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미세먼지 정책…보고서도 없이 장밋빛 희망만

입력 2019.12.30 (21:28) 수정 2019.12.31 (08: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미세먼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뒤 해마다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대책마다 미세먼지 농도를 수년 내로 얼마나 줄이겠다는 장밋빛 희망을 담고 있는데 정작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초 이례적으로 일주일 넘게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졌습니다.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쳤습니다.

다시 찾아올 고농도 시기를 앞두고, 정부는 지난달 미세먼지관리 종합계획을 내놨습니다.

2016년 특별대책부터 사실상 매년 중장기 대책이 새로 나온 겁니다.

그때마다 목표치가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35% 줄이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수치의 근거를 담은 보고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나오는 각종 미세먼지 원인 물질과 중국 등 국외 배출량까지 똑같이 40%를 줄인다는 가정만 담겼을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배출량 줄이기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질뿐더러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순태/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 "문제는 어느 부분에서 줄이는 것이 효과적인지, 또는 비용이 덜 드는 것인지는 저희가 아직 깊이 있는 검토가 안 되고 있고요."]

미국 환경보호청의 경우 약 5년 주기로 중장기 대책을 내놓는데, 충분한 이행 점검과 평가를 거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국내에서도 정책의 기대 효과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내놓아야 국민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장영기/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정부는 정책 필요성과 과학적 효과에 대한 국민 소통을 강화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한 지자체는 정책 이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경부는 다음 달 중으로 종합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최근 문을 연 국가 미세먼지 정보센터에서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쏟아진 미세먼지 정책…보고서도 없이 장밋빛 희망만
    • 입력 2019-12-30 21:29:13
    • 수정2019-12-31 08:53:48
    뉴스 9
[앵커] 미세먼지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뒤 해마다 각종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죠. 대책마다 미세먼지 농도를 수년 내로 얼마나 줄이겠다는 장밋빛 희망을 담고 있는데 정작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어떤 이유인지, 이정훈 기상전문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초 이례적으로 일주일 넘게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졌습니다. 대책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빗발쳤습니다. 다시 찾아올 고농도 시기를 앞두고, 정부는 지난달 미세먼지관리 종합계획을 내놨습니다. 2016년 특별대책부터 사실상 매년 중장기 대책이 새로 나온 겁니다. 그때마다 목표치가 바뀌었는데, 이번에는 2024년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를 35% 줄이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런데 정작 이 수치의 근거를 담은 보고서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내에서 나오는 각종 미세먼지 원인 물질과 중국 등 국외 배출량까지 똑같이 40%를 줄인다는 가정만 담겼을 뿐입니다. 전문가들은 일률적인 배출량 줄이기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질뿐더러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지적합니다. [김순태/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 "문제는 어느 부분에서 줄이는 것이 효과적인지, 또는 비용이 덜 드는 것인지는 저희가 아직 깊이 있는 검토가 안 되고 있고요."] 미국 환경보호청의 경우 약 5년 주기로 중장기 대책을 내놓는데, 충분한 이행 점검과 평가를 거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국내에서도 정책의 기대 효과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를 내놓아야 국민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장영기/수원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 "정부는 정책 필요성과 과학적 효과에 대한 국민 소통을 강화해서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또한 지자체는 정책 이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환경부는 다음 달 중으로 종합계획에 대한 보고서를 내고, 최근 문을 연 국가 미세먼지 정보센터에서 추가적인 분석을 수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