고를 낸 '바이킹시긴' 호의 항적을 재구성했습니다.

밤 9시 정각 허블레아니 호는 시속 4노트로 출발지 부두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뒤로 '바이킹 시긴' 호가 비슷한 속도로 뒤따라오더니 2분 뒤인 9시 2분엔 시속 6노트로 속도가 오릅니다.

사고 1분전 '바이킹 시긴'호의 속도는 6.7노트까지 빨라지고 마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결국 허블레아니 호와 충돌합니다.

충돌 이후 바이킹 시긴 호의 속도는 급격히 절반 수준인 시속 3노트로 떨어졌고, 이후 속도는 계속 줄어들지만 운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탑승객이 사고로 물에 빠진 한국인 여행객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지만, 바이킹 시긴호는 45분을 더 운항해 북쪽 부두에 정박했습니다.

이 같은 사고에 대해 국내 유람선 선장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희영/현대크루즈 선장 : "사고가 나서 구조 요청을 받으면은 저희는 IMO 국제협약에 따라서 본인의 임무보다 구조 요청에 적극 협조하게 되어 있어요."]

더구나 충돌 사실을 선장이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현직 크루즈 선장/음성변조 : "옆쪽 부딪혔는데 나 몰랐다고 하는건... 시정도 9km 정도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전방주시를 잘 안 하고 그렇게 안이하게 갔을 가능성이 있는거죠."]

사고 당일의 항적 기록과 전문가들의 증언들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사고를 내고 이른바 '줄행랑'을 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이르게 만듭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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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돌 후 45분 더 운항…‘사고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돼’
    • 입력 2019-05-31 21:10:43
    • 수정2019-05-31 22: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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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고를 낸 크루즈선은 추돌 후에 멈추지 않은 채 45분 가량을 더 운항했습니다.

국내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선장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당연히 '배를 멈추고 구조에 나섰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실시간 선박 위치를 추적, 기록하는 민간 웹사이트의 정보를 토대로 사고 5분 전 허블레아니 호와 사고를 낸 '바이킹시긴' 호의 항적을 재구성했습니다.

밤 9시 정각 허블레아니 호는 시속 4노트로 출발지 부두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뒤로 '바이킹 시긴' 호가 비슷한 속도로 뒤따라오더니 2분 뒤인 9시 2분엔 시속 6노트로 속도가 오릅니다.

사고 1분전 '바이킹 시긴'호의 속도는 6.7노트까지 빨라지고 마르기트 다리 아래에서 결국 허블레아니 호와 충돌합니다.

충돌 이후 바이킹 시긴 호의 속도는 급격히 절반 수준인 시속 3노트로 떨어졌고, 이후 속도는 계속 줄어들지만 운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탑승객이 사고로 물에 빠진 한국인 여행객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나왔지만, 바이킹 시긴호는 45분을 더 운항해 북쪽 부두에 정박했습니다.

이 같은 사고에 대해 국내 유람선 선장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희영/현대크루즈 선장 : "사고가 나서 구조 요청을 받으면은 저희는 IMO 국제협약에 따라서 본인의 임무보다 구조 요청에 적극 협조하게 되어 있어요."]

더구나 충돌 사실을 선장이 몰랐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현직 크루즈 선장/음성변조 : "옆쪽 부딪혔는데 나 몰랐다고 하는건... 시정도 9km 정도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렇게 전방주시를 잘 안 하고 그렇게 안이하게 갔을 가능성이 있는거죠."]

사고 당일의 항적 기록과 전문가들의 증언들은 '바이킹 시긴'호의 선장이 사고를 내고 이른바 '줄행랑'을 친 것이 아니냐는 의심에 이르게 만듭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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