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숨막혔던 ‘혐오의 늪’…뉴스 댓글 1만 3천 건 분석
입력 2019.11.29 (21:27)
수정 2019.11.2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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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4일 세상을 등진 가수 구하라 씨.
오늘(29일) KBS는 그녀가 삼켜 왔을 슬픔과 고통에 정면으로 마주해보려고 합니다.
이 안타까운 얘기를 다시 꺼내는 건, 그녀를 떠나 보낸 것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혐오' 때문은 아닌 지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구하라 씨에 관한 기사들에 달린 댓글 만 3천여 개를 모두 읽고, 분석해봤습니다.
막말, 저주, 그리고 조롱...
날카로운 말의 칼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허덕였을 그 혐오의 늪이 얼마나 깊었던 건지 공민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08년 데뷔 이후,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던 구하라 씨.
지난해 전 남자친구 최 모 씨와 폭력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최 씨가 성관계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련 기사엔 어김없이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취재진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구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사 5개를 선정해 댓글 만 3천7백여 개를 일일이 들여다봤습니다.
그 중 구 씨를 의도적으로 비방한 '악성 댓글'을 추려봤습니다.
전체의 19%에 달하는 2천6백여 건, 댓글 5개 중 1개가 악성을 넘어선 '범죄성 댓글'로 판단됐습니다.
악성 댓글에서 집중적으로 언급된 단어들입니다.
얼굴, 성형, 수술, 외모를 비하하는 말들이었습니다.
다짜고짜 구 씨의 외모를 비하하며 독종이라 하거나, 성형이 실패해서 자살 시도를 한 건 아니냐는 글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 구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비방의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구 씨의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는 내용도 등장합니다.
시도가 실패한 게 아깝다, 다음엔 성공하라며 저주를 퍼붓고, 인격을 말살하는 댓글도 상당했습니다.
거친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글도 60%에 달했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난 구 씨는, 성공한 여성 연예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댓글은 그녀의 출신 지역과 여성이란 점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전라도는 거르는 게 답이다, 일베 용어까지 써가며 근거 없는 비난과 거친 표현이 이어집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담고, 페미니즘을 비꼬는 댓글들은 혐오 그 자체였습니다.
심지어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며 언어적 성폭력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구하라 씨에게 쏟아졌던 악성 댓글 뒤엔, 뿌리 깊게 잠재된 혐오가, 그리고 폭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윤성옥/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이번 구하라 사건은 여성혐오와 지역 혐오가 혼합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어서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고 봐요."]
기사에 달렸던 악성 댓글은, 또다시 기사의 소재가 돼 포털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구하라'라는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또다시 기사로 만들어지는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 KBS가 분석한 기사 5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올라온 기사들 가운데 2017년부터 故 구하라 씨 사망 직전까지 제목에 [단독]이 들어가고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린 기사들입니다.
지난 24일 세상을 등진 가수 구하라 씨.
오늘(29일) KBS는 그녀가 삼켜 왔을 슬픔과 고통에 정면으로 마주해보려고 합니다.
이 안타까운 얘기를 다시 꺼내는 건, 그녀를 떠나 보낸 것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혐오' 때문은 아닌 지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구하라 씨에 관한 기사들에 달린 댓글 만 3천여 개를 모두 읽고, 분석해봤습니다.
막말, 저주, 그리고 조롱...
날카로운 말의 칼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허덕였을 그 혐오의 늪이 얼마나 깊었던 건지 공민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08년 데뷔 이후,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던 구하라 씨.
지난해 전 남자친구 최 모 씨와 폭력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최 씨가 성관계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련 기사엔 어김없이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취재진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구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사 5개를 선정해 댓글 만 3천7백여 개를 일일이 들여다봤습니다.
그 중 구 씨를 의도적으로 비방한 '악성 댓글'을 추려봤습니다.
전체의 19%에 달하는 2천6백여 건, 댓글 5개 중 1개가 악성을 넘어선 '범죄성 댓글'로 판단됐습니다.
악성 댓글에서 집중적으로 언급된 단어들입니다.
얼굴, 성형, 수술, 외모를 비하하는 말들이었습니다.
다짜고짜 구 씨의 외모를 비하하며 독종이라 하거나, 성형이 실패해서 자살 시도를 한 건 아니냐는 글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 구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비방의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구 씨의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는 내용도 등장합니다.
시도가 실패한 게 아깝다, 다음엔 성공하라며 저주를 퍼붓고, 인격을 말살하는 댓글도 상당했습니다.
거친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글도 60%에 달했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난 구 씨는, 성공한 여성 연예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댓글은 그녀의 출신 지역과 여성이란 점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전라도는 거르는 게 답이다, 일베 용어까지 써가며 근거 없는 비난과 거친 표현이 이어집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담고, 페미니즘을 비꼬는 댓글들은 혐오 그 자체였습니다.
심지어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며 언어적 성폭력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구하라 씨에게 쏟아졌던 악성 댓글 뒤엔, 뿌리 깊게 잠재된 혐오가, 그리고 폭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윤성옥/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이번 구하라 사건은 여성혐오와 지역 혐오가 혼합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어서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고 봐요."]
기사에 달렸던 악성 댓글은, 또다시 기사의 소재가 돼 포털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구하라'라는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또다시 기사로 만들어지는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 KBS가 분석한 기사 5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올라온 기사들 가운데 2017년부터 故 구하라 씨 사망 직전까지 제목에 [단독]이 들어가고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린 기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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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9-11-29 21:29:40
- 수정2019-11-29 23:07:09
[앵커]
지난 24일 세상을 등진 가수 구하라 씨.
오늘(29일) KBS는 그녀가 삼켜 왔을 슬픔과 고통에 정면으로 마주해보려고 합니다.
이 안타까운 얘기를 다시 꺼내는 건, 그녀를 떠나 보낸 것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내린 '혐오' 때문은 아닌 지 돌아보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취재진은 구하라 씨에 관한 기사들에 달린 댓글 만 3천여 개를 모두 읽고, 분석해봤습니다.
막말, 저주, 그리고 조롱...
날카로운 말의 칼날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녀가 허덕였을 그 혐오의 늪이 얼마나 깊었던 건지 공민경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2008년 데뷔 이후, 국내와 일본을 오가며, 활동 중이던 구하라 씨.
지난해 전 남자친구 최 모 씨와 폭력 시비에 휘말렸습니다.
최 씨가 성관계 동영상을 공개하겠다며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관련 기사엔 어김없이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취재진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구 씨의 사생활과 관련된 기사 5개를 선정해 댓글 만 3천7백여 개를 일일이 들여다봤습니다.
그 중 구 씨를 의도적으로 비방한 '악성 댓글'을 추려봤습니다.
전체의 19%에 달하는 2천6백여 건, 댓글 5개 중 1개가 악성을 넘어선 '범죄성 댓글'로 판단됐습니다.
악성 댓글에서 집중적으로 언급된 단어들입니다.
얼굴, 성형, 수술, 외모를 비하하는 말들이었습니다.
다짜고짜 구 씨의 외모를 비하하며 독종이라 하거나, 성형이 실패해서 자살 시도를 한 건 아니냐는 글도 있었습니다.
지난 5월 구 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비방의 수위는 더 높아집니다.
구 씨의 진정성을 의심하거나,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는 내용도 등장합니다.
시도가 실패한 게 아깝다, 다음엔 성공하라며 저주를 퍼붓고, 인격을 말살하는 댓글도 상당했습니다.
거친 욕설과 인신공격이 담긴 글도 60%에 달했습니다.
광주에서 태어난 구 씨는, 성공한 여성 연예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댓글은 그녀의 출신 지역과 여성이란 점을, 집중 공격했습니다.
전라도는 거르는 게 답이다, 일베 용어까지 써가며 근거 없는 비난과 거친 표현이 이어집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담고, 페미니즘을 비꼬는 댓글들은 혐오 그 자체였습니다.
심지어 성관계 동영상을 언급하며 언어적 성폭력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구하라 씨에게 쏟아졌던 악성 댓글 뒤엔, 뿌리 깊게 잠재된 혐오가, 그리고 폭력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윤성옥/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 "이번 구하라 사건은 여성혐오와 지역 혐오가 혼합된 결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어서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면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었다고 봐요."]
기사에 달렸던 악성 댓글은, 또다시 기사의 소재가 돼 포털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그럴 때마다 '구하라'라는 이름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고, 또다시 기사로 만들어지는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KBS 뉴스 공민경입니다.
※ KBS가 분석한 기사 5개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올라온 기사들 가운데 2017년부터 故 구하라 씨 사망 직전까지 제목에 [단독]이 들어가고 댓글이 1000개 이상 달린 기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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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민경 기자 bal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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