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잉어가 호주에선 ‘해충’ 신세?

입력 2019.10.10 (10:46) 수정 2019.10.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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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에겐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인데요.

잉어가 호주에서는 '해충'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연유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족히 20cm는 넘어 보이는 살이 두툼하게 오른 잉어.

호주 남부 머레이 달링 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인데요.

30년 경력의 어부인 글렌 힐씨는 10년 전부터 잉어잡이로 전향했습니다.

[글렌 힐/어부 : "잉어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고, 양식되고 있는 어종입니다. 유럽에서만 대단하게 보고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무언가를 놓친 게 여기 있다고 말해준 것 같아요."]

하지만, 글렌 씨처럼 호주에서 잉어잡이를 주로 하는 어부는 극히 드뭅니다.

역사적으로 바닷가재 미끼로나 쓰는 가치가 낮은 물고기로 여겨져 왔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2000년 최악의 가뭄이 닥치면서 울며 격자 먹기로 잉어도 식용으로 한 격 상승됐습니다.

[글렌 힐/어부 : "놀라운 변화였어요. 아무 가치도 없던 물고기가 갑자기 가치 있게 됐죠. 돈도 못 받던 물고기가 킬로그램 당 20호주달러(약 만6천 원) 됐으니까요."]

그러나, 식용으로 신분 상승한 잉어는 지금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번식력이 강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잉어는 호주 강에 사는 어류 중 80%~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잉어들이 토종 어류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강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이에 호주 정부는 호주 연방 과학원(CSIRO)이 7년 연구 끝에 찾은 방법,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를 강에 살포해 퇴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잉어에게만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첫 24시간 동안 수 천마리의 잉어를 말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호주 정부는 죽은 잉어를 수거하여 비료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생선을 잡아 판매하는 어민들은 강에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고, 특히 잉어를 활용해 사업 중인 업체들은 존폐를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힐/해산물 업체 : "3년~5년 안에 시행될, 강에 바이러스를 살포하겠다는 취소될 프로젝트에 우리는 주요 자원, 돈, 인프라 등을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과학자들도 생태계와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잉어가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세계의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거라는 건데요.

[페이스 콜먼/생태학자 : "많은 수의 물고기를 죽이면 그 시체들 역시 어딘가로 가야 합니다. 산 물고기인지 죽은 물고기인지, 부패한 잉어 수프인지도 모르고 머레이 강이든 어디든, 심지어 해산물 업체로도 갈 겁니다."]

호주 정부는 이미 많은 나라가 쓰고 있는 보편적인 방식이며, 바이러스는 조류,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갑각류 그리고 어류까지 모든 종을 포함해 오직 잉어에게만 작용한다고 해명했는데요.

여러 반대에 부딪혀 수년 동안 미뤄져 왔던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어부들과 수산 업계는 사태를 좀 더 신중히 들여다보고, 바이러스가 생태계와 환경에 가져올 재앙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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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잉어가 호주에선 ‘해충’ 신세?
    • 입력 2019-10-10 10:51:33
    • 수정2019-10-10 10:59:50
    지구촌뉴스
[앵커]

우리에겐 보양식으로 사랑받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인데요.

잉어가 호주에서는 '해충' 취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연유인지,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족히 20cm는 넘어 보이는 살이 두툼하게 오른 잉어.

호주 남부 머레이 달링 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종인데요.

30년 경력의 어부인 글렌 힐씨는 10년 전부터 잉어잡이로 전향했습니다.

[글렌 힐/어부 : "잉어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먹고, 양식되고 있는 어종입니다. 유럽에서만 대단하게 보고 있는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무언가를 놓친 게 여기 있다고 말해준 것 같아요."]

하지만, 글렌 씨처럼 호주에서 잉어잡이를 주로 하는 어부는 극히 드뭅니다.

역사적으로 바닷가재 미끼로나 쓰는 가치가 낮은 물고기로 여겨져 왔기 때문인데요.

그나마 2000년 최악의 가뭄이 닥치면서 울며 격자 먹기로 잉어도 식용으로 한 격 상승됐습니다.

[글렌 힐/어부 : "놀라운 변화였어요. 아무 가치도 없던 물고기가 갑자기 가치 있게 됐죠. 돈도 못 받던 물고기가 킬로그램 당 20호주달러(약 만6천 원) 됐으니까요."]

그러나, 식용으로 신분 상승한 잉어는 지금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습니다.

번식력이 강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잉어는 호주 강에 사는 어류 중 80%~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잉어들이 토종 어류를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강의 수질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이에 호주 정부는 호주 연방 과학원(CSIRO)이 7년 연구 끝에 찾은 방법,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를 강에 살포해 퇴치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잉어에게만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첫 24시간 동안 수 천마리의 잉어를 말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호주 정부는 죽은 잉어를 수거하여 비료로 활용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바이러스 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습니다.

생선을 잡아 판매하는 어민들은 강에 바이러스를 살포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고, 특히 잉어를 활용해 사업 중인 업체들은 존폐를 위협한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트레이시 힐/해산물 업체 : "3년~5년 안에 시행될, 강에 바이러스를 살포하겠다는 취소될 프로젝트에 우리는 주요 자원, 돈, 인프라 등을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과학자들도 생태계와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잉어가 멸종 위기에 처할 수 있으며, 세계의 식량 안보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거라는 건데요.

[페이스 콜먼/생태학자 : "많은 수의 물고기를 죽이면 그 시체들 역시 어딘가로 가야 합니다. 산 물고기인지 죽은 물고기인지, 부패한 잉어 수프인지도 모르고 머레이 강이든 어디든, 심지어 해산물 업체로도 갈 겁니다."]

호주 정부는 이미 많은 나라가 쓰고 있는 보편적인 방식이며, 바이러스는 조류, 포유류, 파충류, 양서류, 갑각류 그리고 어류까지 모든 종을 포함해 오직 잉어에게만 작용한다고 해명했는데요.

여러 반대에 부딪혀 수년 동안 미뤄져 왔던 이 프로젝트는 올해 말,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어부들과 수산 업계는 사태를 좀 더 신중히 들여다보고, 바이러스가 생태계와 환경에 가져올 재앙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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