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심의에도 계속되는 조선사 ‘갑질’…‘슈퍼 갑’ 앞두고 속타는 피해 업체

입력 2019.07.29 (21:30) 수정 2019.07.2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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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세계조선업계 1, 2위 업체의 합병이죠.

세계적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심각한 그늘이 있습니다.

두 거대 조선사의 이른바 '갑질'로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의 보상 요구는 사실상 무시되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때 200여 명이 일했던 공장.

현대중공업에 배전반을 20년 넘게 납품했던 업체입니다.

4년 전 800억 원대 물량을 발주할 거라는 말에 300억 원을 들여 새 공장을 세웠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제 물량에 결국 가동을 멈췄습니다.

[이원태/현대중공업 전 협력업체 대표 : "물량을 1년에 350억(원어치)밖에 못 받으니까 유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장 문을 닫게 됐습니다."]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올해 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추진 소식까지 알려지자 결국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원태/현대중공업 전 협력업체 대표 : "(합병에 비해) 하청 벤더업체의 불공정 거래는 비교할 수 없는 그런 이슈라서 저희는 쓰나미에 실려 가는 돛단배처럼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해서 이 텐트를 쳤습니다."]

천막을 친 지 반년이 다 돼가는 사이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더 늘었습니다.

일부 업체가 임금이 밀려 작업을 중단하자 두 곳은 계약이 바로 해지됐고, 나머지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작업에 복귀했습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상생 자금이라는 걸 만들어서 협력업체에 대출을 해 주고 임금을 주라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은 공정위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합병이 성사되면 기존의 대화 상대는 사라지고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질 거라는 게 피해 업체들의 걱정입니다.

[윤범석/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 : "수만 명의 임금 체불로 이어진 비뚤어진 조선 산업의 문제점을 뒤로하고, 기업결합 심사에만 집중하는 것을 국민들은 지켜만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경고하는 바이다."]

공정위의 두 조선사에 대한 합병 심사는 시작된 가운데 제재 심의는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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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재 심의에도 계속되는 조선사 ‘갑질’…‘슈퍼 갑’ 앞두고 속타는 피해 업체
    • 입력 2019-07-29 21:32:50
    • 수정2019-07-29 21:50:24
    뉴스 9
[앵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세계조선업계 1, 2위 업체의 합병이죠.

세계적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심각한 그늘이 있습니다.

두 거대 조선사의 이른바 '갑질'로 피해를 입은 협력업체의 보상 요구는 사실상 무시되고 있습니다.

최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때 200여 명이 일했던 공장.

현대중공업에 배전반을 20년 넘게 납품했던 업체입니다.

4년 전 800억 원대 물량을 발주할 거라는 말에 300억 원을 들여 새 공장을 세웠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제 물량에 결국 가동을 멈췄습니다.

[이원태/현대중공업 전 협력업체 대표 : "물량을 1년에 350억(원어치)밖에 못 받으니까 유지를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공장 문을 닫게 됐습니다."]

아무리 피해를 호소해도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올해 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추진 소식까지 알려지자 결국 거리로 나왔습니다.

[이원태/현대중공업 전 협력업체 대표 : "(합병에 비해) 하청 벤더업체의 불공정 거래는 비교할 수 없는 그런 이슈라서 저희는 쓰나미에 실려 가는 돛단배처럼 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해서 이 텐트를 쳤습니다."]

천막을 친 지 반년이 다 돼가는 사이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는 더 늘었습니다.

일부 업체가 임금이 밀려 작업을 중단하자 두 곳은 계약이 바로 해지됐고, 나머지 업체들은 어쩔 수 없이 작업에 복귀했습니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대표/음성변조 : "상생 자금이라는 걸 만들어서 협력업체에 대출을 해 주고 임금을 주라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은 공정위로부터 100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보상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합병이 성사되면 기존의 대화 상대는 사라지고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질 거라는 게 피해 업체들의 걱정입니다.

[윤범석/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대표 : "수만 명의 임금 체불로 이어진 비뚤어진 조선 산업의 문제점을 뒤로하고, 기업결합 심사에만 집중하는 것을 국민들은 지켜만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강력히 경고하는 바이다."]

공정위의 두 조선사에 대한 합병 심사는 시작된 가운데 제재 심의는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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