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억 원 짜리 장비…알고 보니 무용지물?

입력 2019.06.04 (07:39) 수정 2019.06.0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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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명이 숨진 부안 어선 전복 사고 당시,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위치 발신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해경이 8시간이 지나서야 출동한 사실을 보도해드렸는데요.

280억 원이나 들인 이 장비, 알고보니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유진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선이 침몰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계세요? 전복된 상태고 선체 위에 올라서 타격 시험, 타격 시험 중."]

지난달 30일,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선장과 선원 등 3명이 숨졌습니다.

[생존 외국인 선원 : "그때 당시는 날씨는 좋았고, 배가 약간 흔들리는 상태에서 갑자기 전복됐어요."]

해경은 두 사고 모두, 현장을 지나던 다른 어선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사고를 알려주는 어선 위치 추적장치, 브이-패스를 보급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전국에 보급한 6만여 대 가운데 고장률이 20퍼센트에 달하는데다, 배가 뒤집혀 물에 잠기게 되면 전원이 꺼지거나, 아예 신호가 차단돼 정작 필요할 때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해경은 브이-패스 보급에 280억 원이나 들였습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물속에서는 보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테나에서 계산했더라도 전파를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국회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마땅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김철민/국회의원/前 국회 농해수위 위원 :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거쳐서 원인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천 14년 천 건이었던 어선 사고는 지난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작동도 안 되는 브이-패스에 의지한 안이한 대처에 인명 피해가 되풀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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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0억 원 짜리 장비…알고 보니 무용지물?
    • 입력 2019-06-04 07:47:31
    • 수정2019-06-04 08: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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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명이 숨진 부안 어선 전복 사고 당시,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위치 발신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해경이 8시간이 지나서야 출동한 사실을 보도해드렸는데요. 280억 원이나 들인 이 장비, 알고보니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유진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어선이 침몰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습니다. ["계세요? 전복된 상태고 선체 위에 올라서 타격 시험, 타격 시험 중."] 지난달 30일,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도 비슷한 사고로 선장과 선원 등 3명이 숨졌습니다. [생존 외국인 선원 : "그때 당시는 날씨는 좋았고, 배가 약간 흔들리는 상태에서 갑자기 전복됐어요."] 해경은 두 사고 모두, 현장을 지나던 다른 어선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사고를 알려주는 어선 위치 추적장치, 브이-패스를 보급했지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전국에 보급한 6만여 대 가운데 고장률이 20퍼센트에 달하는데다, 배가 뒤집혀 물에 잠기게 되면 전원이 꺼지거나, 아예 신호가 차단돼 정작 필요할 때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해경은 브이-패스 보급에 280억 원이나 들였습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음성변조 : "물속에서는 보낼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테나에서 계산했더라도 전파를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국회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마땅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김철민/국회의원/前 국회 농해수위 위원 :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대대적인 전수조사를 거쳐서 원인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천 14년 천 건이었던 어선 사고는 지난해 두 배로 늘었습니다. 작동도 안 되는 브이-패스에 의지한 안이한 대처에 인명 피해가 되풀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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