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세계는 지금 미세먼지로 ‘콜록콜록’

입력 2019.11.07 (20:33) 수정 2019.11.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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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보기만 해도 기침이 나올 것 같네요.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게 우리나라뿐만이 아닌가봐요.

[기자]

네, 다들 출근 전에 미세먼지 농도 꼭 확인하시죠.

'나쁨'이라도 뜨면 회사가기가 더 싫고요.

그런데 한국의 미세먼지는 상대도 안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입니다.

제가 몇 달 전에 인도 출장을 다녀왔거든요.

그때 뉴델리의 모습이 대충이랬는데, 지난 4일에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건물이 미세먼지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죠.

도시 전체도 아예 뿌옇게 변했습니다.

현지에서는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돕니다.

지난달 말부터 인도 북부 지역은 역대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어요.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도 먼지 때문에 숨이 막힌다고 합니다.

[고팔 크리샨/인도 델리 주민 : "숨이 막히고 기침이 날 것 같아요. 가벼운 소나기가 내린다면 대기오염이 좀 줄어들 것 같은데 아직 그럴 것 같지 않네요."]

[앵커]

전 벌써 답답한데, 인도의 미세먼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건가요?

[기자]

며칠 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약 천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냐면 세계보건기구의 안전기준보다 400배 정도 높은 수칩니다.

미세먼지의 대공습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먼지가 시야를 가려 항공기가 9백편 가량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에선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대기 오염 때문에 유적이 손상되는걸 막기 위해 주변에 공기정화 차량이 긴급 배치됐습니다.

역대급 대기오염에 인도 국민들은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정부가 환경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시위까지 열렸습니다.

[아쉬르 칸다리/시위 참가자 : "여기 있는 모두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습니다. 정부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앵커]

세계적으로 봐도 인도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사실 인도의 하늘이 이렇게 된 게 하루이틀 얘긴 아닙니다.

2년 전 인도에선 대기 오염 때문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숨졌다고 해요.

[우펜드라 파텔/대기오염 질환자 : "눈이 아프고 호흡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공기가 심하게 오염된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써야만 합니다."]

2천만 인구가 모여 사는 수도 뉴델리의 공기 상태가 특히 안 좋습니다.

공장과 자동차 매연은 물론 공사장 먼지까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 인도 농민들은 가을 추수가 끝나면 밭을 불태우곤 하는데요.

이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인도의 농지 면적만 한반도의 7배 크긴데 연기 양이 어마어마하겠죠.

[앵커]

요즘엔 축제 때문에 공기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 말에 열린 인도 최대 축제 '디왈리'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밤에도 불을 환하게 밝혀 '빛의 축제'라고도 불려요.

인도 북부의 아요디야에서만 무려 40만 9천 개의 등잔을 켰고, 또 곳곳에서 폭죽까지 터뜨려 연기와 먼지가 많이 생긴다는 겁니다.

인도의 대기오염은 겨울이 가까울수록 심해지는데요.

추위 때문에 난방기구 사용이 늘고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겨울철 뉴델리엔 계절풍이 불지 않아서 오염물질이 계속 쌓인다고 하네요.

[앵커]

사실 우리가 그동안 미세먼지의 대명사로 꼽아왔던 나라는 인도가 아니잖아요?

[기자]

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나타낸 세계지도인데 인도와 더불어 가장 심각한 곳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6년째 스모그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겨울엔 수도권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4%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경제성장 때문에 당초 목표였던 5.5%보다 하향 조정된건데요.

중국 그린피스 정책 고문은 "중국인들은 올 겨울 이런 정부 결정의 결과를 폐로 직접 느끼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동남아시아 지역도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잖아요?

[기자]

네, 대표적인 곳이 베트남과 태국입니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는 올해 대기오염지수가 한 때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는데요.

570만 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주범으로 꼽힙니다.

태국 방콕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물대포, 물폭탄, 인공강우까지 동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총리가 "오염물질을 내뿜는 차량 운전자는 체포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까지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미세먼지 갈등처럼 대기오염 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지구 전체를 생각하는 국가간 협력이 더욱 중요한 때인 것 같네요.

[앵커]

네, 이재희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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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7 20:39:05
    • 수정2019-11-07 20: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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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희 기자, 보기만 해도 기침이 나올 것 같네요.

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게 우리나라뿐만이 아닌가봐요.

[기자]

네, 다들 출근 전에 미세먼지 농도 꼭 확인하시죠.

'나쁨'이라도 뜨면 회사가기가 더 싫고요.

그런데 한국의 미세먼지는 상대도 안 되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입니다.

제가 몇 달 전에 인도 출장을 다녀왔거든요.

그때 뉴델리의 모습이 대충이랬는데, 지난 4일에는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건물이 미세먼지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죠.

도시 전체도 아예 뿌옇게 변했습니다.

현지에서는 "델리가 가스실로 변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돕니다.

지난달 말부터 인도 북부 지역은 역대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어요.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도 먼지 때문에 숨이 막힌다고 합니다.

[고팔 크리샨/인도 델리 주민 : "숨이 막히고 기침이 날 것 같아요. 가벼운 소나기가 내린다면 대기오염이 좀 줄어들 것 같은데 아직 그럴 것 같지 않네요."]

[앵커]

전 벌써 답답한데, 인도의 미세먼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건가요?

[기자]

며칠 전 뉴델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약 천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는데요.

이게 어느 정도냐면 세계보건기구의 안전기준보다 400배 정도 높은 수칩니다.

미세먼지의 대공습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먼지가 시야를 가려 항공기가 9백편 가량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타지마할에선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대기 오염 때문에 유적이 손상되는걸 막기 위해 주변에 공기정화 차량이 긴급 배치됐습니다.

역대급 대기오염에 인도 국민들은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정부가 환경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며 시위까지 열렸습니다.

[아쉬르 칸다리/시위 참가자 : "여기 있는 모두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고 있습니다. 정부가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네요."]

[앵커]

세계적으로 봐도 인도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요?

[기자]

사실 인도의 하늘이 이렇게 된 게 하루이틀 얘긴 아닙니다.

2년 전 인도에선 대기 오염 때문에 100만 명 넘는 사람이 숨졌다고 해요.

[우펜드라 파텔/대기오염 질환자 : "눈이 아프고 호흡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밖에 나가면 공기가 심하게 오염된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써야만 합니다."]

2천만 인구가 모여 사는 수도 뉴델리의 공기 상태가 특히 안 좋습니다.

공장과 자동차 매연은 물론 공사장 먼지까지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기 때문입니다.

또 인도 농민들은 가을 추수가 끝나면 밭을 불태우곤 하는데요.

이게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인도의 농지 면적만 한반도의 7배 크긴데 연기 양이 어마어마하겠죠.

[앵커]

요즘엔 축제 때문에 공기가 안 좋아졌다는 얘기도 나온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달 말에 열린 인도 최대 축제 '디왈리'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밤에도 불을 환하게 밝혀 '빛의 축제'라고도 불려요.

인도 북부의 아요디야에서만 무려 40만 9천 개의 등잔을 켰고, 또 곳곳에서 폭죽까지 터뜨려 연기와 먼지가 많이 생긴다는 겁니다.

인도의 대기오염은 겨울이 가까울수록 심해지는데요.

추위 때문에 난방기구 사용이 늘고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겨울철 뉴델리엔 계절풍이 불지 않아서 오염물질이 계속 쌓인다고 하네요.

[앵커]

사실 우리가 그동안 미세먼지의 대명사로 꼽아왔던 나라는 인도가 아니잖아요?

[기자]

네,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나타낸 세계지도인데 인도와 더불어 가장 심각한 곳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정부는 6년째 스모그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올겨울엔 수도권 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4%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경제성장 때문에 당초 목표였던 5.5%보다 하향 조정된건데요.

중국 그린피스 정책 고문은 "중국인들은 올 겨울 이런 정부 결정의 결과를 폐로 직접 느끼게 될 것" 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동남아시아 지역도 대기오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잖아요?

[기자]

네, 대표적인 곳이 베트남과 태국입니다.

특히 베트남 하노이는 올해 대기오염지수가 한 때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는데요.

570만 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주범으로 꼽힙니다.

태국 방콕도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물대포, 물폭탄, 인공강우까지 동원하고 있어요.

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총리가 "오염물질을 내뿜는 차량 운전자는 체포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까지 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미세먼지 갈등처럼 대기오염 문제는 이제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데요.

지구 전체를 생각하는 국가간 협력이 더욱 중요한 때인 것 같네요.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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