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판문점 만남…‘깜짝 회담’ 배경과 의미는?

입력 2019.06.30 (21:14) 수정 2019.06.3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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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상치 못했던 깜짝 회담이었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통일외교부 김경진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정말 예상치 못했던 회담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깜짝 회담을 제안한 걸까요?

[기자]

현재 미국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북미 간 깜짝 만남을 통해 미국 내 여론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그동안 외교적 성과로 강조해왔던 북핵 문제를 대선 가도에 '호재'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 내용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전언을 듣고 김 위원장이 이 깜짝 제안에 화답할 거란 자신감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판문점을 회담 장소로 밀어붙일 정도로 북한 땅을 처음 밟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급작스런 제안을 왜 받아들였을까요?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하노이 결렬 이후에 대화 시한을 연말로 못 박고 배수진을 친 상태였는데, 대화의 모멘텀을 찾을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한 겁니다.

자신의 체면을 살리면서 대화를 재개할 놓치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그동안 북미 협상에서 톱 다운 방식, 즉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전격적인 톱 다운 회동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또 김 위원장은 국내 매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도 대대적으로 공개했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판문점까지 왔다는 걸 내세워서 내부 선전에 활용하고, 내부에 있는 북미 회담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도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면 인사만 짧게 한다고 했는데 회담은 거의 한 시간이 되었어요.

왜 이렇게 길어진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트위터나 이후 발언들을 보면 애초엔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 간단한 만남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남을 위해 북미 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좀 더 실질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시간이 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향후 북미 협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같은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할 필요성 있어서 논의가 길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꽉 막혔던 논의가 물꼬를 튼 건 사실입니다.

새로 꾸려진 실무협상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재량권도 커졌기 때문에,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하노이 결렬 때 드러났듯이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실무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빠르면 9월에도 북미 정상 회담이 가능하겠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올해 안 만남을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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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미 판문점 만남…‘깜짝 회담’ 배경과 의미는?
    • 입력 2019-06-30 21:18:36
    • 수정2019-06-30 22: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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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예상치 못했던 깜짝 회담이었지만,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통일외교부 김경진 기자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정말 예상치 못했던 회담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깜짝 회담을 제안한 걸까요?

[기자]

현재 미국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열기가 뜨겁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북미 간 깜짝 만남을 통해 미국 내 여론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집중시키고, 그동안 외교적 성과로 강조해왔던 북핵 문제를 대선 가도에 '호재'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 내용과, 중국 시진핑 주석의 전언을 듣고 김 위원장이 이 깜짝 제안에 화답할 거란 자신감도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 정상회담 때도 판문점을 회담 장소로 밀어붙일 정도로 북한 땅을 처음 밟는 미국 대통령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기 때문에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급작스런 제안을 왜 받아들였을까요?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하노이 결렬 이후에 대화 시한을 연말로 못 박고 배수진을 친 상태였는데, 대화의 모멘텀을 찾을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트럼프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한 겁니다.

자신의 체면을 살리면서 대화를 재개할 놓치기 힘든 기회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또 그동안 북미 협상에서 톱 다운 방식, 즉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전격적인 톱 다운 회동을 거부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또 김 위원장은 국내 매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도 대대적으로 공개했는데요.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기 위해 판문점까지 왔다는 걸 내세워서 내부 선전에 활용하고, 내부에 있는 북미 회담에 대한 회의적 분위기도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나면 인사만 짧게 한다고 했는데 회담은 거의 한 시간이 되었어요.

왜 이렇게 길어진 겁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트위터나 이후 발언들을 보면 애초엔 악수하고 사진을 찍는 등 간단한 만남을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만남을 위해 북미 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좀 더 실질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시간이 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향후 북미 협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실무협상 재개 시점과 같은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할 필요성 있어서 논의가 길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꽉 막혔던 논의가 물꼬를 튼 건 사실입니다.

새로 꾸려진 실무협상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하면서 재량권도 커졌기 때문에, 논의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러나 하노이 결렬 때 드러났듯이 북미 간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접점을 찾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실무 협상에 진전이 있으면 빠르면 9월에도 북미 정상 회담이 가능하겠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면 올해 안 만남을 장담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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