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분단·위안부…한국의 아픔 담은 세계적인 예술가들

입력 2020.01.10 (21:45) 수정 2020.01.1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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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요.

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홍석우 기자가 작품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곳곳의 전광판에 자본과 권력을 비판하는 문구를 내걸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른바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

그녀가 이번엔 처음으로 한글로 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6.2미터 높이의 LED 기둥 위로 한국의 역사적 사건을 담은 글귀들이 끊임없이 흐릅니다.

["너는 죽으면서도 생각한다. 너는 죽으면서도 듣는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비극을 49편의 시로 써낸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한 시로 두 해 전 미국 사회에 파문을 던졌던 에밀리 윤의 시도 담겼습니다.

고 김순덕 할머니 등 위안부 할머니 6명의 실명과 가슴 아픈 사연을 품은 시들입니다.

유독 여성에게만 가혹한 사회를 조명한 다른 작품 속 문구들까지 장장 7시간에 걸쳐 흐릅니다.

[제니 홀저/미국 미술가 : “오랫동안 착취당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에 맞서 싸워 온 여성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고자 했습니다."]

떨어져있는 흰 구름 두 덩어리에는 최근 몇년간의 남북한의 모습을 실었습니다.

외부 자극에 따라, 보는 위치와 자세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양은 주변 강대국들이라는 외풍에 시달리는 한반도 정세를 상징합니다.

우리 옛 설화에선 끝끝내 보이지 않았지만 작품으로 되살아난 무영탑 그림자는, 실체와 허상이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아르헨티나 미술가 : "이는 단순히 한국적인 주제가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하는 보편적인 주제이기도 합니다."]

한국 역사와 사회, 문화를 재해석해 예술로 탄생시키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 활동이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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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분단·위안부…한국의 아픔 담은 세계적인 예술가들
    • 입력 2020-01-10 21:45:25
    • 수정2020-01-10 22: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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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류 열풍으로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요.

이들의 눈에 비친 우리는 어떤 모습일지, 홍석우 기자가 작품을 통해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미국 뉴욕 곳곳의 전광판에 자본과 권력을 비판하는 문구를 내걸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른바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

그녀가 이번엔 처음으로 한글로 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6.2미터 높이의 LED 기둥 위로 한국의 역사적 사건을 담은 글귀들이 끊임없이 흐릅니다.

["너는 죽으면서도 생각한다. 너는 죽으면서도 듣는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회적 비극을 49편의 시로 써낸 김혜순 시인의 '죽음의 자서전' 일본군의 만행을 고발한 시로 두 해 전 미국 사회에 파문을 던졌던 에밀리 윤의 시도 담겼습니다.

고 김순덕 할머니 등 위안부 할머니 6명의 실명과 가슴 아픈 사연을 품은 시들입니다.

유독 여성에게만 가혹한 사회를 조명한 다른 작품 속 문구들까지 장장 7시간에 걸쳐 흐릅니다.

[제니 홀저/미국 미술가 : “오랫동안 착취당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그에 맞서 싸워 온 여성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담고자 했습니다."]

떨어져있는 흰 구름 두 덩어리에는 최근 몇년간의 남북한의 모습을 실었습니다.

외부 자극에 따라, 보는 위치와 자세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모양은 주변 강대국들이라는 외풍에 시달리는 한반도 정세를 상징합니다.

우리 옛 설화에선 끝끝내 보이지 않았지만 작품으로 되살아난 무영탑 그림자는, 실체와 허상이 관점의 차이일 뿐이라는 의미를 더했습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아르헨티나 미술가 : "이는 단순히 한국적인 주제가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하는 보편적인 주제이기도 합니다."]

한국 역사와 사회, 문화를 재해석해 예술로 탄생시키는 유명 작가들의 작품 활동이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석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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