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수수료는 오늘밤 9시에”…배달노동자 ‘생계불안’ 호소

입력 2020.01.02 (19:22) 수정 2020.01.02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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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배달 앱'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달 노동자들도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처우는 열악하다고 합니다.

특히 '배달앱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최근 노동자들이 받는 배달 수수료를 전날 밤 9시에 일방적으로 정하면서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째 '배달의민족'에서 배달 일을 해온 이 모 씨.

지난달부터 저녁 9시만 되면, 휴대전화만 쳐다봅니다.

매일 밤 9시. 자신이 받을 다음날 배달 수수료가 공지되기 때문입니다.

[이○○/배달 노동자 : "안 그래도 저희가 불규칙하게 돈을 버는데, 수수료까지 변동이 있어버리면 너무 큰 거죠.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만큼 내가 더 많이 (오토바이를) 타야 되니까. 더 밥도 안 먹고 더 빨리 타야 되고…."]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정책을 바꾼 건 지난달 4일입니다.

원래는 배달 한 건당 일정한 금액을 줬는데, 이제는 기본 배달비 3천 원에 프로모션 명목으로 수수료를 더해 지급합니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매일 매일, 그리고 배달지역마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경쟁이 심해져 벌이가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 예상할 수도 없다며 생계 불안을 호소합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어떻게 배달료를 하루하루 바꿀 수 있냐. 인간적 존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모두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다."]

노동자들은 또 배달의민족이 근로계약서를 매달 새로 쓰고, 하루 전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매일 바꾸는 건 노동자들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이며, 다른 문제들도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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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수수료는 오늘밤 9시에”…배달노동자 ‘생계불안’ 호소
    • 입력 2020-01-02 19:24:11
    • 수정2020-01-02 19:32:26
    뉴스 7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배달 앱'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배달 노동자들도 많이 늘었지만, 여전히 처우는 열악하다고 합니다.

특히 '배달앱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이, 최근 노동자들이 받는 배달 수수료를 전날 밤 9시에 일방적으로 정하면서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년째 '배달의민족'에서 배달 일을 해온 이 모 씨.

지난달부터 저녁 9시만 되면, 휴대전화만 쳐다봅니다.

매일 밤 9시. 자신이 받을 다음날 배달 수수료가 공지되기 때문입니다.

[이○○/배달 노동자 : "안 그래도 저희가 불규칙하게 돈을 버는데, 수수료까지 변동이 있어버리면 너무 큰 거죠. 수수료가 낮아지면 그만큼 내가 더 많이 (오토바이를) 타야 되니까. 더 밥도 안 먹고 더 빨리 타야 되고…."]

'배달의민족'이 수수료 정책을 바꾼 건 지난달 4일입니다.

원래는 배달 한 건당 일정한 금액을 줬는데, 이제는 기본 배달비 3천 원에 프로모션 명목으로 수수료를 더해 지급합니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매일 매일, 그리고 배달지역마다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가뜩이나 경쟁이 심해져 벌이가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 예상할 수도 없다며 생계 불안을 호소합니다.

[박정훈/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어떻게 배달료를 하루하루 바꿀 수 있냐. 인간적 존중을 받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모두 내가 '실험용 쥐'가 된 것 같다."]

노동자들은 또 배달의민족이 근로계약서를 매달 새로 쓰고, 하루 전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일방적으로 규정을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를 매일 바꾸는 건 노동자들을 독려하기 위한 제도이며, 다른 문제들도 노조와 대화로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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