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오늘의 픽] 출구 없는 ‘브렉시트(BREXIT)’

입력 2019.09.30 (20:33) 수정 2019.09.3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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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오늘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는데요, 이후 브렉시트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한 합의안이 계속 부결되면서 당초 올해 3월 29일이었던 브렉시트 시한이 다음달 31일까지로 연장된 상태입니다.

이제 한달여 정도 남은 건데요, 하지만 브렉시트는 아직까지 안갯 속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출구 없는 '브렉시트(BREXIT)'>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브렉시트 시한까지 이제 한달여 남았지만 영국과 EU가 탈퇴조건에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는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영국 내부에서도 과도기 없이 당장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강행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다음달 31일 무조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영국 의회와 충돌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의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자 존슨 총리가 9월 12일부터 10월 14일까지 한달 동안 의회를 정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자신을 의회가 막아서려고 하니까 의회 활동 자체를 정지시킨 겁니다.

이에 야당들은 헌법 유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러미 코빈/영국 노동당 대표 : "총리가 하고 있는 일은 노 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해 우리 민주주의를 깨뜨리고 강탈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존슨 총리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의미있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영국 대법원은 지난 24일 브렉시트를 앞두고 의회 직무를 정지시킨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조치'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걸 놓고 역사상 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 판결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은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명문화된 헌법이 아니라 관습법에 따르는데요, 그래서 수백년 동안 법의 관례에 기반해 국가가 운영되고 법정에서도 판단을 내립니다.

더욱이 총리의 정회 요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를 받아 시행되기 때문에 판결 대상이 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존슨 총리가 의회 정회를 여왕에게 요청했고 여왕이 이를 승인했는데요, 하지만 이게 불법이라고 대법원이 판단한 겁니다.

브렌다 헤일 대법원장은 의회 정회를 권고한 존슨 총리의 행위가 "불법이자 무효인 만큼 효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는 11명 재판관의 만장일치 결정"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렌다 헤일/영국 대법원장 : "의회 정회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의 헌법기능 수행을 좌절시키거나 방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법원은 브렉시트 기한을 앞두고 존슨 총리가 의도적으로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본 겁니다.

[앵커]

브렉시트를 강경하게 밀어부치려던 존슨 총리가 수세에 몰리는 듯한 모습인데요,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앵커]

네, 존슨 총리는 영국 사법부를 존중하지만 이번 판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브렉시트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현지시간 2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국민들은 이 나라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합니다. 나는 이를 해낼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EU와 좋은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신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EU은 그동안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정상회의 이전에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야한다고 강조해왔는데요 현재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26일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입장을 내놨는데요,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 관련 제안은 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에는 미흡하다면서 영국이 실행 가능한 대안을 내놓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EU 관계자들 사이에선 영국이 다음달 31일까지 브렉시트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불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 이후 여야 갈등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총리 퇴진 요구는 물론 정부 불신임투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존슨 총리의 과거 여성 기업인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과연 브렉시트 출구가 있는 건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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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오늘의 픽] 출구 없는 ‘브렉시트(BREXIT)’
    • 입력 2019-09-30 20:38:01
    • 수정2019-09-30 20:54:28
    글로벌24
[앵커]

전 세계인의 관심사를 키워드로 알아보는 오늘의 픽 시간입니다.

국제부 기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기자]

네, 오늘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럽연합 탈퇴를 선택했는데요, 이후 브렉시트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한 합의안이 계속 부결되면서 당초 올해 3월 29일이었던 브렉시트 시한이 다음달 31일까지로 연장된 상태입니다.

이제 한달여 정도 남은 건데요, 하지만 브렉시트는 아직까지 안갯 속입니다.

오늘의 키워드 <출구 없는 '브렉시트(BREXIT)'>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앵커]

브렉시트 시한까지 이제 한달여 남았지만 영국과 EU가 탈퇴조건에 아직 합의하지 못했다는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영국 내부에서도 과도기 없이 당장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강행할 것이냐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다음달 31일 무조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영국 의회와 충돌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의회는 다음달로 예정된 EU 정상회의 다음날인 19일까지 정부가 EU와 새 합의를 달성하지 못하면, 내년 1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자 존슨 총리가 9월 12일부터 10월 14일까지 한달 동안 의회를 정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노딜 브렉시트도 감수하겠다는 자신을 의회가 막아서려고 하니까 의회 활동 자체를 정지시킨 겁니다.

이에 야당들은 헌법 유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러미 코빈/영국 노동당 대표 : "총리가 하고 있는 일은 노 딜 브렉시트를 강행하기 위해 우리 민주주의를 깨뜨리고 강탈하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존슨 총리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의미있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는데 이건 무슨 얘기인가요?

[기자]

네, 영국 대법원은 지난 24일 브렉시트를 앞두고 의회 직무를 정지시킨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조치'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이걸 놓고 역사상 정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법원 판결이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영국은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명문화된 헌법이 아니라 관습법에 따르는데요, 그래서 수백년 동안 법의 관례에 기반해 국가가 운영되고 법정에서도 판단을 내립니다.

더욱이 총리의 정회 요청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재가를 받아 시행되기 때문에 판결 대상이 된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존슨 총리가 의회 정회를 여왕에게 요청했고 여왕이 이를 승인했는데요, 하지만 이게 불법이라고 대법원이 판단한 겁니다.

브렌다 헤일 대법원장은 의회 정회를 권고한 존슨 총리의 행위가 "불법이자 무효인 만큼 효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는 11명 재판관의 만장일치 결정" 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렌다 헤일/영국 대법원장 : "의회 정회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의회의 헌법기능 수행을 좌절시키거나 방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법원은 브렉시트 기한을 앞두고 존슨 총리가 의도적으로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켰다고 본 겁니다.

[앵커]

브렉시트를 강경하게 밀어부치려던 존슨 총리가 수세에 몰리는 듯한 모습인데요, 총리는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앵커]

네, 존슨 총리는 영국 사법부를 존중하지만 이번 판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브렉시트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존슨 총리는 현지시간 2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브렉시트를 단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국민들은 이 나라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10월 31일까지 브렉시트를 완수해야 합니다. 나는 이를 해낼 것입니다."]

그러면서 여전히 EU와 좋은 브렉시트 합의를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자신이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요청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사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EU은 그동안 다음달 17일로 예정된 정상회의 이전에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야한다고 강조해왔는데요 현재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네, 지난 26일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입장을 내놨는데요,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 관련 제안은 현 교착상태를 타개하기에는 미흡하다면서 영국이 실행 가능한 대안을 내놓기를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EU 관계자들 사이에선 영국이 다음달 31일까지 브렉시트 합의를 도출하기 어려울 것이란 불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 이후 여야 갈등도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총리 퇴진 요구는 물론 정부 불신임투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여기에 존슨 총리의 과거 여성 기업인 특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어, 과연 브렉시트 출구가 있는 건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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