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안아주고 뒤에선 발목” 애 끓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입력 2020.01.19 (21:25) 수정 2020.01.20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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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살균제 피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피해 질환과 정도에 따라 정부 인정 여부가 가려지는데 미인정 피해자들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소송에서도 불리해집니다.

피해자를 구분하지 말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데요.

박찬 기자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조오섭 씨 부부는 가습기살균제를 쓴 뒤로 멀쩡하던 폐가 안 좋아져 8년 전 시골로 이사했습니다.

치료에 도움이 될까 황토로 된 집까지 지었습니다.

[조오섭/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집사람이 폐가 나쁘니깐 폐가 좋아질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어서."]

하지만, 아내는 집이 완성되기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도 가습기살균제 사용 이후 간질성 폐렴과 폐질환을 앓다가 지난해 장례를 치렀습니다.

모두 비슷한 시기 같은 제품을 썼지만,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조 씨 뿐, 아들과 아내는 가습기살균제와 질병간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 인정 피해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조오섭/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언제 사망할 지 모르는 환경에 있는데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건 피해자로서 피맺힌 한이 있는 거예요."]

정부 인정 피해자가 아니면 보상도 받을 수 없고, 가해 기업에 소송을 걸어도 이길 확률이 낮습니다.

지난해 말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두를 정부가 공식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가해 기업의 입증 책임을 늘리고, 피해자에게 추가 지원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법사위에 계류중에 갑자기 기재부와 법무부가 법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20대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황전원/사회적참사위 지원소위원장/지난 16일 : "(총선 앞두고) 과연 특별법 개정안이 무사히 처리될지 우려가 훨씬 더 큰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6천명이 넘고 이 가운데 사망자가 1,518명에 이릅니다.

[방성훈/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이 법 꼭 좀 통과시켜 주십시오. 간절히 애원합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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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에서 안아주고 뒤에선 발목” 애 끓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 입력 2020-01-19 21:34:03
    • 수정2020-01-20 08:47:34
    뉴스 9
[앵커]

가습기살균제 피해,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피해 질환과 정도에 따라 정부 인정 여부가 가려지는데 미인정 피해자들은 보상을 받지 못하고 소송에서도 불리해집니다.

피해자를 구분하지 말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인데요.

박찬 기자가 피해자들의 간절한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리포트]

조오섭 씨 부부는 가습기살균제를 쓴 뒤로 멀쩡하던 폐가 안 좋아져 8년 전 시골로 이사했습니다.

치료에 도움이 될까 황토로 된 집까지 지었습니다.

[조오섭/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집사람이 폐가 나쁘니깐 폐가 좋아질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어서."]

하지만, 아내는 집이 완성되기 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들도 가습기살균제 사용 이후 간질성 폐렴과 폐질환을 앓다가 지난해 장례를 치렀습니다.

모두 비슷한 시기 같은 제품을 썼지만,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조 씨 뿐, 아들과 아내는 가습기살균제와 질병간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 인정 피해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조오섭/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언제 사망할 지 모르는 환경에 있는데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건 피해자로서 피맺힌 한이 있는 거예요."]

정부 인정 피해자가 아니면 보상도 받을 수 없고, 가해 기업에 소송을 걸어도 이길 확률이 낮습니다.

지난해 말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모두를 정부가 공식 피해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가해 기업의 입증 책임을 늘리고, 피해자에게 추가 지원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그런데 법사위에 계류중에 갑자기 기재부와 법무부가 법안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서 20대 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졌습니다.

[황전원/사회적참사위 지원소위원장/지난 16일 : "(총선 앞두고) 과연 특별법 개정안이 무사히 처리될지 우려가 훨씬 더 큰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까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6천명이 넘고 이 가운데 사망자가 1,518명에 이릅니다.

[방성훈/가습기살균제 피해자 : "이 법 꼭 좀 통과시켜 주십시오. 간절히 애원합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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