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아니고, 조사시간도 10분”…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입력 2019.08.23 (07:37) 수정 2019.08.2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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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적으로 경관 훼손 논란을 일으킨 제주의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에서 멸종위기종 동식물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사실상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이 추진될 전망입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멸종위기종 2급인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지구상에 천여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붉은해오라기와 맹꽁이 서식지까지.

지난 6월 생태정밀조사 때 비자림로 확장공사 3km 구간에서 발견된 법정보호 동·식물들입니다.

하지만, 2014년에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에선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습니다.

조류조사는 식물전문가가 한데다, 현장 식생 조사에 걸린 시간은 단 10분.

서로 다른 두 지점의 식생을 조사한 표는 똑같습니다.

[김대호/비자림로 생태 정밀조사단 : "문제가 많다고 보죠. 생물 쪽 담당자가 당연히 분야별로 돼야 하는 게 맞죠."]

환경영향평가가 사실상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며 이를 개선하겠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습니다.

정의당은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처벌 대상을 평가 대행업체 뿐만 아니라, 해당 평가서를 검토하는 환경부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미/정의당 국회의원 : "거짓 부실 평가서를 작성할 때 개입된 환경부도 반드시 처벌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으려고 합니다."]

개발사업자와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의 갑을 관계 역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키미/비자림로 시민모임 : "사업자 입맛에 맞춘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없도록 현행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의당과 녹색당, 환경단체들은 이와 함께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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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도 아니고, 조사시간도 10분”…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
    • 입력 2019-08-23 07:46:14
    • 수정2019-08-23 07:5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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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적으로 경관 훼손 논란을 일으킨 제주의 비자림로 확장공사 구간에서 멸종위기종 동식물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영향평가가 사실상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며 국회 차원에서 제도 개선이 추진될 전망입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멸종위기종 2급인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지구상에 천여 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 붉은해오라기와 맹꽁이 서식지까지.

지난 6월 생태정밀조사 때 비자림로 확장공사 3km 구간에서 발견된 법정보호 동·식물들입니다.

하지만, 2014년에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에선 이런 내용이 모두 빠졌습니다.

조류조사는 식물전문가가 한데다, 현장 식생 조사에 걸린 시간은 단 10분.

서로 다른 두 지점의 식생을 조사한 표는 똑같습니다.

[김대호/비자림로 생태 정밀조사단 : "문제가 많다고 보죠. 생물 쪽 담당자가 당연히 분야별로 돼야 하는 게 맞죠."]

환경영향평가가 사실상 개발사업의 면죄부로 전락했다며 이를 개선하겠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습니다.

정의당은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처벌 대상을 평가 대행업체 뿐만 아니라, 해당 평가서를 검토하는 환경부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정미/정의당 국회의원 : "거짓 부실 평가서를 작성할 때 개입된 환경부도 반드시 처벌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넣으려고 합니다."]

개발사업자와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의 갑을 관계 역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키미/비자림로 시민모임 : "사업자 입맛에 맞춘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할 수 없도록 현행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정의당과 녹색당, 환경단체들은 이와 함께 전국 곳곳에서 진행된 엉터리 환경영향평가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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