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영화 100편 중 1.5편 관람 가능…장애인도 보고싶다!

입력 2019.12.23 (21:40) 수정 2019.12.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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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1년 개봉했던 영화 도가닙니다.

광주의 한 청각 장애인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고통받았던 성폭력을 고발한 내용인데요.

정작 청각 장애인들은 이 영화를 볼 수 없다며, 당시 집회까지 벌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배리어 프리, 즉 장애인들에게 장벽을 허물자는 움직임이 문화계에서 확산됐습니다.

이후, 장애인들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홍석우 기자가 그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백두산 폭발을 가정했다는 영화, 웃기는 코미디로 입소문난 영화.

연말 극장가에 많은 영화들이 내걸렸습니다.

시각장애인 곽남희 씨도 보고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제가 제일 많이 영화제목을 들어본게 '겨울 왕국'이니까 그걸 보고싶은데..."]

하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겨울왕국은 물론 장애인이 즐길 수 있게 준비된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어섭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화면 해설이 없다 보니까 이해가 어려운 거죠."]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영화는 음성과 자막을 통해 장면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이렇게 전체 스크린에 띄우는 방식이거나 비장애인 관객을 방해하지 않도록 안경에 자막이 뜨는 '스마트안경' 등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작되는 장애인용 버전은 일년에 29편, 전체 개봉영화의 1.5%에 불과합니다.

최소 천5백만 원 이상 드는 추가 비용 때문에 상업영화사들이 제작을 꺼리는 겁니다.

공연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 공연장은 문화의 날을 맞아, 최신 음향 기술을 활용한 시각 장애인용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단 하루 공연을 위해 장비를 설치하고 철거하는 데 2천 만 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고재오/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 "(지금은) '이런 것을 해 줬으니까 됐잖아.'라는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 법적인 것을 먼저 바꿔야 하겠지요?"]

실제로 영국에서는 2010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서 매주 1,000회 이상 자막 해설영화가 상영됩니다.

미국은 2013년부터 극장별로 장애인 관람 기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주별로 관련 법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이 문화 생활을 즐기는 비율은 비장애인의 3분의 1도 안됩니다.

장애인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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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영화 100편 중 1.5편 관람 가능…장애인도 보고싶다!
    • 입력 2019-12-23 21:43:01
    • 수정2019-12-23 22: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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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1년 개봉했던 영화 도가닙니다.

광주의 한 청각 장애인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으로 고통받았던 성폭력을 고발한 내용인데요.

정작 청각 장애인들은 이 영화를 볼 수 없다며, 당시 집회까지 벌였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배리어 프리, 즉 장애인들에게 장벽을 허물자는 움직임이 문화계에서 확산됐습니다.

이후, 장애인들이 문화 생활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은 얼마나 나아졌을까요?

홍석우 기자가 그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백두산 폭발을 가정했다는 영화, 웃기는 코미디로 입소문난 영화.

연말 극장가에 많은 영화들이 내걸렸습니다.

시각장애인 곽남희 씨도 보고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제가 제일 많이 영화제목을 들어본게 '겨울 왕국'이니까 그걸 보고싶은데..."]

하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겨울왕국은 물론 장애인이 즐길 수 있게 준비된 영화는 단 한 편도 없어섭니다.

[곽남희/시각장애인 :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화면 해설이 없다 보니까 이해가 어려운 거죠."]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 프리' 영화는 음성과 자막을 통해 장면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이렇게 전체 스크린에 띄우는 방식이거나 비장애인 관객을 방해하지 않도록 안경에 자막이 뜨는 '스마트안경' 등을 통해서만 볼 수 있게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제작되는 장애인용 버전은 일년에 29편, 전체 개봉영화의 1.5%에 불과합니다.

최소 천5백만 원 이상 드는 추가 비용 때문에 상업영화사들이 제작을 꺼리는 겁니다.

공연계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 공연장은 문화의 날을 맞아, 최신 음향 기술을 활용한 시각 장애인용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단 하루 공연을 위해 장비를 설치하고 철거하는 데 2천 만 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고재오/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 "(지금은) '이런 것을 해 줬으니까 됐잖아.'라는 정도가 아닌가 싶어요. 법적인 것을 먼저 바꿔야 하겠지요?"]

실제로 영국에서는 2010년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서 매주 1,000회 이상 자막 해설영화가 상영됩니다.

미국은 2013년부터 극장별로 장애인 관람 기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주별로 관련 법을 더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장애인이 문화 생활을 즐기는 비율은 비장애인의 3분의 1도 안됩니다.

장애인도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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