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예보관, 지원자도 없다…악순환에 기상 경쟁력 비상

입력 2019.10.28 (19:32) 수정 2019.10.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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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기예보가 빗나가면 기상청이 비난을 한 몸에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상청 직원들이 예보 업무를 꺼리게 되고,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기상청이 예보관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며 대책을 내놨는데, 이번엔 과연 달라질까요?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보통 사무실이라면 모두 불이 꺼졌을 시간.

기상청 예보실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집니다.

["강수 범위 같은 거 한번 잘 판단하셔서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청 나와 계신가요?"]

일기도, 위성 관측 영상 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자료에 밤새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습니다.

[박중환/기상청 예보관 : "예상했던 것보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아니면 (예보) 지역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다반사로 있어서 그래서 저희가 24시간 근무를 하는 거고."]

공휴일도 없이 8일 주기 근무에 이틀씩 야근도 돌아옵니다.

높은 근무 강도 탓에 최근 5년간 기상청 예보업무자 150명 가운데 암 등의 질환으로 8명이 숨지거나 휴직했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건 한 번만 정확도가 떨어져도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부담입니다.

[조남산/기상청 총괄예보관 :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에 저희가 조금 더 다가가야 하는데 그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기상청의 꽃인 예보관을 정작 직원 절반 이상이 꺼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예보관 양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확도도 정체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오늘도 이들을 버텨내는 건 사명감입니다.

[박중환/기상청 기상주사보 : "재난이라는 거 하고 연결되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을 느끼면서, 야간에도 힘들지만..."]

최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예보 전문관 제도가 마련됐지만 이마저도 시범 사업이라 장기적인 대안이 될지는 미지숩니다.

기상 정보가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

기상 이변이 늘어날수록 예보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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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지는 예보관, 지원자도 없다…악순환에 기상 경쟁력 비상
    • 입력 2019-10-28 19:34:52
    • 수정2019-10-28 19: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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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기예보가 빗나가면 기상청이 비난을 한 몸에 받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상청 직원들이 예보 업무를 꺼리게 되고, 예보 정확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기상청이 예보관의 전문성을 키우겠다며 대책을 내놨는데, 이번엔 과연 달라질까요?

이정훈 기상전문기자입니다.

[리포트]

보통 사무실이라면 모두 불이 꺼졌을 시간.

기상청 예보실에서는 열띤 토론이 벌어집니다.

["강수 범위 같은 거 한번 잘 판단하셔서 의견 주시기 바랍니다. 대구청 나와 계신가요?"]

일기도, 위성 관측 영상 등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자료에 밤새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습니다.

[박중환/기상청 예보관 : "예상했던 것보다 (비가) 많이 오거나 아니면 (예보) 지역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다반사로 있어서 그래서 저희가 24시간 근무를 하는 거고."]

공휴일도 없이 8일 주기 근무에 이틀씩 야근도 돌아옵니다.

높은 근무 강도 탓에 최근 5년간 기상청 예보업무자 150명 가운데 암 등의 질환으로 8명이 숨지거나 휴직했습니다.

하지만 더 힘든 건 한 번만 정확도가 떨어져도 쏟아지는 비난에 대한 부담입니다.

[조남산/기상청 총괄예보관 : "국민들이 보시는 시각에 저희가 조금 더 다가가야 하는데 그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는..."]

기상청의 꽃인 예보관을 정작 직원 절반 이상이 꺼리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예보관 양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확도도 정체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오늘도 이들을 버텨내는 건 사명감입니다.

[박중환/기상청 기상주사보 : "재난이라는 거 하고 연결되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을 느끼면서, 야간에도 힘들지만..."]

최근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예보 전문관 제도가 마련됐지만 이마저도 시범 사업이라 장기적인 대안이 될지는 미지숩니다.

기상 정보가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

기상 이변이 늘어날수록 예보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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