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홍콩 시위 새 국면

입력 2019.07.03 (20:35) 수정 2019.07.0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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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하경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오늘도 사진 한 장 먼저 보시겠습니다.

지난 1일에 홍콩 시위대가 우리 의회격인 홍콩 입법의회를 점거했을 때 찍힌 사진인데요.

홍콩 행정부 상징 위에 영국 식민지시절 국기를 덮어 씌우고 있습니다.

자, 이걸 중국 정부가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오늘의 키워드는 <홍콩 시위 새 국면> 입니다.

[앵커]

아까 사진은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통치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일국 양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기자]

네, 처음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했는데, 점점 '반중국 시위'로 흘러가는 모양새죠?

자, 이번엔 다른 사진을 좀 볼텐데요.

이건,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가 인터넷에 공개한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면, 무장한 인민해방군이 보이는데요.

장소가 어디냐면, 홍콩 섬 바로 앞바다입니다.

작전 지점에 투입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뱃머리에 무장한 군인들이 도열해 있어서, 마치 배가 홍콩섬으로 돌진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 부대가 육해공 합동 긴급 대응 훈련을 했다는 건데요.

훈련을 한 건 지난달 26일이었는데, 이걸 공개한 시점은 홍콩 입법회 점거 시위 직후인 어제였습니다.

시점이 미묘하죠?

[앵커]

여기서 더 나가면, 중국 군대가 개입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시위대한테 보낸 건가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사태가 악화되면 '사회 안정 유지'를 명분 삼아서, 무력 사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입니다.

홍콩은 1997년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특별행정구역으로 인정을 받았죠.

홍콩 헌법 격인 기본법에 따라서, 홍콩 경찰이 치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스스로 사회 안정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이걸 명분 삼아서 인민해방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앵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구요?

[기자]

네, 시위대 향해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홍콩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면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논평에서, "시위대의 폭력행위가 홍콩의 법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렇게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위대는 "우산혁명 때보다 더 큰 처벌을 받을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방 국가들 향해선, 중국에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의 통제에 반대한 시위가 오히려 통제 강화의 빌미를 준 셈이 됐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과잉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캐리람 행정장관은 반격에 나섰습니다.

캐리람 장관은 앞서 열렸던 대규모 시위에 굴복해서, 범죄인 인도법 개정 추진 중단을 약속했었죠.

또 두 번이나 시민들에게 사과도 했었는데요.

입법의회 점거 사건 직후에는 '새벽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시위대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에 대응하는데 자제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왜 캐리람 행정장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시위대가 입법회 점거하는 걸, 왜 막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입법회 앞에서 막다가 밤 9시쯤에 철수했었거든요.

그 사이 시위대가 진입했는데 이게, 일부러 길을 터 준 거 아니냐는 겁니다.

강경 시위대가 여론의 비난을 받도록 한 전략 같다는 거죠.

들어보겠습니다.

[래이척 얀/전 홍콩 민주당 의원 : "정부의 함정이었습니다. 시위자들이 입법회에 들어가게 해서 이미지를 망가뜨리려고 유도한 것입니다."]

홍콩 경찰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전략적 차원의 '후퇴'가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홍콩과 중국 정부가 반격의 기회를 잡은 건, 확실해 보입니다.

자, 그런데, 혹시 그런 생각은 안 드십니까?

중국 정부가 이번 시위에 특히 민감한 이유가 혹시 더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이번 시위로 예상치 못한 반대급부를 누린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타이완 총통, '차이잉원' 입니다.

내년 대선 앞두고 최근에 지지율이 급반등 한 건데요.

차이잉원 총통은 대표적인 '탈 중국파'거든요.

이번 시위로 '1국 양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게 한몫을 한 겁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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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홍콩 시위 새 국면
    • 입력 2019-07-03 20:31:32
    • 수정2019-07-03 20:58:30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이하경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오늘도 사진 한 장 먼저 보시겠습니다.

지난 1일에 홍콩 시위대가 우리 의회격인 홍콩 입법의회를 점거했을 때 찍힌 사진인데요.

홍콩 행정부 상징 위에 영국 식민지시절 국기를 덮어 씌우고 있습니다.

자, 이걸 중국 정부가 과연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오늘의 키워드는 <홍콩 시위 새 국면> 입니다.

[앵커]

아까 사진은 중국 정부의 강압적인 통치를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중국 정부가 홍콩의 '일국 양제'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기자]

네, 처음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로 시작했는데, 점점 '반중국 시위'로 흘러가는 모양새죠?

자, 이번엔 다른 사진을 좀 볼텐데요.

이건,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가 인터넷에 공개한 사진입니다.

사진을 보면, 무장한 인민해방군이 보이는데요.

장소가 어디냐면, 홍콩 섬 바로 앞바다입니다.

작전 지점에 투입하는 훈련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뱃머리에 무장한 군인들이 도열해 있어서, 마치 배가 홍콩섬으로 돌진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홍콩에 주둔하는 인민해방군 부대가 육해공 합동 긴급 대응 훈련을 했다는 건데요.

훈련을 한 건 지난달 26일이었는데, 이걸 공개한 시점은 홍콩 입법회 점거 시위 직후인 어제였습니다.

시점이 미묘하죠?

[앵커]

여기서 더 나가면, 중국 군대가 개입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시위대한테 보낸 건가요?

[기자]

네, 그렇게 볼 수 있겠죠.

사태가 악화되면 '사회 안정 유지'를 명분 삼아서, 무력 사용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입니다.

홍콩은 1997년에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특별행정구역으로 인정을 받았죠.

홍콩 헌법 격인 기본법에 따라서, 홍콩 경찰이 치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홍콩 스스로 사회 안정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이걸 명분 삼아서 인민해방군 병력을 투입하는 것도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앵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구요?

[기자]

네, 시위대 향해서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홍콩 시위의 폭력성을 부각하면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특히,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논평에서, "시위대의 폭력행위가 홍콩의 법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렇게 맹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시위대는 "우산혁명 때보다 더 큰 처벌을 받을 것" 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서방 국가들 향해선, 중국에 '이중잣대'를 들이댄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의 통제에 반대한 시위가 오히려 통제 강화의 빌미를 준 셈이 됐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과잉진압으로 수세에 몰렸던 캐리람 행정장관은 반격에 나섰습니다.

캐리람 장관은 앞서 열렸던 대규모 시위에 굴복해서, 범죄인 인도법 개정 추진 중단을 약속했었죠.

또 두 번이나 시민들에게 사과도 했었는데요.

입법의회 점거 사건 직후에는 '새벽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시위대를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캐리 람/홍콩 행정장관 : "경찰은 시위대의 폭력에 대응하는데 자제력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왜 캐리람 행정장관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시위대가 입법회 점거하는 걸, 왜 막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합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를 입법회 앞에서 막다가 밤 9시쯤에 철수했었거든요.

그 사이 시위대가 진입했는데 이게, 일부러 길을 터 준 거 아니냐는 겁니다.

강경 시위대가 여론의 비난을 받도록 한 전략 같다는 거죠.

들어보겠습니다.

[래이척 얀/전 홍콩 민주당 의원 : "정부의 함정이었습니다. 시위자들이 입법회에 들어가게 해서 이미지를 망가뜨리려고 유도한 것입니다."]

홍콩 경찰은 이런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전략적 차원의 '후퇴'가 필요했다고 했습니다.

의도가 무엇이었든, 홍콩과 중국 정부가 반격의 기회를 잡은 건, 확실해 보입니다.

자, 그런데, 혹시 그런 생각은 안 드십니까?

중국 정부가 이번 시위에 특히 민감한 이유가 혹시 더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겁니다.

이번 시위로 예상치 못한 반대급부를 누린 사람이 있는데요.

바로 타이완 총통, '차이잉원' 입니다.

내년 대선 앞두고 최근에 지지율이 급반등 한 건데요.

차이잉원 총통은 대표적인 '탈 중국파'거든요.

이번 시위로 '1국 양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게 한몫을 한 겁니다.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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