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평화와 소통…DMZ 다큐 영화제

입력 2019.09.28 (08:18) 수정 2019.09.2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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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가을이면 국내에서도 많은 영화제가 열립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는데요.

예년에 비해 상영작도 많이 증가하고 소재도 다양해, 볼거리가 풍부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국내외 감독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오늘 통일로미래로에서는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현장 소개해 드립니다.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국제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선데요, 바로 올해 11회째를 맞는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젭니다.

이번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는 46개국에서 150편이 출품됐습니다.

[홍형숙/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보통 지루하고 딱딱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사실은 그런 편견들은 깨트릴 수 있는, 그래서 보다 더 다큐멘터리와 친숙하게 관객 여러분께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작품들로 좀 구성을 해봤고요."]

지금의 고통은 직면하되 시선은 평화로 향하기를.

그래서 남과 북이 진정한 공존으로 나아가길 희망하는 이번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그런데 이 바람은, 한반도에서만 부는 게 아니었습니다.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프랑스 출신의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평양유랑>이라는 작품을 내놨는데요, 유원지에서 물놀이를 한껏 즐기며 북한 곳곳에 놀이시설이 많다고 자랑하는 북한 주민을 담아내면서도...

["지금 여기 문수 물놀이, 여기 어디든가? 능라유원지 가는 곳마다 다 있습니다."]

대부분이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을 찾아냅니다.

많은 사람이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수영을 못 해도 눈에 안 띈다.

국영 TV는 수영 강좌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를 위해 여러 차례 북한을 찾았다는 피에르 감독.

제작 포커스는 어디에 맞췄을까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제가 촬영하면서 보고 싶었던 건, 특히나 북한 사람들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들이 일요일에 무엇을 하고 또 여가를 즐길 때 어디서 즐기는지 그런 모습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피자와 맥주를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천진난만해 보이는 어린이들의 체육대회에서 무찔러야 할 미군 인형을 찾아내는 작업들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북한을 생각하면 흔히 핵무기 또는 행진 등 우리 머릿속에 평양에 대한 자리 잡힌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영화에서는 연출된 장면이 없고 실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냈죠. 이 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한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숱한 기록 끝에 완성된 영화 <평양유랑>.

북한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편견 없이 마주할 수 있었다는 호평을 얻었습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실제 대화를 하다보면 북한 사람들 역시 아주 부드럽고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지 알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가벼운 측면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는데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한국과 북한은 완전히 다르지만 한민족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한국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흥미로워요."]

광화문 광장에 이어 찾은 곳은 노량진.

평양과 마찬가지로, 길거리 음식 문화가 발달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공부 중인 한 청년을 만났는데요.

[이준우/서울시 동작구 :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서 밤 10시 정도까지 공부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컵밥을 먹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공부를 더 많이 할 수가 있죠. (그게 바로 빨리빨리!) 네, 맞아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

피에르 올리비아 프랑수아 감독은 두 나라를 보며, 무엇을 느꼈을까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둘 다 완전히 같은 한국인이죠. 예를 들어서 습관도 똑같고 먹는 것이나 언어, 그리고 똑같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요. 단지 다른 체제하에 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모습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제 바람은 북한과 남한 사람이 소통하고, 서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가장 기본이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서로 알고 있어야 하겠죠."]

1953년 휴전회담 타결 이후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비무장지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땅은 우리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화와 소통을 얘기하는 작품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요.

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는 목포역에서부터 서울역,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베를린까지 대륙을 가로질러 여행하는 청년들이 주인공입니다.

바이칼호수를 지나 베를린 장벽까지 여행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함께 맞춰 온 노래와 춤도 점점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 "더 이상 전쟁이 나지 않고 이 한반도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나도 이북 사람 만날 수 있고 여행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 그 바람들이 모여서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영화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만들어갈 한반도의 평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소현/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감독 : "확실히 지금의 청년, 청소년들은 저하고는 다른 시간대를 살았잖아요. (영화에서) 그들이 재밌어하고 잘하는 것들로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가지고, 잘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런 식의 새로운 언어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전쟁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DMZ를 매개로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제...

[황지은/레츠피스 총괄운영 : "통일은 오랜 평화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서로 다르지만 상호 인정하는 태도로 함께 선입견이나 편견을 내려두고 한 번 알아볼까 하는 마음가짐이 그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니 버내너스/NBC 1st look 진행자 : "중요한 메시지는 평화, 소통, 생명인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 영화인들의 따뜻한 시선이 남북 간 이해를 돕는 동시에 평화와 통일을 향한 새로운 창을 열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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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평화와 소통…DMZ 다큐 영화제
    • 입력 2019-09-28 08:40:58
    • 수정2019-09-28 08:4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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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가을이면 국내에서도 많은 영화제가 열립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입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았는데요.

예년에 비해 상영작도 많이 증가하고 소재도 다양해, 볼거리가 풍부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영화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요.

국내외 감독들로부터 호평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오늘 통일로미래로에서는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현장 소개해 드립니다.

채유나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 세계 각국의 영화인들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한 국제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선데요, 바로 올해 11회째를 맞는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젭니다.

이번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는 46개국에서 150편이 출품됐습니다.

[홍형숙/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집행위원장 :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보통 지루하고 딱딱하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사실은 그런 편견들은 깨트릴 수 있는, 그래서 보다 더 다큐멘터리와 친숙하게 관객 여러분께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작품들로 좀 구성을 해봤고요."]

지금의 고통은 직면하되 시선은 평화로 향하기를.

그래서 남과 북이 진정한 공존으로 나아가길 희망하는 이번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그런데 이 바람은, 한반도에서만 부는 게 아니었습니다.

DMZ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프랑스 출신의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 감독입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북한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평양유랑>이라는 작품을 내놨는데요, 유원지에서 물놀이를 한껏 즐기며 북한 곳곳에 놀이시설이 많다고 자랑하는 북한 주민을 담아내면서도...

["지금 여기 문수 물놀이, 여기 어디든가? 능라유원지 가는 곳마다 다 있습니다."]

대부분이 수영을 못한다는 사실을 찾아냅니다.

많은 사람이 수영을 못하기 때문에 수영을 못 해도 눈에 안 띈다.

국영 TV는 수영 강좌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다큐멘터리를 위해 여러 차례 북한을 찾았다는 피에르 감독.

제작 포커스는 어디에 맞췄을까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제가 촬영하면서 보고 싶었던 건, 특히나 북한 사람들의 일상이었습니다. 그들이 일요일에 무엇을 하고 또 여가를 즐길 때 어디서 즐기는지 그런 모습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피자와 맥주를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천진난만해 보이는 어린이들의 체육대회에서 무찔러야 할 미군 인형을 찾아내는 작업들은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는데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북한을 생각하면 흔히 핵무기 또는 행진 등 우리 머릿속에 평양에 대한 자리 잡힌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영화에서는 연출된 장면이 없고 실제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그대로 담아냈죠. 이 점이 쉽지 않았습니다."]

한 나라를 이해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숱한 기록 끝에 완성된 영화 <평양유랑>.

북한과 북한 주민들의 삶을 편견 없이 마주할 수 있었다는 호평을 얻었습니다.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실제 대화를 하다보면 북한 사람들 역시 아주 부드럽고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어떤지 알기 위해서는 조금 더 가벼운 측면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한국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는데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한국과 북한은 완전히 다르지만 한민족입니다. 사진을 찍어서 한국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흥미로워요."]

광화문 광장에 이어 찾은 곳은 노량진.

평양과 마찬가지로, 길거리 음식 문화가 발달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공부 중인 한 청년을 만났는데요.

[이준우/서울시 동작구 :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서 밤 10시 정도까지 공부합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컵밥을 먹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공부를 더 많이 할 수가 있죠. (그게 바로 빨리빨리!) 네, 맞아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과 북한.

피에르 올리비아 프랑수아 감독은 두 나라를 보며, 무엇을 느꼈을까요?

[피에르 올리비에 프랑수아/영화 ‘평양유랑’ 감독 : "둘 다 완전히 같은 한국인이죠. 예를 들어서 습관도 똑같고 먹는 것이나 언어, 그리고 똑같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요. 단지 다른 체제하에 있기 때문에 두 나라의 모습이 다른 겁니다. 그래서 제 바람은 북한과 남한 사람이 소통하고, 서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이 가장 기본이 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를 서로 알고 있어야 하겠죠."]

1953년 휴전회담 타결 이후 군사분계선을 기점으로 만들어진 비무장지대.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이 땅은 우리에게 큰 아픔으로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평화와 소통을 얘기하는 작품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데요.

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는 목포역에서부터 서울역, 그리고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 베를린까지 대륙을 가로질러 여행하는 청년들이 주인공입니다.

바이칼호수를 지나 베를린 장벽까지 여행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함께 맞춰 온 노래와 춤도 점점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 "더 이상 전쟁이 나지 않고 이 한반도가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나도 이북 사람 만날 수 있고 여행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참 좋겠다. 그 바람들이 모여서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영화는 이 시대의 청년들이 만들어갈 한반도의 평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소현/영화 ‘사막을 건너 호수를 지나’ 감독 : "확실히 지금의 청년, 청소년들은 저하고는 다른 시간대를 살았잖아요. (영화에서) 그들이 재밌어하고 잘하는 것들로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가지고, 잘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평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런 식의 새로운 언어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전쟁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DMZ를 매개로 평화와 소통을 주제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제...

[황지은/레츠피스 총괄운영 : "통일은 오랜 평화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서로 다르지만 상호 인정하는 태도로 함께 선입견이나 편견을 내려두고 한 번 알아볼까 하는 마음가짐이 그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니 버내너스/NBC 1st look 진행자 : "중요한 메시지는 평화, 소통, 생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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