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혼돈의 이라크…반정부 시위로 수천 명 사상

입력 2019.10.07 (20:33) 수정 2019.10.0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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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라크에서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실탄을 발포하고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사상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현지 상황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네, 시위 엿새째인 어제 일요일 기준으로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6천 명에 달했습니다.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면서 이라크는 혼돈에 휩싸였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고속 도로를 막고 폐타이어에 불을 붙이는 등 기반시설도 점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이라크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면 집회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머리 바로 위로 쏟아지는 사격을 피해 시민들이 담 뒤로 피신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는데요. 실업에 고통받는 청년들이 시위대의 주축입니다.

[시위대 : "우리, 청년들은 평화롭게 항의하고 있어요. 정부가 젊은이들한테 원하는 게 뭐죠? 왜 우리를 죽이는 겁니까?"]

이번 시위는 권력층의 부패와 높은 실업률, 계속되는 생활고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했습니다.

이라크는 원유매장량 세계 4위 국가지만 4천만 인구 가운데 22.5%가 1달러 90센트, 우리 돈으로 약 2천3백 원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라크 실업률은 7.9%였지만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2배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종파갈등과 무관하게 시위가 번지고 있는 점도 주목하게 되는데요?

[기자]

네, 이번 시위는 이라크 인구의 절반가량인 시아파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당이 주도하거나 특정한 종교, 정치색을 띄지 않는 게 특징이고요.

시아파가 대다수가 거주하는 남부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셉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유인 <알-아라비야> 등 몇몇 방송국은 방화 공격을 받았고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정당 건물 여섯 곳이 불탔습니다.

자발적으로 뭉친 시민들이 이라크의 기존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양상이고요.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면서 시위는 더욱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시아파 집권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소요사태로 다수 시아파의 분노가 터져 나오면서 이라크에 또다시 혼란과 권력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 정부는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했지만 빠르게 번지는 시위를 막지 못했습니다.

출범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아델 마흐디 총리 정부는 지금 최대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사아드 만/이라크 내무부 대변인 : "치안부대와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나 대립은 없었지만, 희생자들을 겨냥한 악의적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시위대를 향한 발포사격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유엔은 ‘분별없는 인명손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죠.

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해지면서 이라크 정부는 극빈층을 위한 주택건설, 실업자 직업훈련을 추진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만,

청년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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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혼돈의 이라크…반정부 시위로 수천 명 사상
    • 입력 2019-10-07 19:59:55
    • 수정2019-10-07 20:54:47
    글로벌24
[앵커]

이라크에서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실탄을 발포하고 강경진압에 나서면서 사상자는 수천 명에 달하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현지 상황 얼마나 심각합니까?

[기자]

네, 시위 엿새째인 어제 일요일 기준으로 사망자는 100명을 넘어섰고 부상자는 6천 명에 달했습니다.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격해지면서 이라크는 혼돈에 휩싸였습니다.

반정부 시위대는 고속 도로를 막고 폐타이어에 불을 붙이는 등 기반시설도 점거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이라크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면 집회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머리 바로 위로 쏟아지는 사격을 피해 시민들이 담 뒤로 피신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반정부 시위는 지난 1일부터 시작됐는데요. 실업에 고통받는 청년들이 시위대의 주축입니다.

[시위대 : "우리, 청년들은 평화롭게 항의하고 있어요. 정부가 젊은이들한테 원하는 게 뭐죠? 왜 우리를 죽이는 겁니까?"]

이번 시위는 권력층의 부패와 높은 실업률, 계속되는 생활고에 대한 불만에서 촉발했습니다.

이라크는 원유매장량 세계 4위 국가지만 4천만 인구 가운데 22.5%가 1달러 90센트, 우리 돈으로 약 2천3백 원으로 하루를 버티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라크 실업률은 7.9%였지만 청년실업률은 이보다 2배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앵커]

종파갈등과 무관하게 시위가 번지고 있는 점도 주목하게 되는데요?

[기자]

네, 이번 시위는 이라크 인구의 절반가량인 시아파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당이 주도하거나 특정한 종교, 정치색을 띄지 않는 게 특징이고요.

시아파가 대다수가 거주하는 남부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셉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유인 <알-아라비야> 등 몇몇 방송국은 방화 공격을 받았고 남부도시 나시리야에서는 정당 건물 여섯 곳이 불탔습니다.

자발적으로 뭉친 시민들이 이라크의 기존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양상이고요. 민생고 해결을 촉구하면서 시위는 더욱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시아파 집권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소요사태로 다수 시아파의 분노가 터져 나오면서 이라크에 또다시 혼란과 권력 공백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이라크 정부는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인터넷 접속까지 차단했지만 빠르게 번지는 시위를 막지 못했습니다.

출범한 지 1년이 다 돼가는 아델 마흐디 총리 정부는 지금 최대 위기에 직면했는데요.

[사아드 만/이라크 내무부 대변인 : "치안부대와 시위대 사이에 충돌이나 대립은 없었지만, 희생자들을 겨냥한 악의적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시위대를 향한 발포사격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유엔은 ‘분별없는 인명손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죠.

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해지면서 이라크 정부는 극빈층을 위한 주택건설, 실업자 직업훈련을 추진하겠다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만,

청년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볼 대목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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