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도 10년 적금도 날렸다…DLS·DLF파장

입력 2019.08.21 (08:06) 수정 2019.08.21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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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만 3천6백여 명. 투자액은 무려 8천2백억 원.

무슨 말이냐면 은행에서 판매한 한 금융상품 이야깁니다.

DLS,즉 파생결합증권과 DLF, 즉 파생결합펀드에서 천문학적인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투자자를 전수조사해보지 않았지만, 대부분 최소 1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투자자들은 평균 수 억원에 이르는 원금을 다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문제의 이 상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판매가 됐는데, 은행에서 VIP로 관리하는 자산가 뿐만 아니라 고액의 예금을 보유한 일반 고객에까지 판매됐습니다.

퇴직금을 모조리 투자한 사람도 있고 10년 모은 적금을 고스란히 넣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팔린 상품이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그전에 DLS, DLF가 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게 좀 복잡한 상품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DLS, DLF는 수익을 얻는 구조 등이 같아 같은 상품이라 보면 됩니다.

다만 DLS는 증권, DLF는 펀드입니다.

문제가 된 이번 상품은 금리에 따라서 투자자들의 수익이 결정됩니다.

영국과 미국, 독일같은 나라의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1에서 5%정도 수익을 얻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세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이자, 당초 예상과 다르게 금리가 오르기는 커녕 반대로 내렸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이 상품은 손실이 납니다.

손실이 특히 심각한 상품은 독일 국채에 투자한 상품입니다.

독일 국채 금리가 올라가지 않고 거꾸로 내려가면서 손실이 났는데, 지금 금리 하락 수준이 당장 눈 앞에 닥친 만기까지 유지되면 평균 예상 손실률은 무려 95%에 달합니다.

원금 대부분을 잃게 되는 겁니다.

다른 상품도 비슷합니다.

영국, 미국 금리와 연계된 상품은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85%수준인 5천9백억 원이 손해를 입는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이 5천9백억 원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고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다만 이 상품들은 올해 안에 만기가 끝나는 독일 금리 연계 상품과 달리 내년이 만기여서 그동안 세계경제 상황이 변해 손실이 만회될 여지는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투자자들,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은행에서 상품을 권유할 때 분명히 원금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게 대다수 투자자들 주장입니다.

원금을 거의 다 잃을 가능성을 미리 고지해 줬더라면 과연 누가 이 상품에 투자하겠느냐는 겁니다.

그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DLF 투자자/음성변조 : "1.55%의 수익을 가져가는데. 이게 원금이 6개월 동안 다 없어질 수 있다? 이랬으면 안 했을 겁니다.+ 1,000만 원 정도 손실이 났을 때 분명히 가서 물어봤습니다. 이상하다 이거. 그때도 저한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은행은 투자자들과 정반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투자 위험성을 고지했고, 특히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잃을 가능성까지 설명했다고 주장합니다.

투자위험성을 설명하는 게 의무로 돼 있는데 이걸 안할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자 투자자들 일부는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소송이나 실태조사나 핵심은 은행이 과연 투자 단계에서 투자의 위험을 미리,정확히 알렸는지 여부입니다.

그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동회/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국장 : "상품에 대한 설명 부족이라든지, 투자 권유에 있어서의 불건전한 투자권유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완전 판매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의 문제가 확인될 경우 은행과 투자자의 분쟁을 빠르게 조정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투자 손실을 모두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어서, 투자자들은 이래저래 답답하기만 합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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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금도 10년 적금도 날렸다…DLS·DLF파장
    • 입력 2019-08-21 08:07:47
    • 수정2019-08-21 08:49:45
    아침뉴스타임
투자자만 3천6백여 명. 투자액은 무려 8천2백억 원.

무슨 말이냐면 은행에서 판매한 한 금융상품 이야깁니다.

DLS,즉 파생결합증권과 DLF, 즉 파생결합펀드에서 천문학적인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투자자를 전수조사해보지 않았지만, 대부분 최소 1억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지금 많은 투자자들은 평균 수 억원에 이르는 원금을 다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문제의 이 상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판매가 됐는데, 은행에서 VIP로 관리하는 자산가 뿐만 아니라 고액의 예금을 보유한 일반 고객에까지 판매됐습니다.

퇴직금을 모조리 투자한 사람도 있고 10년 모은 적금을 고스란히 넣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팔린 상품이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요?

그전에 DLS, DLF가 뭔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게 좀 복잡한 상품입니다.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이 DLS, DLF는 수익을 얻는 구조 등이 같아 같은 상품이라 보면 됩니다.

다만 DLS는 증권, DLF는 펀드입니다.

문제가 된 이번 상품은 금리에 따라서 투자자들의 수익이 결정됩니다.

영국과 미국, 독일같은 나라의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1에서 5%정도 수익을 얻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세계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이자, 당초 예상과 다르게 금리가 오르기는 커녕 반대로 내렸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 이 상품은 손실이 납니다.

손실이 특히 심각한 상품은 독일 국채에 투자한 상품입니다.

독일 국채 금리가 올라가지 않고 거꾸로 내려가면서 손실이 났는데, 지금 금리 하락 수준이 당장 눈 앞에 닥친 만기까지 유지되면 평균 예상 손실률은 무려 95%에 달합니다.

원금 대부분을 잃게 되는 겁니다.

다른 상품도 비슷합니다.

영국, 미국 금리와 연계된 상품은 지난 7일을 기준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85%수준인 5천9백억 원이 손해를 입는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이 5천9백억 원이 전부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고 손해를 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다만 이 상품들은 올해 안에 만기가 끝나는 독일 금리 연계 상품과 달리 내년이 만기여서 그동안 세계경제 상황이 변해 손실이 만회될 여지는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투자자들,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은행에서 상품을 권유할 때 분명히 원금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게 대다수 투자자들 주장입니다.

원금을 거의 다 잃을 가능성을 미리 고지해 줬더라면 과연 누가 이 상품에 투자하겠느냐는 겁니다.

그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DLF 투자자/음성변조 : "1.55%의 수익을 가져가는데. 이게 원금이 6개월 동안 다 없어질 수 있다? 이랬으면 안 했을 겁니다.+ 1,000만 원 정도 손실이 났을 때 분명히 가서 물어봤습니다. 이상하다 이거. 그때도 저한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은행은 투자자들과 정반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투자 위험성을 고지했고, 특히 투자자들에게 원금을 잃을 가능성까지 설명했다고 주장합니다.

투자위험성을 설명하는 게 의무로 돼 있는데 이걸 안할 수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렇게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자 투자자들 일부는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실태조사에 나섰습니다.

소송이나 실태조사나 핵심은 은행이 과연 투자 단계에서 투자의 위험을 미리,정확히 알렸는지 여부입니다.

그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동회/금융감독원 자본시장감독국 국장 : "상품에 대한 설명 부족이라든지, 투자 권유에 있어서의 불건전한 투자권유가 있었는지 여부가 불완전 판매에 대한 판단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은행의 문제가 확인될 경우 은행과 투자자의 분쟁을 빠르게 조정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투자 손실을 모두 되돌려받을 수 있다는 말은 아니어서, 투자자들은 이래저래 답답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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