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탈 때까지’…종합병원 ‘태움’에 ‘공짜 노동’까지

입력 2019.06.24 (18:13) 수정 2019.06.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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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입 간호사들을 괴롭혀 하얗게 재로 만든다는, '태움' 악습.

이 태움이 병원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당국의 근로 감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주원인은 과중한 업무 때문인데, 조사 대상 모든 병원이 간호사에게 야근 수당 등을 주지 않고 공짜 노동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업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차리겠다"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던 박선욱 간호사는 지난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박 간호사) 동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지 못해서 다녀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거의 대다수가 다…. 다들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경찰은 가혹 행위를 밝히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박 간호사가 중환자실에서 적절한 교육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우울감이 증가했다"며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실제 정부가 종합병원 4곳을 조사한 결과, '태움' 사례가 10여 건 확인됐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선배가 꼬집거나 등을 때렸고, 폭언했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 :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은 계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도 여전했습니다.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 인수인계 등 업무 특성상, 정해진 근무 시간을 넘기기 일쑵니다.

하지만 11개 종합병원에선 연장 근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체불임금은 63억 원에 달했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대형 병원들조차도 인력이 부족하고, 시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것들이 일종의 '태움'이다…."]

정부는 또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병원도 적발됐다며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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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얗게 탈 때까지’…종합병원 ‘태움’에 ‘공짜 노동’까지
    • 입력 2019-06-24 18:17:05
    • 수정2019-06-24 18: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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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입 간호사들을 괴롭혀 하얗게 재로 만든다는, '태움' 악습.

이 태움이 병원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 당국의 근로 감독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주원인은 과중한 업무 때문인데, 조사 대상 모든 병원이 간호사에게 야근 수당 등을 주지 않고 공짜 노동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박대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업무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스트레스로 정신을 못차리겠다"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던 박선욱 간호사는 지난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박 간호사) 동기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죽지 못해서 다녀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거의 대다수가 다…. 다들 우는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경찰은 가혹 행위를 밝히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박 간호사가 중환자실에서 적절한 교육 없이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우울감이 증가했다"며 산업재해를 인정했습니다.

실제 정부가 종합병원 4곳을 조사한 결과, '태움' 사례가 10여 건 확인됐습니다.

신입 간호사가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선배가 꼬집거나 등을 때렸고, 폭언했습니다.

환자들 앞에서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권기섭/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 :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 등은 계속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태움'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는 간호사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도 여전했습니다.

간호사들은 환자 상태 인수인계 등 업무 특성상, 정해진 근무 시간을 넘기기 일쑵니다.

하지만 11개 종합병원에선 연장 근로 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체불임금은 63억 원에 달했습니다.

[김윤주/고 박선욱 간호사 이모 : "대형 병원들조차도 인력이 부족하고, 시달리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것들이 일종의 '태움'이다…."]

정부는 또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거나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병원도 적발됐다며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박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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