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잘알’ 음주운전자의 ‘상승기’ 주장…법조인 잇단 유죄

입력 2019.08.08 (06:43) 수정 2019.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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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판사나 변호사처럼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는 이른바 '상승기 구간'에 음주 측정이 됐다고 주장하며 처벌을 피해가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최근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단속에 적발된 변호사 정 모 씨.

측정 결과 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59%로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정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올라가는 '상승기'에 측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1심과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운전을 마친 뒤 측정까지 걸린 10분 동안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운전을 마친 뒤 10분 내에 측정이 이뤄진 만큼 그 결과는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라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상승기'에는 5분 만에 수치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국과수 감정관의 진술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에는 마찬가지로 '상승기'에 적발됐다고 주장한 현직 판사에게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이 '상승기' 주장을 이어가는 건 앞선 대법원 판례 때문입니다.

2013년 대법원은 '상승기'에 음주 측정이 이뤄졌다면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같은 판례를 아는 법조인들이 늘면서 행정심판을 다루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법망을 피하려는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2윤창호법' 시행 등 음주운전을 엄단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대법원도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는 보다 엄격한 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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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잘알’ 음주운전자의 ‘상승기’ 주장…법조인 잇단 유죄
    • 입력 2019-08-08 06:57:27
    • 수정2019-08-08 07: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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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직 판사나 변호사처럼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가는 이른바 '상승기 구간'에 음주 측정이 됐다고 주장하며 처벌을 피해가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최근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정새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7년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단속에 적발된 변호사 정 모 씨.

측정 결과 정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59%로 나타났습니다.

그러자 정 씨는 혈중알코올농도가 올라가는 '상승기'에 측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1심과 항소심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운전을 마친 뒤 측정까지 걸린 10분 동안 혈중 알코올 농도가 올라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운전을 마친 뒤 10분 내에 측정이 이뤄진 만큼 그 결과는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라고 보는 게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상승기'에는 5분 만에 수치가 급격히 오를 수 있다는 국과수 감정관의 진술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올해 3월에는 마찬가지로 '상승기'에 적발됐다고 주장한 현직 판사에게 벌금 100만 원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이 '상승기' 주장을 이어가는 건 앞선 대법원 판례 때문입니다.

2013년 대법원은 '상승기'에 음주 측정이 이뤄졌다면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더 낮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같은 판례를 아는 법조인들이 늘면서 행정심판을 다루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법망을 피하려는 관련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2윤창호법' 시행 등 음주운전을 엄단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대법원도 제동을 걸면서 앞으로는 보다 엄격한 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정새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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