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구조공단 변호사 40명 집단 육아휴직…취약계층 소송 ‘마비’

입력 2020.01.20 (19:24) 수정 2020.01.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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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외계층에 대한 소송 지원 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구조공단의 변호사 40명이 다음달 3일부터 집단 육아휴직에 들어갑니다.

처우 등을 둘러싸고 공단 측과 갈등을 빚다가, 파업 차원에서 육아 휴직에 들어가는 건데요.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과 소송 지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최형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을 위해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소송도 대리해주는 법률구조공단.

이곳 소속 변호사 111명 가운데 40명이 오는 3일부터 육아휴직을 내고 일터를 잠시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육아휴직 대상이 아닌 변호사 47명도 같은 날부터 한달간 파업에 들어갑니다.

이들이 맡은 사건 가운데 재판이 진행중인 건만 한 명당 약 400건.

대부분 재판 기일을 연기하거나 소송 사임계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소송 업무가 마비되는 셈인데, 당장 대체 인력 마련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원우/법률구조공단 홍보과장 : "법무부의 정원 통제를 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파업이 얼마나 장기화될지 모르는데 신규로 그 인원을 다 채용한다는 건 어렵죠."]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이 사상 유례없는 집단 육아휴직 파업에 나선 건, 근로 조건 등을 둘러싼 공단 측과의 갈등 때문입니다.

변호사 노조는 인력 확충과 수임 사건 수 제한, 근속 승진제 도입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변호사 1인당 맡은 소송 건수가 너무 많아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신준익/법률구조공단 변호사노조 위원장 : "변호사들이 시간과 사건에 쫓기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사건 (소송을) 제대로 해드리겠어요. 국민들한테 피해가 가는 거죠."]

법률구조공단이 지난해 저소득층과 무변촌 주민 등에게 제공한 민·형사 구조 실적은 약 17만 건.

변호사들의 육아휴직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법률 취약계층이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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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률구조공단 변호사 40명 집단 육아휴직…취약계층 소송 ‘마비’
    • 입력 2020-01-20 19:26:22
    • 수정2020-01-20 19:32:13
    뉴스 7
[앵커]

소외계층에 대한 소송 지원 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률구조공단의 변호사 40명이 다음달 3일부터 집단 육아휴직에 들어갑니다.

처우 등을 둘러싸고 공단 측과 갈등을 빚다가, 파업 차원에서 육아 휴직에 들어가는 건데요.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이 일손을 놓으면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무료 법률상담과 소송 지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최형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을 위해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소송도 대리해주는 법률구조공단.

이곳 소속 변호사 111명 가운데 40명이 오는 3일부터 육아휴직을 내고 일터를 잠시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육아휴직 대상이 아닌 변호사 47명도 같은 날부터 한달간 파업에 들어갑니다.

이들이 맡은 사건 가운데 재판이 진행중인 건만 한 명당 약 400건.

대부분 재판 기일을 연기하거나 소송 사임계를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소송 업무가 마비되는 셈인데, 당장 대체 인력 마련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원우/법률구조공단 홍보과장 : "법무부의 정원 통제를 받는 기관이기 때문에 파업이 얼마나 장기화될지 모르는데 신규로 그 인원을 다 채용한다는 건 어렵죠."]

법률구조공단 변호사들이 사상 유례없는 집단 육아휴직 파업에 나선 건, 근로 조건 등을 둘러싼 공단 측과의 갈등 때문입니다.

변호사 노조는 인력 확충과 수임 사건 수 제한, 근속 승진제 도입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변호사 1인당 맡은 소송 건수가 너무 많아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신준익/법률구조공단 변호사노조 위원장 : "변호사들이 시간과 사건에 쫓기는데 어떻게 국민들에게 어떻게 사건 (소송을) 제대로 해드리겠어요. 국민들한테 피해가 가는 거죠."]

법률구조공단이 지난해 저소득층과 무변촌 주민 등에게 제공한 민·형사 구조 실적은 약 17만 건.

변호사들의 육아휴직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법률 취약계층이 떠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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