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 인사이드] 여름 휴갓길 ‘터널 사고’ 주의

입력 2019.07.14 (07:09) 수정 2019.07.1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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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이제 여름휴가 계획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휴가지까지 차를 몰고가다보면 터널길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터널에서는 바깥보다 사고가 날 경우 피할 곳도 없어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요.

터널길에서 왜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지, 또 사고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차량.

엉키고 뒤집혀 부서진 차들에 불에 타버려 뼈대만 남은 차량까지.

모두 터널 안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모습들입니다.

[강용수/운전자 : "갑자기 터널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밝기가 확 바뀌면서 시야가 변화되는 것들 때문에 위험한 적이 있죠."]

[박치정/운전자 : "터널 들어갈 때 나올 때, 갑자기 화면이 사라지는 그런 현상은 몇 번씩 겪었습니다. 식은땀 나고 ‘아 이러다가 사고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터널 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유형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추돌 사고입니다.

그리고 단독으로 미끄러지거나 뒤집어지는 전복 사고도 자주 일어나는데요.

또, 사고 발생 뒤 이어지는 화재 등 이차적으로 일어나는 사고도 빈번합니다.

최근 3년간 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인 치사율은 터널 사고의 경우 8%로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인 6%보다 높습니다.

실제 도로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험을 해 그 원인을 알아봤습니다.

특수카메라를 이용해 터널 안으로 들어갔을 때 눈의 동공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외부에 있을 때 보다 동공이 커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박세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 "일반적으로 터널에 들어갈 때 갑자기 어두워지는 블랙홀, 그리고 터널에서 나올 때 밝아지는 화이트홀 현상 때문에 거리감을 상실하기 쉽게 됩니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 눈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커지게 됩니다. 몇 초 동안 시야가 가려지게 되는데요, 그 순간 사고 발생 위험이 가장 높게 됩니다."]

이런 동공 변화로 운전자는 안전거리가 확보 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앞차와 더 가깝게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야에 혼란이 오면 속도감이 떨어지면서 브레이크도 제대로 밟지 못하고 사고를 내는 겁니다.

터널 앞에서와 안으로 들어갔을 때 뇌파 변화는 더 뚜렷합니다.

일반 도로에선 안정적이던 뇌파가 터널에 들어서자 요동칩니다.

긴장하거나 흥분할 때 보이는 반응입니다.

[박세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 "좁고 어두운 곳에서 운전을 하므로 무의식적으로 긴장을 하게 됩니다. 특히 초보운전이거나 고령 운전자와 같이 운전이 서툰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순간에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사고 차량을 피해 가려다가 터널 벽에 부딪히거나 뒤따르던 차량이 또다시 추돌하는 2차 사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큽니다.

최근 3년간 전국 터널 교통사고 가운데 열네 건의 2차 사고가 발생해 아홉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성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터널은 일반도로와 다르게 갓길이라던가, 대피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고요. 터널 내부에 진입하는 운전자들이 터널효과로 인해서 과속하게 되고요. 전방 사고를 발견하지 못해서 2차 사고가 발생 할 수 있는 위험이 상당히 큽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터널 안에서는 차선을 바꾸지 말고, 제한 최고 속도보다 시속 10km 정도로 낮춰 운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선글라스는 반드시 벗고 터널 진입 시 전조등을 켭니다.

[박근영/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안전교육부 : "가벼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차량을 비상 주차대로 옮겨서 다른 차량 주는 통행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고요. 차를 두고 대피하실 때는 엔진을 끄고 열쇠는 두고 탈출하셔야 후에 사고처리나 화재진압 시에 차량 이동이 필요한 경우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해집니다."]

터널 내부에 50미터 간격으로 있는 긴급전화를 이용하거나 상황에 따라 피난 연결통로를 통해 반대편 터널로 대피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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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안전 인사이드] 여름 휴갓길 ‘터널 사고’ 주의
    • 입력 2019-07-14 07:20:05
    • 수정2019-07-14 07:25:30
    KBS 재난방송센터
[앵커]

날씨가 더워지면서 이제 여름휴가 계획하시는 분들 많을텐데요.

휴가지까지 차를 몰고가다보면 터널길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터널에서는 바깥보다 사고가 날 경우 피할 곳도 없어 치명적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요.

터널길에서 왜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지, 또 사고시에는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알려드립니다.

[리포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망가진 차량.

엉키고 뒤집혀 부서진 차들에 불에 타버려 뼈대만 남은 차량까지.

모두 터널 안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모습들입니다.

[강용수/운전자 : "갑자기 터널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밝기가 확 바뀌면서 시야가 변화되는 것들 때문에 위험한 적이 있죠."]

[박치정/운전자 : "터널 들어갈 때 나올 때, 갑자기 화면이 사라지는 그런 현상은 몇 번씩 겪었습니다. 식은땀 나고 ‘아 이러다가 사고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터널 안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고 유형은 뒤에서 갑자기 들이받는 추돌 사고입니다.

그리고 단독으로 미끄러지거나 뒤집어지는 전복 사고도 자주 일어나는데요.

또, 사고 발생 뒤 이어지는 화재 등 이차적으로 일어나는 사고도 빈번합니다.

최근 3년간 사고 100건당 사망자수인 치사율은 터널 사고의 경우 8%로 고속도로 사고 치사율인 6%보다 높습니다.

실제 도로 상황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험을 해 그 원인을 알아봤습니다.

특수카메라를 이용해 터널 안으로 들어갔을 때 눈의 동공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외부에 있을 때 보다 동공이 커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박세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 "일반적으로 터널에 들어갈 때 갑자기 어두워지는 블랙홀, 그리고 터널에서 나올 때 밝아지는 화이트홀 현상 때문에 거리감을 상실하기 쉽게 됩니다.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게 되면 눈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위해 동공이 커지게 됩니다. 몇 초 동안 시야가 가려지게 되는데요, 그 순간 사고 발생 위험이 가장 높게 됩니다."]

이런 동공 변화로 운전자는 안전거리가 확보 됐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앞차와 더 가깝게 붙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시야에 혼란이 오면 속도감이 떨어지면서 브레이크도 제대로 밟지 못하고 사고를 내는 겁니다.

터널 앞에서와 안으로 들어갔을 때 뇌파 변화는 더 뚜렷합니다.

일반 도로에선 안정적이던 뇌파가 터널에 들어서자 요동칩니다.

긴장하거나 흥분할 때 보이는 반응입니다.

[박세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박사 : "좁고 어두운 곳에서 운전을 하므로 무의식적으로 긴장을 하게 됩니다. 특히 초보운전이거나 고령 운전자와 같이 운전이 서툰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순간에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사고 차량을 피해 가려다가 터널 벽에 부딪히거나 뒤따르던 차량이 또다시 추돌하는 2차 사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큽니다.

최근 3년간 전국 터널 교통사고 가운데 열네 건의 2차 사고가 발생해 아홉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성렬/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터널은 일반도로와 다르게 갓길이라던가, 대피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고요. 터널 내부에 진입하는 운전자들이 터널효과로 인해서 과속하게 되고요. 전방 사고를 발견하지 못해서 2차 사고가 발생 할 수 있는 위험이 상당히 큽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터널 안에서는 차선을 바꾸지 말고, 제한 최고 속도보다 시속 10km 정도로 낮춰 운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선글라스는 반드시 벗고 터널 진입 시 전조등을 켭니다.

[박근영/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 안전교육부 : "가벼운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차량을 비상 주차대로 옮겨서 다른 차량 주는 통행 불편을 최소화해야 하고요. 차를 두고 대피하실 때는 엔진을 끄고 열쇠는 두고 탈출하셔야 후에 사고처리나 화재진압 시에 차량 이동이 필요한 경우에 신속한 조치가 가능해집니다."]

터널 내부에 50미터 간격으로 있는 긴급전화를 이용하거나 상황에 따라 피난 연결통로를 통해 반대편 터널로 대피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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