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이슬람 최대 명절에도 ‘내전’…시리아는 지금

입력 2019.08.14 (20:39) 수정 2019.08.14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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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부터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를 즐기느라 곳곳에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는데요.

명절을 즐길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9년째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인데요.

박석호 특파원, 이슬람권 최대 명절이라지만 시리아는 좀 예외인 모습이었다고요?

[기자]

네, '이드 알 아드하'는 희생을 기리는 축제라는 뜻의 이슬람 명절인데요.

현지시각으로 오늘이 축제 마지막 날입니다.

내전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겪고 있는 시리아 주민들에게도 이 명절은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시리아 북부 지역, 국경지대까지 떠밀려온 사람들은 공습을 피해 조촐하게나마 명절 분위기를 내보는데요.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이웃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아이들에게도 희생제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시리아 북부 거주민 : "양고기도 부족하고 공습과 폭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종교적 약속을 잊고 싶지 않았어요."]

'이드 알 아드하'는 전 세계 20억 무슬림들의 가장 큰 명절인데요.

이슬람 달력으로 12월 초에 이슬람 발상지이자 최대 종교성지인 메카 순례가 끝나면 축제를 엽니다.

양이나 낙타를 잡아서 이웃과 나눠 먹고 불우이웃을 돕기도 하는데요.

빵 한 조각 살 여유조차 없는 시리아 난민 캠프 사람들은 명절이 되면, 두고 온 고향과 잃어버린 가족이 떠올라 더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알 칼라프/난민캠프 거주 : "‘이드’는 그냥 평범한 날이 됐어요. 아무도 행복하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왔고 이드 명절도 네 번이나 지나갔네요."]

시리아 북부 지역은 최근에도 공습이 계속됐고 난민과 희생자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6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이슬람 대명절을 앞둔 시점에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는 일도 있었죠?

[기자]

네, 지난 주말에도 북서부 이들립주와 하마주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면서 130여 명이 숨졌습니다.

북서부 이들립은 반군의 마지막 거점입니다.

정부군이 이들립을 탈환한다면 사실상 내전에서 승리하고 종지부를 찍는 셈인데요.

지난 1일 이들립 일대에서 조건부 휴전을 선언했지만 정부군은 나흘 만에 공습을 재개했습니다.

러시아 전투기도 가세했죠.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최근 석 달 동안 사망자는 790여 명에 달하는데요.

9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이 국제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출구 없는 전쟁 속에 민간인 희생자만 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북서부 이들립 지역이 터키와 국경이 맞닿은 곳인데요.

최근 터키의 난민정책에도 변화가 있다구요?

[기자]

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에 수용했던 시리아 난민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려고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2011년 내전이 시작되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국경을 넘어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으로 이주했는데요.

터키는 세계에서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로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을 수용했습니다.

2011년 당시 에르도안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시리아 난민을 적극 포용했습니다.

주택과 의료, 교육 혜택을 줄 정도로 우호적이었고 이들을 노동력으로 흡수할 국가경제력도 충분했습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이른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EU 국가들의 재정지원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으로 터키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고 집권여당도 지지도 하락으로 반전카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에르도안 정부가 강경 난민책으로 유턴하면서 이미 터키에 터전을 마련한 시리아 난민들의 지위마저 불안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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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이슬람 최대 명절에도 ‘내전’…시리아는 지금
    • 입력 2019-08-14 18:55:55
    • 수정2019-08-14 20:52:18
    글로벌24
[앵커]

지난 주말부터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를 즐기느라 곳곳에 축제 분위기가 가득했는데요.

명절을 즐길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9년째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인데요.

박석호 특파원, 이슬람권 최대 명절이라지만 시리아는 좀 예외인 모습이었다고요?

[기자]

네, '이드 알 아드하'는 희생을 기리는 축제라는 뜻의 이슬람 명절인데요.

현지시각으로 오늘이 축제 마지막 날입니다.

내전 때문에 수많은 희생을 겪고 있는 시리아 주민들에게도 이 명절은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시리아 북부 지역, 국경지대까지 떠밀려온 사람들은 공습을 피해 조촐하게나마 명절 분위기를 내보는데요.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이웃들과 음식을 나눠 먹고 아이들에게도 희생제의 의미를 알려줍니다.

[시리아 북부 거주민 : "양고기도 부족하고 공습과 폭격이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는 종교적 약속을 잊고 싶지 않았어요."]

'이드 알 아드하'는 전 세계 20억 무슬림들의 가장 큰 명절인데요.

이슬람 달력으로 12월 초에 이슬람 발상지이자 최대 종교성지인 메카 순례가 끝나면 축제를 엽니다.

양이나 낙타를 잡아서 이웃과 나눠 먹고 불우이웃을 돕기도 하는데요.

빵 한 조각 살 여유조차 없는 시리아 난민 캠프 사람들은 명절이 되면, 두고 온 고향과 잃어버린 가족이 떠올라 더 견디기 힘들다고 합니다.

[알 칼라프/난민캠프 거주 : "‘이드’는 그냥 평범한 날이 됐어요. 아무도 행복하지 않아요. 어쩔 수 없이 집을 떠나왔고 이드 명절도 네 번이나 지나갔네요."]

시리아 북부 지역은 최근에도 공습이 계속됐고 난민과 희생자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도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으로 60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어왔는데요.

이슬람 대명절을 앞둔 시점에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충돌하는 일도 있었죠?

[기자]

네, 지난 주말에도 북서부 이들립주와 하마주에서 정부군과 반군이 교전을 벌이면서 130여 명이 숨졌습니다.

북서부 이들립은 반군의 마지막 거점입니다.

정부군이 이들립을 탈환한다면 사실상 내전에서 승리하고 종지부를 찍는 셈인데요.

지난 1일 이들립 일대에서 조건부 휴전을 선언했지만 정부군은 나흘 만에 공습을 재개했습니다.

러시아 전투기도 가세했죠.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최근 석 달 동안 사망자는 790여 명에 달하는데요.

9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이 국제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면서 출구 없는 전쟁 속에 민간인 희생자만 늘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북서부 이들립 지역이 터키와 국경이 맞닿은 곳인데요.

최근 터키의 난민정책에도 변화가 있다구요?

[기자]

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자국에 수용했던 시리아 난민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려고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2011년 내전이 시작되면서 시리아 사람들은 국경을 넘어 터키, 레바논, 요르단 등으로 이주했는데요.

터키는 세계에서 시리아 난민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로 현재까지 약 400만 명을 수용했습니다.

2011년 당시 에르도안 정부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시리아 난민을 적극 포용했습니다.

주택과 의료, 교육 혜택을 줄 정도로 우호적이었고 이들을 노동력으로 흡수할 국가경제력도 충분했습니다.

시리아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 이른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EU 국가들의 재정지원을 받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근 경제 불황으로 터키 국민들의 반감이 커지고 집권여당도 지지도 하락으로 반전카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에르도안 정부가 강경 난민책으로 유턴하면서 이미 터키에 터전을 마련한 시리아 난민들의 지위마저 불안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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