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전시 재개된 ‘소녀상’…하지만

입력 2019.10.10 (20:36) 수정 2019.10.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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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의 압박 등으로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두 달여 만에 다시 관람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장에는 금속 탐지기가 등장할 정도로 관람 조건이 까다로워졌는데요.

도쿄 연결합니다.

황현택 특파원, 나고야에 직접 다녀오셨죠? 전시 재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일본 나고야시의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는 지난 8일부터 평화의 소녀상이 다시 등장했고요.

전시 중단에 항의하면서 자진 철수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모두 전시가 재개됐습니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라는 이름의 기획전이 시작된 건 지난 8월 1일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 등을 전시했다는 이유로 극우 세력의 테러 협박이 있었고 결국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었죠.

소녀상은 전시장 가벽 뒤에 방치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지난 8일, 그러니까 무려 65일 만에 전시가 재개됐고요.

예술제 폐막일인 오는 14일까지 1주일 동안 다시 관객과 만나게 됐습니다.

[스기타/관람객 :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종차별에 동조해서 전시회를 방해한 걸 용서할 수 없어요."]

[쿠보미/관람객 : "작품을 보고 서로 대화하면서 자기 생각뿐 아니라 여러 의견을 나눠보면 좋겠어요."]

도쿄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관람객도 여럿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일본에서 단일 미술 작품으로 사회적 이슈가 이렇게 컷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녀상을 직접 보고 싶었다, 이렇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민들 관심이 높지만 관람에 제한이 많다구요?

[기자]

네, 소녀상을 보려면 사전 신청을 해야 하고, 추첨을 통해서 관람권을 받아야 합니다.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사전 교육까지 받는 조건으로 실행위원회가 전시 재개에 합의했기 때문인데요.

번호표를 받으려고 늘어선 줄이 전시장 복도를 꽉 채운 모습입니다.

이렇게 신청자는 천 명이 넘었는데 관람은 하루 두 차례, 한 번에 30여 명으로 제한됐습니다.

경비 대책 역시 눈에 띄게 강화됐습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친 관람객들은 금속 탐지기로 몸수색까지 받고서야 기획전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찍어도 되지만 SNS에 올리지 않겠다, 이런 서약서도 써야 합니다.

좋지 않은 여론이 확산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였는데요.

취재진 역시 전시장 내부 촬영이 안 되고 건물 안에서는 인터뷰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전시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전시장 앞에서 우익인사들이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전시 재개 후에 하루 2백 통씩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일본 예술계에서는 검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계속 내고 있죠?

[기자]

네, 예술계는 소녀상 전시를 막은 건 엄연히 '검열'이라고 비판을 제기했었는데요.

일본 정부가 예술제에 주기로 한 보조금 7천 8백만 엔, 우리 돈 약 8억여 원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도 '검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술가 모임인 '리프리덤 아이치'가 보조금 취소 철회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을 올리자 벌써 10만 명 넘게 서명에 참여한 상태입니다.

일본 예술계는 "정치가 예술을 억압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확고한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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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10 20:36:58
    • 수정2019-10-10 20:47:21
    글로벌24
[앵커]

일본 정부와 우익 세력의 압박 등으로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두 달여 만에 다시 관람객과 만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시장에는 금속 탐지기가 등장할 정도로 관람 조건이 까다로워졌는데요.

도쿄 연결합니다.

황현택 특파원, 나고야에 직접 다녀오셨죠? 전시 재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일본 나고야시의 국제예술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는 지난 8일부터 평화의 소녀상이 다시 등장했고요.

전시 중단에 항의하면서 자진 철수했던 작가들의 작품도 모두 전시가 재개됐습니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라는 이름의 기획전이 시작된 건 지난 8월 1일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 등을 전시했다는 이유로 극우 세력의 테러 협박이 있었고 결국 사흘 만에 전시가 중단됐었죠.

소녀상은 전시장 가벽 뒤에 방치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는데요.

그러다 지난 8일, 그러니까 무려 65일 만에 전시가 재개됐고요.

예술제 폐막일인 오는 14일까지 1주일 동안 다시 관객과 만나게 됐습니다.

[스기타/관람객 :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인종차별에 동조해서 전시회를 방해한 걸 용서할 수 없어요."]

[쿠보미/관람객 : "작품을 보고 서로 대화하면서 자기 생각뿐 아니라 여러 의견을 나눠보면 좋겠어요."]

도쿄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관람객도 여럿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일본에서 단일 미술 작품으로 사회적 이슈가 이렇게 컷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소녀상을 직접 보고 싶었다, 이렇게 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시민들 관심이 높지만 관람에 제한이 많다구요?

[기자]

네, 소녀상을 보려면 사전 신청을 해야 하고, 추첨을 통해서 관람권을 받아야 합니다.

관람객 수를 제한하고 사전 교육까지 받는 조건으로 실행위원회가 전시 재개에 합의했기 때문인데요.

번호표를 받으려고 늘어선 줄이 전시장 복도를 꽉 채운 모습입니다.

이렇게 신청자는 천 명이 넘었는데 관람은 하루 두 차례, 한 번에 30여 명으로 제한됐습니다.

경비 대책 역시 눈에 띄게 강화됐습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친 관람객들은 금속 탐지기로 몸수색까지 받고서야 기획전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찍어도 되지만 SNS에 올리지 않겠다, 이런 서약서도 써야 합니다.

좋지 않은 여론이 확산하는 걸 막으려는 조치였는데요.

취재진 역시 전시장 내부 촬영이 안 되고 건물 안에서는 인터뷰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실제로 전시 재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는데요.

전시장 앞에서 우익인사들이 연좌농성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주최 측은 전시 재개 후에 하루 2백 통씩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일본 예술계에서는 검열에 반대하는 입장을 계속 내고 있죠?

[기자]

네, 예술계는 소녀상 전시를 막은 건 엄연히 '검열'이라고 비판을 제기했었는데요.

일본 정부가 예술제에 주기로 한 보조금 7천 8백만 엔, 우리 돈 약 8억여 원을 지급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도 '검열'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술가 모임인 '리프리덤 아이치'가 보조금 취소 철회를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을 올리자 벌써 10만 명 넘게 서명에 참여한 상태입니다.

일본 예술계는 "정치가 예술을 억압하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확고한 입장을 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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