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군인 죽음 내몬 동기 가혹행위…“지휘관은 화해만 종용”

입력 2019.07.23 (19:28) 수정 2019.07.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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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는 통상 선임병이 후임병을 상대로 벌어져 왔는데요

요즘은 동기들간에도 학대와 괴롭힘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기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가혹행위를 당해 왔던 육군 병사 1 명이 얼마 전 휴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0 대 가장 A 씨는 요즘,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대학생이던 외아들이 19 살,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군대에 보낸지 1 년여 만입니다.

동기들의 온갖 폭언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 월, 청원휴가를 나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동기생들의 집단 괴롭힘은 지난해 9 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말을 제대로 못한다, 축구를 하다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온갖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가해자 이 모 상병 등 3 명은 피해자와 동기생이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며 막내라 불렀고 온갖 궂은 일과 잔심부름을 도맡아 시켰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다른 애들은 (아들보다) 전부다 두 세 살 많은 거예요. 남자들은 학교 다닐 때에도 두 명, 세 명만 있어도 서열을 정하는데, 나이 많고 적으면 형, 동생으로 취급 받는 거잖아요."]

피해 병사는 지난 5월 중순 지휘관에게 고충을 토로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가해자들과 형식적인 화해만 종용했을 뿐,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군 수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와의 즉각적인 분리 조치, 또 전문가에 의한 상담 및 진료가 가장 급선무였는데, 이런한 조치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결국 피해 병사는 불안 증세로 청원 휴가를 나왔고, 이틀 뒤 가해 병사로부터 화해를 종용하는 듯한 전화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아빠가 군대를 열여덟살에 보내가지고 애가 저렇게 된 것 같아가지고... 아무 삶에 의욕이 없어요. 세상이 싫어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싫고..."]

군 검찰은 가해병사인 이 모 상병 등 3 명을 모욕죄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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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살 군인 죽음 내몬 동기 가혹행위…“지휘관은 화해만 종용”
    • 입력 2019-07-23 19:37:31
    • 수정2019-07-23 19:56:46
    뉴스 7
[앵커]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는 통상 선임병이 후임병을 상대로 벌어져 왔는데요

요즘은 동기들간에도 학대와 괴롭힘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기생들로부터 집단 따돌림과 가혹행위를 당해 왔던 육군 병사 1 명이 얼마 전 휴가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50 대 가장 A 씨는 요즘, 삶의 의욕을 잃었습니다.

대학생이던 외아들이 19 살,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입니다.

군대에 보낸지 1 년여 만입니다.

동기들의 온갖 폭언과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5 월, 청원휴가를 나와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동기생들의 집단 괴롭힘은 지난해 9 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말을 제대로 못한다, 축구를 하다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온갖 폭언과 폭행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가해자 이 모 상병 등 3 명은 피해자와 동기생이었지만, 나이가 어리다며 막내라 불렀고 온갖 궂은 일과 잔심부름을 도맡아 시켰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다른 애들은 (아들보다) 전부다 두 세 살 많은 거예요. 남자들은 학교 다닐 때에도 두 명, 세 명만 있어도 서열을 정하는데, 나이 많고 적으면 형, 동생으로 취급 받는 거잖아요."]

피해 병사는 지난 5월 중순 지휘관에게 고충을 토로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가해자들과 형식적인 화해만 종용했을 뿐,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군 수사 관계자/음성변조 : "가해자와의 즉각적인 분리 조치, 또 전문가에 의한 상담 및 진료가 가장 급선무였는데, 이런한 조치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결국 피해 병사는 불안 증세로 청원 휴가를 나왔고, 이틀 뒤 가해 병사로부터 화해를 종용하는 듯한 전화를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피해자 아버지/음성변조 : "아빠가 군대를 열여덟살에 보내가지고 애가 저렇게 된 것 같아가지고... 아무 삶에 의욕이 없어요. 세상이 싫어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도 싫고..."]

군 검찰은 가해병사인 이 모 상병 등 3 명을 모욕죄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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