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새 역사 ‘미스터 손샤인’

입력 2019.11.08 (08:19) 수정 2019.11.0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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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손(Son)샤인'

우중충한 런던 하늘에 눈부신 햇살 같다는 영국 언론의 찬사 그대로 축구 선수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태양으로 우뚝 섰습니다.

먼저 어제 경기 장면 잠시 보겠습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영국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 선수

후반 12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듭니다.

유럽 통산 122호 골

1980년대 차범근 선수가 세운 121골 대기록을 넘어선 순간입니다.

그리고 4분 뒤, 또 하나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기록을 123골로 늘렸습니다

한때 손흥민이 '제2의 차붐'으로 불리며 했던 말, "하늘 같은 차범근 감독님을 꼭 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손흥민/토트넘/2017년 5월 : "차범근 감독님 성함이 저와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가 죄송해요. 비교할 수 없는 분이죠."]

자신의 꿈을 보란 듯 이뤄 낸 손흥민의 몸값은 이제 단순 환산이 어려울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자고로 스타의 인기는 광고로 가늠할 수 있다고 했죠,

이 영상 한번 볼까요.

아침에 샴푸로 머리 감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을 갑니다.

집에 돌아와 5G 게임을 즐기고 모바일 뱅킹을 한 뒤 아이스크림 먹으며 춤을 춥니다.

그가 출연한 광고 장면을 이어붙여 만든 일명 '손흥민의 하루'입니다.

이런 광고도 있습니다.

축구 꿈나무 어린이를 영상으로 만나 다독여 줍니다.

["축구를 정말 즐기면서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어…"]

하지만 그가 일곱 살 때부터 배운 축구가 늘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하루에 슈팅 천 개, 줄넘기 2단 뛰기 천 번을 하며 아버지로부터 호된 훈련을 받았습니다.

프로축구 선수였던 아버지 손웅정 씨는 아킬레스건을 다쳐 스물여덟에 축구장을 떠났습니다.

그가 아들 손흥민에게 펼쳐 보인 건 이른바 '대나무 축구론'

“대나무가 뿌리를 내리려면 5년 이상이 걸린다”며 “대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축구 선수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세계 축구계가 놀라는 손흥민의 탁월한 양발 축구는 탄탄한 기본기에서 다져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함부르크로 떠난 손흥민은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시작합니다.

[분데스리가 중계 해설 : "우와! 저 전력질주! 믿을 수 있겠어요?"]

기량을 만개한 건 현재 뛰고 있는 영국 토트넘에섭니다.

지난해 토트넘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눌렀습니다.

손은 1차전 한 골, 2차전 두 골, 모두 세 골을 넣었습니다.

같은 잉글랜드 팀이지만 맨체스터시티는 세계적 부호인 만수르가 구단주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비싼 선수단을 꼽으면 '맨시티'가 총 8억유로 (약 1조225억원)으로 1위입니다.

짠돌이 구단주로 불리는 토트넘과는 씀씀이의 급(級)이 다릅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당시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며 돈은 네모꼴이지만 '공은 둥글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번에 그가 세운 새 기록, 유럽 통산 122, 123호 골에 많은 팬들이 특히 열광한 것은 단지 차붐의 기록을 넘어선 때문 만은 아니었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화려한 골 세리머니 대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며칠 전 자신의 태클로 부상당한 상대팀 선수에게 보낸 쾌유의 메시지였습니다.

지난 4일 손흥민은 상대팀 에버턴의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했습니다.

고메스는 넘어지면서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큰 발목 부상을 당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고메스를 보며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괴로워했고,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악의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상대팀 에버턴의 선수들이 찾아와 오히려 손흥민을 위로했습니다.

손흥민은 다시,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손흥민/토트넘 : "태클 사건 이후 팀 동료, 팬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고, 제가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지 알게 됐습니다. (안드레 고메스에게는) 정말 미안합니다. 팬들을 위해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손흥민은 매 경기 때마다 잦은 눈물을 보여 한때 대표팀내 별명이 울보였습니다.

하지만 울보 손흥민은 국내 상황에 답답했을 팬들에겐 올 한 해 많은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지금 손흥민에게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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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8 08:21:45
    • 수정2019-11-08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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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손(Son)샤인'

우중충한 런던 하늘에 눈부신 햇살 같다는 영국 언론의 찬사 그대로 축구 선수 손흥민이 한국 축구의 태양으로 우뚝 섰습니다.

먼저 어제 경기 장면 잠시 보겠습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선 영국 토트넘 소속의 손흥민 선수

후반 12분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듭니다.

유럽 통산 122호 골

1980년대 차범근 선수가 세운 121골 대기록을 넘어선 순간입니다.

그리고 4분 뒤, 또 하나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이번엔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며 자신의 기록을 123골로 늘렸습니다

한때 손흥민이 '제2의 차붐'으로 불리며 했던 말, "하늘 같은 차범근 감독님을 꼭 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손흥민/토트넘/2017년 5월 : "차범근 감독님 성함이 저와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가 죄송해요. 비교할 수 없는 분이죠."]

자신의 꿈을 보란 듯 이뤄 낸 손흥민의 몸값은 이제 단순 환산이 어려울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자고로 스타의 인기는 광고로 가늠할 수 있다고 했죠,

이 영상 한번 볼까요.

아침에 샴푸로 머리 감고,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을 갑니다.

집에 돌아와 5G 게임을 즐기고 모바일 뱅킹을 한 뒤 아이스크림 먹으며 춤을 춥니다.

그가 출연한 광고 장면을 이어붙여 만든 일명 '손흥민의 하루'입니다.

이런 광고도 있습니다.

축구 꿈나무 어린이를 영상으로 만나 다독여 줍니다.

["축구를 정말 즐기면서 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어…"]

하지만 그가 일곱 살 때부터 배운 축구가 늘 즐겁기만 했던 건 아닙니다.

하루에 슈팅 천 개, 줄넘기 2단 뛰기 천 번을 하며 아버지로부터 호된 훈련을 받았습니다.

프로축구 선수였던 아버지 손웅정 씨는 아킬레스건을 다쳐 스물여덟에 축구장을 떠났습니다.

그가 아들 손흥민에게 펼쳐 보인 건 이른바 '대나무 축구론'

“대나무가 뿌리를 내리려면 5년 이상이 걸린다”며 “대나무가 뿌리를 내리듯 축구 선수는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세계 축구계가 놀라는 손흥민의 탁월한 양발 축구는 탄탄한 기본기에서 다져졌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일 함부르크로 떠난 손흥민은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면서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시작합니다.

[분데스리가 중계 해설 : "우와! 저 전력질주! 믿을 수 있겠어요?"]

기량을 만개한 건 현재 뛰고 있는 영국 토트넘에섭니다.

지난해 토트넘은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눌렀습니다.

손은 1차전 한 골, 2차전 두 골, 모두 세 골을 넣었습니다.

같은 잉글랜드 팀이지만 맨체스터시티는 세계적 부호인 만수르가 구단주입니다.

유럽에서 가장 비싼 선수단을 꼽으면 '맨시티'가 총 8억유로 (약 1조225억원)으로 1위입니다.

짠돌이 구단주로 불리는 토트넘과는 씀씀이의 급(級)이 다릅니다.

하지만 손흥민은 당시 토트넘의 승리를 이끌며 돈은 네모꼴이지만 '공은 둥글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번에 그가 세운 새 기록, 유럽 통산 122, 123호 골에 많은 팬들이 특히 열광한 것은 단지 차붐의 기록을 넘어선 때문 만은 아니었습니다.

손흥민은 이날 화려한 골 세리머니 대신 두 손 모아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며칠 전 자신의 태클로 부상당한 상대팀 선수에게 보낸 쾌유의 메시지였습니다.

지난 4일 손흥민은 상대팀 에버턴의 고메스에게 백태클을 했습니다.

고메스는 넘어지면서 수술을 해야 할 정도의 큰 발목 부상을 당했습니다.

고통스러워하는 고메스를 보며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괴로워했고,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한 뒤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았습니다.

악의 없이 벌어진 일이라며 상대팀 에버턴의 선수들이 찾아와 오히려 손흥민을 위로했습니다.

손흥민은 다시, 이렇게 화답했습니다.

[손흥민/토트넘 : "태클 사건 이후 팀 동료, 팬들로부터 많은 격려를 받고, 제가 얼마나 복이 많은 사람인지 알게 됐습니다. (안드레 고메스에게는) 정말 미안합니다. 팬들을 위해 앞으로도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손흥민은 매 경기 때마다 잦은 눈물을 보여 한때 대표팀내 별명이 울보였습니다.

하지만 울보 손흥민은 국내 상황에 답답했을 팬들에겐 올 한 해 많은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지금 손흥민에게 박수가 쏟아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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