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에 전차궤도까지…‘폐기물 산’ 곳곳 속출

입력 2019.07.24 (06:43) 수정 2019.07.2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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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방치된 폐기물을 올해 안에 모두 치우겠다는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쓰레기 산'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타이어부터 전차 궤도까지 종류도 다양한데, 업자들이 처리 비용만 받고 폐기물을 방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옆 공터에 새까만 폐기물 더미가 보입니다.

자동차에 쓰였던 폐타이어들입니다.

당국의 허가 없이 타이어 절단 작업을 한 흔적도 발견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다 잘라가지고 이건 이제 공장에 싣고 들어가야 해요. 여기서 원래 작업은 못 하게 돼 있거든요."]

근처 밭 한가운데에는 군부대에서 나온 전차 궤도까지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모두 한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최소 2년 넘게 방치한 쓰레기들입니다.

[폐기물처리업체 대표/음성변조 : "잠깐 놔뒀다가... 그동안 엄청나게 줄고 있는 중이고, 한두 달 내로 거의 정리가 다 될 거예요."]

하지만 정부 폐기물 관리 시스템상에는 이 쓰레기들이 이미 2년 전에 처리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처리 능력을 넘는 폐기물을 일단 받아온 뒤 허위로 보고하고 돈만 챙긴 겁니다.

[과거 폐기물 운반 기사/음성변조 : "4천몇백만 원어치를 돈 받고 차 몇 대로 실어왔어요. 자기는 처리를 못 하니까 처박아 두고."]

자치단체가 처분 명령을 내리면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끌었습니다.

[영천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는 (업체)허가 취소 처분이 돼 있고, 그에 따른 상대방 쪽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런 폐기물 불법 투기는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처리업자가 돈만 되는 것만 처리하고 20년 동안 방치한 결과 거대한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처리는 계속 지연됐고, 결국, 세금 50억 원을 들여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송귀득/의정부시 자원순환과 팀장 : "폐기물 처리업자가 이미 본인의 재산을 다 도피시켜 놓은 처지라서 구상권 청구는 하겠지만, 실제로 그것을 받아낼 수 있는 지는 의문을 저희도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목표로 한 폐기물 처리 규모는 올해 120만 톤. 4분의 1도 채 못 치운 상황에서 새로운 '쓰레기 산'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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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어에 전차궤도까지…‘폐기물 산’ 곳곳 속출
    • 입력 2019-07-24 06:43:48
    • 수정2019-07-24 08:19:13
    뉴스광장 1부
[앵커]

전국에 방치된 폐기물을 올해 안에 모두 치우겠다는 정부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새로운 '쓰레기 산'이 계속 생기고 있습니다.

타이어부터 전차 궤도까지 종류도 다양한데, 업자들이 처리 비용만 받고 폐기물을 방치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 옆 공터에 새까만 폐기물 더미가 보입니다.

자동차에 쓰였던 폐타이어들입니다.

당국의 허가 없이 타이어 절단 작업을 한 흔적도 발견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다 잘라가지고 이건 이제 공장에 싣고 들어가야 해요. 여기서 원래 작업은 못 하게 돼 있거든요."]

근처 밭 한가운데에는 군부대에서 나온 전차 궤도까지 무더기로 쌓여 있습니다.

모두 한 폐기물 처리 업체에서 최소 2년 넘게 방치한 쓰레기들입니다.

[폐기물처리업체 대표/음성변조 : "잠깐 놔뒀다가... 그동안 엄청나게 줄고 있는 중이고, 한두 달 내로 거의 정리가 다 될 거예요."]

하지만 정부 폐기물 관리 시스템상에는 이 쓰레기들이 이미 2년 전에 처리된 것으로 돼 있습니다.

처리 능력을 넘는 폐기물을 일단 받아온 뒤 허위로 보고하고 돈만 챙긴 겁니다.

[과거 폐기물 운반 기사/음성변조 : "4천몇백만 원어치를 돈 받고 차 몇 대로 실어왔어요. 자기는 처리를 못 하니까 처박아 두고."]

자치단체가 처분 명령을 내리면 소송을 통해 시간을 끌었습니다.

[영천시청 관계자/음성변조 : "현재는 (업체)허가 취소 처분이 돼 있고, 그에 따른 상대방 쪽에서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이런 폐기물 불법 투기는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처리업자가 돈만 되는 것만 처리하고 20년 동안 방치한 결과 거대한 쓰레기 산이 만들어졌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처리는 계속 지연됐고, 결국, 세금 50억 원을 들여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송귀득/의정부시 자원순환과 팀장 : "폐기물 처리업자가 이미 본인의 재산을 다 도피시켜 놓은 처지라서 구상권 청구는 하겠지만, 실제로 그것을 받아낼 수 있는 지는 의문을 저희도 갖고 있습니다."]

정부가 목표로 한 폐기물 처리 규모는 올해 120만 톤. 4분의 1도 채 못 치운 상황에서 새로운 '쓰레기 산'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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