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더 나빠져”…환자 방치하는 요양병원

입력 2020.01.18 (06:36) 수정 2020.01.18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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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늙고 병들면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곳이 바로 요양병원입니다.

이 요양병원 비용. 한 달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인데요.

그런데, 형편이 넉넉지 않아 저가 요양병원을 찾는 경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먼저 이효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요양병원 병실을 촬영한 제보자 영상입니다.

힘겹게 숨은 내 쉬는 한 노인 환자. 제때 가래를 빼주지 않아섭니다.

[OO요양병원 근무 경험 B 씨/음성변조 : "간호사가 석션(가래 빼는 처치)을 하잖아요. 잘 안 해 줘요. 한두 번 해 주고 말고..."]

[OO요양병원 근무 경험 A 씨/음성변조 : "아주 심한 격리 환자들 결핵이나 이런 환자들 있는데, 그 환자들 가래가 천장으로 막 튀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환자에게 투여된 약물은 역류해 흘러 내리고, 몸에서 빼낸 이물질은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변기에 그냥 버려집니다.

[A 씨/음성변조 : "가래(액상 폐기물)를 따로 밀봉해서 냉동해서 버리는 걸로 그동안 배워 왔는데, 그냥 변기에 화장실에 버리는 거예요. 너무너무 환자들이 비참해서..."]

거즈와 솜도 곳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욕창이 크거든요. 거즈나 솜 같은 거로 막아 놓으면 그게 고름이나 피로 엉켜서 떡진 거를 빼내면 따로 버리는 게 아니라 바닥에 던져요."]

이 병원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로 관계가 나빴던 내부인이 병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촬영했다고 주장합니다.

[OO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진으로 캡처하면 저렇게(심각하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저렇게 할 수가 없죠."]

하지만 제보자는 고통받는 노인들의 현실을 두고볼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생명의 존중감이라는 게 없어요. 돈벌이의 도구라도 그렇게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너무너무 비참해요 환자들이."]

현장을 둘러 본 보건소 관계자, 사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엄청 지저분하다 하더라도 이 말 들으면 곤란하실 수도 있지만 '깨끗하게 쓰세요. 청소 자주 하세요' 라고 밖에 얘기 못 해요. 지방 공무원으로써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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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더 나빠져”…환자 방치하는 요양병원
    • 입력 2020-01-18 06:44:33
    • 수정2020-01-18 06:46:44
    뉴스광장 1부
[앵커]

이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늙고 병들면 찾아갈 수 밖에 없는 곳이 바로 요양병원입니다.

이 요양병원 비용. 한 달 몇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천차만별인데요.

그런데, 형편이 넉넉지 않아 저가 요양병원을 찾는 경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방치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합니다.

그 실태를 먼저 이효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한 요양병원 병실을 촬영한 제보자 영상입니다.

힘겹게 숨은 내 쉬는 한 노인 환자. 제때 가래를 빼주지 않아섭니다.

[OO요양병원 근무 경험 B 씨/음성변조 : "간호사가 석션(가래 빼는 처치)을 하잖아요. 잘 안 해 줘요. 한두 번 해 주고 말고..."]

[OO요양병원 근무 경험 A 씨/음성변조 : "아주 심한 격리 환자들 결핵이나 이런 환자들 있는데, 그 환자들 가래가 천장으로 막 튀는 거예요. 너무 놀라서..."]

환자에게 투여된 약물은 역류해 흘러 내리고, 몸에서 빼낸 이물질은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화장실 변기에 그냥 버려집니다.

[A 씨/음성변조 : "가래(액상 폐기물)를 따로 밀봉해서 냉동해서 버리는 걸로 그동안 배워 왔는데, 그냥 변기에 화장실에 버리는 거예요. 너무너무 환자들이 비참해서..."]

거즈와 솜도 곳곳에 떨어져 있습니다.

[A 씨/음성변조 : "욕창이 크거든요. 거즈나 솜 같은 거로 막아 놓으면 그게 고름이나 피로 엉켜서 떡진 거를 빼내면 따로 버리는 게 아니라 바닥에 던져요."]

이 병원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서로 관계가 나빴던 내부인이 병원을 깎아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촬영했다고 주장합니다.

[OO요양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진으로 캡처하면 저렇게(심각하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병원에서 저렇게 할 수가 없죠."]

하지만 제보자는 고통받는 노인들의 현실을 두고볼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A 씨/음성변조 : "생명의 존중감이라는 게 없어요. 돈벌이의 도구라도 그렇게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요. 너무너무 비참해요 환자들이."]

현장을 둘러 본 보건소 관계자, 사실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털어놓습니다.

[보건소 관계자/음성변조 : "엄청 지저분하다 하더라도 이 말 들으면 곤란하실 수도 있지만 '깨끗하게 쓰세요. 청소 자주 하세요' 라고 밖에 얘기 못 해요. 지방 공무원으로써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KBS 뉴스 이효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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