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 대구·경북 관통…인명피해 속출

[앵커]

대구, 경북 지역이 특히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구·경북에서만 6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고, 공공시설과 주택들은 곳곳에서 온통 무너지고 물에 잠겼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커다란 집 한 채가 형체도 없이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차량은 힘없이 고꾸라졌고, 건물 잔해가 여기저기 널려 있습니다.

어제 새벽 산사태로 토사가 무너지면서 70대 집주인이 매몰돼 숨졌습니다.

[황○○/목격자/음성변조 : "'와자작'하는 소리가 났어요. '살려 주세요, 살려 주세요' 하는 소리가 나오는데 내가 뭐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때 이제 119에 전화를 했어요. 전화하고, 112에 전화하고..."]

경북 울진과 영덕에서도 집이 무너져 3명이 숨졌고 포항 흥해와 성주 대가면에서 주민 2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습니다.

포항시 청하면 계곡에서는 승용차가 떠내려가 운전자가 실종됐고, 울진군 매화면에서도 80대 노인이 실종됐습니다.

[정오섭/포항 북부소방서 119구급센터장 : "평소 같으면 충분히 건널 수 있는 그런 개울이었는데, 비가 많이 오다 보니까 그걸 미리 예측을 못하고 무리하게 진입을 하다가 차량이 침수가 되면서 휩쓸린 것 같습니다."]

포항 도심엔 5-6ｍ 크기의 대형 싱크홀이 생겼습니다.

도로와 학교 등 공공시설 71군데가 유실됐고, 상가와 건물 7백 20여 동이 물에 잠겼습니다.

[김복자/울진군 평해읍 :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터져서 내 뒷담으로 물이 들어와서 앞대문으로 나간다는 그걸 눈으로 보고 있는 게 굉장히 슬펐죠."]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포항과 울진, 고령 등에서 주민 2천2백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특히 이번 태풍은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며 내륙을 관통해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경북 봉화에선 달리던 관광 열차가 산사태로 탈선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