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을 구해줘’

입력 2019.08.27 (08:18) 수정 2019.08.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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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초록을 한데 모은 듯 합니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입니다.

면적 550만㎢ 남한 땅의 55배에 달하는 이 거대 공간엔 울창한 숲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세상의 공기를 맑게 합니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초록의 아마존이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뻘건 불길과 연기가 땅과 하늘을 삼키고, 태양마저 가릴 기셉니다.

지난달 말부터 벌써 3주 넘게 불타고 있습니다.

군 병력까지 동원됐지만, 지금까지 서울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길에 사라졌습니다.

서식하던 동물들도 위험에 빠졌습니다.

[네리/목장주 : "많은 동물이 불길에 희생됐습니다. 밀림과 숲이 불탔습니다."]

희뿌연 연기는 한반도 길이의 2배, 2700km미터를 날아가 브라질 최대도시 상파울로까지 덮쳤습니다.

[이보네치/브라질 파라주 :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고 잠도 잘 수 없습니다."]

아마존은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8개 국가에 걸쳐있는데 이 가운데 60%가 브라질에 속해 있습니다.

아마존 산불이 남미 대륙을 넘어, 우주에서도 보일만큼 규모가 커지자 다른 나라에도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닙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는 말로 관심을 촉구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도 "산불 진화를 돕겠다"고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요 삼종 기도를 위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산불 진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디카프리오, 아마존 산불 진화에 500만 달러 우리돈 약 61억 원 통큰 기부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산불 피해국인 브라질 대통령은 이런 세계의 관심을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해 합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몇몇 나라들은 브라질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기 위해 이 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이 추진하는 아마존 개발 정책 때문입니다.

방금 보신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남미의 트럼프란 별명도 갖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기존 좌파 정부의 무능함을 꼬집으며 등장해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며 표몰이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역점을 두는 건 아마존 규제를 풀어 농업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나무를 벤 자리에 농지와 목장을 만들어 곡물과 고기 생산량을 늘리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런 개발 정책이 대형 산불로 종종 이어진단 점입니다.

규제완화 정책에 고무된 업자들이 숲을 농지로 바꾸기 위해 삼림에 불을 놓은 결과입니다.

올들어 브라질에서 난 산불은 7만4천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늘었습니다.

계속된 화재로 1분당 축구장 1.5배 면적의 숲이 잿더미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 거침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가 '우리 아마존'이라고 부르는 건 무례하다, 산불은 세계 어디든 나는데 이걸로 제재의 빌미로 삼으면 안된다" 강경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미확인 정보의 확산은)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됩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아마존 산불에 미중 무역전쟁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콩과 소고기 수입선을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꾸면서 산불이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브라질이 중국에 수출한 소고기 물량은 1년 전보다 50% 이상 급증했습니다.

브라질은 지난해만 164만t의 쇠고기를 수출해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인들 식탁에 오른 소고기 상당수가 어찌보면 아마존의 희생으로 생산된 셈입니다.

요즘 여행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의 여행지들을 돌아보는 둠 투어(Doom-Tour)가 인기라고 합니다.

남극과 북극 갈라파고스 섬 킬리만자로 산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중 한 곳이 아마존입니다.

오보에 선율로 유명한 영화 '미션'의 배경이 됐던 천혜의 공간 아마존 수난당하는 열대우림의 처지에서 인류의 미래를 읽을 수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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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타는 지구의 허파…‘아마존을 구해줘’
    • 입력 2019-08-27 08:21:45
    • 수정2019-08-27 09: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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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초록을 한데 모은 듯 합니다.

세계 최대 열대우림, 아마존입니다.

면적 550만㎢ 남한 땅의 55배에 달하는 이 거대 공간엔 울창한 숲이 들어차 있습니다.

이 나무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어 세상의 공기를 맑게 합니다.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초록의 아마존이 불바다로 변했습니다.

뻘건 불길과 연기가 땅과 하늘을 삼키고, 태양마저 가릴 기셉니다.

지난달 말부터 벌써 3주 넘게 불타고 있습니다.

군 병력까지 동원됐지만, 지금까지 서울의 15배에 달하는 면적이 불길에 사라졌습니다.

서식하던 동물들도 위험에 빠졌습니다.

[네리/목장주 : "많은 동물이 불길에 희생됐습니다. 밀림과 숲이 불탔습니다."]

희뿌연 연기는 한반도 길이의 2배, 2700km미터를 날아가 브라질 최대도시 상파울로까지 덮쳤습니다.

[이보네치/브라질 파라주 : "연기 때문에 숨을 쉴 수가 없고 잠도 잘 수 없습니다."]

아마존은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8개 국가에 걸쳐있는데 이 가운데 60%가 브라질에 속해 있습니다.

아마존 산불이 남미 대륙을 넘어, 우주에서도 보일만큼 규모가 커지자 다른 나라에도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닙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리 집이 불타고 있다"는 말로 관심을 촉구했고, 트럼프 미 대통령도 "산불 진화를 돕겠다"고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일요 삼종 기도를 위해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에게 산불 진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할리우드 배우 디카프리오, 아마존 산불 진화에 500만 달러 우리돈 약 61억 원 통큰 기부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산불 피해국인 브라질 대통령은 이런 세계의 관심을 내정 간섭이라며 발끈해 합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몇몇 나라들은 브라질에 대한 비난을 강화하기 위해 이 순간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이 추진하는 아마존 개발 정책 때문입니다.

방금 보신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남미의 트럼프란 별명도 갖고 있는데요,

지난 대선에서 기존 좌파 정부의 무능함을 꼬집으며 등장해 경제 대통령을 자처하며 표몰이에 성공했습니다.

가장 역점을 두는 건 아마존 규제를 풀어 농업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나무를 벤 자리에 농지와 목장을 만들어 곡물과 고기 생산량을 늘리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런 개발 정책이 대형 산불로 종종 이어진단 점입니다.

규제완화 정책에 고무된 업자들이 숲을 농지로 바꾸기 위해 삼림에 불을 놓은 결과입니다.

올들어 브라질에서 난 산불은 7만4천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 이상 늘었습니다.

계속된 화재로 1분당 축구장 1.5배 면적의 숲이 잿더미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 거침이 없습니다.

"다른 나라가 '우리 아마존'이라고 부르는 건 무례하다, 산불은 세계 어디든 나는데 이걸로 제재의 빌미로 삼으면 안된다" 강경 발언을 이어왔습니다.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 "(미확인 정보의 확산은)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됩니다.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가짜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아마존 산불에 미중 무역전쟁이 영향을 미쳤단 분석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콩과 소고기 수입선을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꾸면서 산불이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브라질이 중국에 수출한 소고기 물량은 1년 전보다 50% 이상 급증했습니다.

브라질은 지난해만 164만t의 쇠고기를 수출해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세계인들 식탁에 오른 소고기 상당수가 어찌보면 아마존의 희생으로 생산된 셈입니다.

요즘 여행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의 여행지들을 돌아보는 둠 투어(Doom-Tour)가 인기라고 합니다.

남극과 북극 갈라파고스 섬 킬리만자로 산 여러 곳이 있지만 그 중 한 곳이 아마존입니다.

오보에 선율로 유명한 영화 '미션'의 배경이 됐던 천혜의 공간 아마존 수난당하는 열대우림의 처지에서 인류의 미래를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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